설경구-이종언-전도연, '생일' 모임에 초대합니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생일> 시사회에서 이종언 감독(가운데)과 배우 설경구, 전도연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4월 3일 개봉.

▲ 설경구-이종언-전도연, '생일' 모임에 초대합니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생일> 시사회에서 이종언 감독(가운데)과 배우 설경구, 전도연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4월 3일 개봉. ⓒ 이정민

  
세월호 참사 5주기. 그간 해당 사건을 다룬 여러 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왔고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오는 4월 3일 개봉할 <생일>은 조금 더 무겁운 중압감과 함께였다. 바로 사실과 진실을 파헤치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상업영화의 길을 택했기 때문.

그래서였을까. 18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이종언 감독과 배우 설경구, 전도연은 '두려움'부터 고백했다. 출연 결정 과정부터 촬영에 이르기까지 내면과 외부의 우려를 극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참사 이후 아들 수호를 잃은 슬픔을 누른 채 살아가는 순남(전도연)과 사고 당시 가족 곁에 있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순남을 찾아온 남편 정일(설경구)이 아픔을 직시하고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의심에 의심을 거듭하다

참사 발생 후 2015년 안산에 내려가 봉사활동을 하며 지냈던 이종언 감독은 "사고가 난 지 오래 되지도 않았을 땐데 많은 매체에서 세월호 피로도 얘길 하는 걸 보고 안타까웠다"며 "작게 만들든 크게 만들든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드린다면 그런 말이 나오지 않을 거란 제 마음은 확고했다"고 기획 당시 생각을 밝혔다. 그만큼 규모나 장르에 상관없이 마음을 전달해 보겠다는 의지를 품었던 것.

감독의 의지에 배우들도 감응했다. 감독이 보낸 시나리오를 본 뒤 "처음엔 이 슬픔이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거절도 했었다"던 전도연은 "이 이야기에 진정성이 있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들의 이야기라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생일' 설경구, 뺄 수 없는 노란팔찌 배우 설경구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생일> 시사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4월 3일 개봉.

▲ '생일' 설경구, 뺄 수 없는 노란팔찌 배우 설경구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생일> 시사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4월 3일 개봉. ⓒ 이정민

 
설경구는 애초 예정된 다른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이 영화의 출연을 결심했다. "책을 받아 읽고 생각을 고쳐먹었다"며 그는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꼭 해야 할 것 같았다"고 운을 뗐다.

"이 영화를 할 수 있는 일정이 아니었는데 정말 해야만 할 것 같았다. (참사 이후) 시인은 시를 썼고, 소설가는 글을 썼고, 가수는 추모 노래를 만들었는데 우린 무엇을 했을까 생각했다. 왜 (상업) 영화로는 없었을까 물론 시기가 이르다는 지적 또한 있었기에 일주일 정도 고민하면서 다른 쪽에 양해를 구해 일정을 조정해 참여하게 됐다." (설경구)

이야기 자체가 안고 있는 주제와 소재가 크기에 쉬운 과정은 없었다. 배우들 또한 예상하고 연기에 임했다. 전도연은 "혼자만의 방식으로 아들 빈 자리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인물이었는데 제 감정이 이야기가 담고 있는 것보다 앞서갈까 봐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감독님과 얘기했다"며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참 무서웠다. 아니면 아닌 대로 카메라 앞에서 느껴지는 대로 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설경구는 "아들의 죽음을 지키지 못했기에 감정과 분노를 누르려 애써가며 촬영했다"며 "촬영 후 컷 소리가 났을 때 더 깊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어떤 우려들

알려진 대로 <생일>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여러 우려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참사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원색적 비난부터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을 극화하는 게 이르진 않냐는 지적이었다. 이종언 감독은 유가족들을 만나가며 의견을 구하는 등 소재를 다루고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서 매우 조심스럽고 세심한 방법을 택했다.

"많이 걱정하며 시작했다. 만들고 싶다고 해서 다 만들어지는 건 아니겠지만 여러 노력으로 영화를 완성시켰어도, 나름 최선을 다했어도 누군가에게 또 다른 상처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늘 조심스러웠다.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지적은 아마 그만큼 (참사를 마주하는 게) 많이 힘드셔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먼저 영화를 찾으실 수 있는 분이 계실 것이다. 보시면 단지 슬프기만 한, 힘들기만 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아시고 누군가에게 소개하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바라고 있다." (이종언 감독)
 

'생일' 전도연, 진심을 담은 열연 배우 전도연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생일>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4월 3일 개봉.

▲ '생일' 전도연, 진심을 담은 열연 배우 전도연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생일>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4월 3일 개봉. ⓒ 이정민

  
전도연 역시 감독 말에 힘을 실었다. "다 같이 아프자고 만든 영화가 아니"라며 그는 "보고 힘이 생기길 하는 바람을 담았다. 관객 분들, 누군가에게 그리고 유가족분들에게 힘이 될 영화가 될 수 있게 사랑과 관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감독은 <생일>이 단지 상처입은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종언 감독은 "참사를 당한 유가족분들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도 담고 싶었다"며 "그 사건이 평범한 사람에게 다가온 그 참사가 우리 일상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담담하게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참사 당시 여러 집에서 곡소리가 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지신 분들도 계시다. 그런 슬픔을 겪은 분들의 이웃도 있을 것 아닌가. 이 참사가 우리 삶을, 또 우리 마음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이해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분들게 위로를 드리고 싶었다." (이종언 감독)

영화 <생일>은 오는 4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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