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이 3월을 맞아 <호구들의 감빵생활>, <쇼! 오디오자키> 등 신규 예능을 대거 선보였다.

tvN이 3월을 맞아 <호구들의 감빵생활>, <쇼! 오디오자키> 등 신규 예능을 대거 선보였다. ⓒ CJ ENM


2019년 봄을 맞아 tvN이 대거 신규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시청자 사로잡기에 나섰다. 지난 6일 <문제적 보스>, 15일 <스페인 하숙>을 필두로 16일 <호구들의 감빵생활>, 17일 <쇼! 오디오자키>와 <대탈출2>, 그리고 24일 <미쓰코리아> 등을 연이어 등장시키며 새롭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가운데 <호구들의 감빵생활>(이하 감빵생활), <쇼! 오디오자키>는 tvN의 취약 시간대인 토-일요일 오후 6시대에 편성되어 동시간대 강자들인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에게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호구들의 감빵생활> 추억의 버라이어티 떠올라
 
 지난 16일 방영된 tvN <호구들의 감빵생활> 주요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tvN <호구들의 감빵생활> 주요 장면 ⓒ CJ ENM

 
케이블 예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tvN이지만 유독 주말 오후 황금시간대(6시~7시)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놀라온 토요일>이 돌풍을 일으키며 확실한 입지를 굳혔지만 이를 제외하면 여전히 토-일요일 저녁엔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와 <슈퍼맨이 돌아왔다>, MBC <복면가왕>, SBS <런닝맨>등 기존 지상파 예능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감빵생활> 첫 방송에선 추억의 단체 예능 프로그램 포맷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수근, 정형돈, 장도연, 김종민 등 전문 예능인들과 JB(갓세븐), 승관(세븐틴), 최예나+안유진(아이즈원) 등 아이돌 출연진들은 성실반과 정직반 등 두 팀으로 나뉘어 서로를 속이며 게임을 진행했다. 3명의 마피아를 찾기 위한 투표 과정에서 치열한 심리전이 병행됐고 다양한 말장난 및 몸개그까지 가미돼 웃음을 유발했다.

<감빵생활>은 이처럼 학생들 사이에서 오랜 기간 널리 사랑받은 '마피아 게임'을 전면에 내세운 단체 예능이다. 여기에 과거 2000년대 <스타 서바이벌-동거동락>, <엑스맨>, <연애편지> 등 주말 예능의 단골 포맷이었던 집단 버라이어티를 결합해 나름의 독자성을 내세운 게 특징이다.

<감빵생활>은 분명 30대 이상의 세대에겐 익숙한 예능 형식이다. '관찰 예능'의 홍수 속에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집단 예능의 부활을 통해 '복고'에 대한 향수를 취하고 있다. 또한 스피드 퀴즈, 단어 맞추기, 의자 뺏기 등은 기성 세대 입장에선 새로울 게 없는 게임이지만 반대로 10대 어린 시청자들에겐 오히려 처음 접하는 예능처럼 신선함을 불러 일으켰다. 즉, 시청자 연령대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을 선사한 건 <감빵생활>만의 장점을 잘 드러낸 대목이었다.

이미 타 프로에서 자주 만나는 기성 예능인 vs. 어린 아이돌 구성에 대해서도 시청자들 사이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일각에선 너무 뻔한 인적 구성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부승관 안유진 등 젊은 출연진들은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맹활약을 펼쳤다. 예능 새 얼굴을 발굴했다는 점에서 호평도 나왔다.

쉬우면서도 다소 복잡한 프로그램 속 다양한 게임의 규칙은 몇몇 출연자들조차 제대로 숙지하지 못할 만큼 혼란을 빚기도 했다. 1회분에 적합한 촬영분을 굳이 2회짜리로 길게 방영하는 게 과연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나, 단순 사회자 임무에 한정된 방송인 김태진의 모호한 역할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일단 2.1%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을 기록하며 후속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에 버금가는 수치를 올린 건 나름의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쇼! 오디오자키>, 보이는 라디오 예능의 등장
 
 지난 17일 방영된 tvN <쇼! 오디오자키>의 주요 장면

지난 17일 방영된 tvN <쇼! 오디오자키>의 주요 장면 ⓒ CJ ENM

 
17일 방영된 <쇼! 오디오자키>는 앞선 <감빵생활>과는 다른 방향에서의 복고를 추구하는 예능이다. 바로 TV와 인터넷 등에 밀려 소외되고 있는 라디오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는 이동식 오픈 스튜디오를 통해 공개 라이브 생방송을 진행하고 이를 TV 방송에선 적당한 분량으로 편집해 사전 준비 및 방송과정을 방영한다. 라디오의 경우, 별도의 채널이 없는 tvN 특성상 팟캐스트와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며 팟캐스트 스트리밍 사이트 '팟빵'을 통해 전 방송분을 다시듣기 할 수 있다. 추첨을 통해 선발된 연예인 1명은 편성국장이 되어 아침부터 오후 시간대에 맞춰 각 연예인들의 출연 시간대를 배분할 수 있는 혜택을 부여받는다.

첫 회에선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를 5년째 진행중인 베테랑 박명수를 중심으로 붐, 소유진, 성시경 등 전·현직 DJ 경력자들의 '보이는 라디오' 진행기를 담아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차분함과는 거리가 먼 방송인 붐이 이른 아침 7시부터 듣는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가 하면 배우 소유진은 과거 SBS FM <러브N 뮤직>, <러브 러브> 등 과거 DJ 경험을 살려 청취자와의 전화 연결 등 노련한 진행으로 기대치에 부응했다.

인기가수면서 명DJ로 잘 알려진 성시경은 연애 고민 상담, 초대가수 벤의 라이브 무대 등 다채로운 코너로 방송을 꾸미며 과거 심야 방송의 향수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겐 오랜만의 즐거움도 선사했다. 박명수는 흥겨운 트롯 중심의 라디오로 낮시간대 활력을 불어넣었다. 다소 허술한 진행에도 불구하고 설하윤, 영탁 등 인기 가수들과 함께 쉴새없는 토크로 웃음을 이끌어낸다.

한동안 라디오를 멀리하고 있던 이들에겐 오랜만의 라디오 체험이 제법 반가웠던 모양이다. <쇼! 오디오자키>의 구성은 현재 이뤄지는 기존 라디오 프로그램의 '보이는 라디오'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과거 '레트로' 감성을 안방에서 만난다는 점이 의외의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오는 24일에 본격적으로 등장할 보이그룹 몬스타엑스를 제외하면 모든 출연자들이 전현직 라디오DJ라는 점은 첫 방영분에서 목격했듯이 큰 사고 없는 안정적인 진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부각되었다.  

한편으론 라디오 경력자 중심의 인적 구성 탓에 새로운 맛이 적었다라는 의견도 등장했다. 베테랑들이 모였다보니, 라디오 생방송 실수 혹은 돌발 상황이 나오지 않았고 예능적 재미 측면에선 다소 아쉬웠다라는 지적이다. 일부에선 오히려 서툴지만 배워가는 입장의 초보 DJ들의 활용을 키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쇼오디오자키 호구들의감빵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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