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새로운 홈구장

토트넘의 새로운 홈구장 ⓒ 토트넘 공식 SNS

 
토트넘의 새로운 홈구장 '뉴 화이트 하트레인'이 드디어 개장할 전망이다. 토트넘은 지난 2017년 새로운 홈구장 건설을 위해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 새로운 경기장을 짓는 동안 홈구장으로 웸블리를 이용해왔던 토트넘은 오는 4월 드디어 자신들의 구장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유럽의 빅클럽들에 홈구장이란 클럽의 상징과도 같다. 레알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 FC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 바이에른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 등은 축구팬들에게 꿈과 같은 장소다. 언론들도 스타디움의 이름을 종종 사용한다. '어떤 선수가 캄프 누로 돌아온다'는 등의 표현은 이미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하다.

토트넘도 이러한 사실 때문에 더 크고 상징적인 홈구장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미 2007년 홈구장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결국 오랜 시간이 걸려 토트넘이 새로운 홈구장은 기존보다 2배 늘어난 약 6만2000명이 수용가능한 형태로 건설되었다. 이제 안전 점검을 위한 두 번의 테스트만 통과한다면 다음 달부터 개장할 예정이며, 챔피언스리그 8강 경기 또한 뉴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빅6 클럽들은 각자의 상징적인 홈구장을 가지게 되었다. 세계 최고 인기와 재력을 자랑하는 리그인 만큼 각 빅클럽들의 구장의 명성 또한 높다.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의 공식 명칭은 '에티하드 스타디움'이다. 이는 아랍에미리트의 항공사 에티하드 항공이 구장의 명명권을 사들여 지은 이름이다. 기존의 명칭은 '시티 오브 맨체스터스타디움'이었다. 에티하드 스타디움은 원래 맨체스터 시 소유로, 200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계획된 구장이었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지가 시드니로 정해지고, 영연방 스포츠 대회인 커먼웰스 게임 개최를 위한 목적으로 변경되어 건설되었다.

맨체스터시티는 기존에 하이드 로드, 메인 로드 등의 경기장을 사용했다. 하지만 직전 경기장인 메인 로드가 노쇠화로 문제시되었고, 2010년 당시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과 무려 250년 임대 계약을 맺으며 사실상 영구적으로 홈구장을 이전했다. 이후 명칭이 에티하드 스타디움으로 변경되며 지금의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으로서 자리잡게 되었다.

리버풀의 홈구장은 안필드다. 안필드는 사실 기존에 리버풀의 머지사이드 더비 라이벌 에버튼 FC가 사용하던 구장이다. 1884년 개장한 안필드의 소유자 존 오렐은 에버튼에 싼 임대료에 구장을 빌려주었다. 이후 1891년 에버튼의 구단주이자 오렐의 친구였던 존 하울딩은 안필드를 매입했는데, 오히려 에버튼에 더 높은 임대료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에버튼은 존 하울딩을 구단주 위치에서 퇴출시키고 구디슨 파크로 홈구장을 옮기게 된다. 당시 경기장은 지금의 아파트와 같이 수입을 올리기 위한 건물이었기 때문에 존 하울딩은 아예 새로운 축구 구단을 창단한다. 이 구단이 바로 지금의 리버풀 FC다. 이후 지속적인 증축을 거쳐 지금과 같은 구장의 형태가 되었다.

안필드의 상징 중 하나는 바로 드레싱룸에서 입장 터널으로 가는 길에 붙어있는 'This is Anfield'라는 문구다. 선수들에게는 마치 행운의 상징처럼 여겨지며, 경기가 있는 날이면 입장하면서 이 문구를 만지는 것이 미신처럼 믿어진다고 한다. 여담으로 클롭 감독은 선수들이 이 문구를 만지는 것을 일시적으로 금지했는데, 그 기간은 '무언가를 이루어 낼 때까지'라고 한다.
 
 아스날의 홈구장

아스날의 홈구장 ⓒ 아스날 공식 SNS

 
아스널의 홈구장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이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떠올리는 순간 생각나는 이름이 하나있다. 바로 아스널 역사상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인 아르센 벵거다. 기존에 아스널이 사용하던 홈구장 하이버리 스타디움의 노화로 인해 새로운 경기장을 짓기로 했는데,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던 아스널은 높은 런던 물가로 인해 건설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건설에 든 금액은 무려 4억 파운드로 현재 한화로 약 6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결국 아스널은 에미레이츠 항공으로부터 무려 1억 파운드의 금액을 지원받는 대가로 25년 간의 구장의 명명권을 넘겼고,이에 구장의 이름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이 된 것이다. UEFA 주관 경기에서는 스폰서 이름으로 구장 이름을 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아스널 스타디움'이라고 불린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의 첫 경기는 아스널의 전설 데니스 베르캄프의 은퇴 기념 경기였다. 처음에는 8만 명 정도의 수용인원을 목표로 했으나 주변 주거 세대들의 반발과 시의회와의 논의 끝에 약 6만 명 정도의 수용 인원을 가지게 되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구장 중 하나일 것이다. 바로 올드 트래포드다. 1878년 노스 히스 LYR FC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902년 지금의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경기장 또한 건설했다. 1909년 개장 당시 입석 포함 총 7만 7천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었고, 이는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세계 2차대전 당시 나치군의 폭격으로 경기장 대부분이 파괴되어 당시에는 사이가 좋았던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 메인 로드에서 경기를 하기도 했다. 종전 이후 여러 차례에 거쳐 증축을 거듭했으며 현재는 좌석만으로도 7만 명 이상의 관중을 수용하는 거대 구장이 되었다. 영국 내에서는 9만 명을 수용하는 웸블리 스타디움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올드트래포드는 과거 '꿈의 극장'으로 불리며 모든 축구선수들이 뛰어보고 싶은 구장으로 불렸으나, 현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위상 하락으로 인해 인기 또한 많이 떨어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솔샤르 감독과 함께 다시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지막으로 첼시의 홈구장은 스탬포드 브릿지다. 스탬포드 브릿지는 1877년 개장 당시에는 종합운동장이었으며, 전혀 축구와 관련 없는 경기장이었다.이후 1904년 거스 미어스와 조셉 미어스 형제가 스탬포드 브릿지를 매입하였고, 1905년 증축 개장하였다. 당시에 지역 축구팀이었던 풀럼에 임대를 제의했으나 거절당했고, 이에 거스 미어스는 새로운 구단을 창단하게 된다. 이 클럽이 바로 FC 첼시다. 스탬포드 브릿지라는 이름은 근처에 흐르는 강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추측이다.

스탬포드 브릿지의 특이점은 홈구장이 첼시 구단의 소속이 아니라는 점이다. 스탬포드 브릿지는 첼시 피치 오너스그룹으로 비영리 단체다. 과거 첼시는 스탬포드 브릿지를 매각 시도하면서 부동산 문제에 시달린 경험이 있었고, 이후에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구장의 소유권을 넘기지 않기 위해서 1993년 비영리 주식회사를 만든다. 이는 구단주와 경영진과 독립적인 단체이기 때문에 첼시 운영진이 경기장에 영향을 줄 수 없으며, 명명권 또한 첼시 피치 오너스 그룹에 속해 있는 상태다.
 
구장은 단순히 경기가 이루어지는 장소는 아니다. 유럽 축구 구단들에게 홈구장은 구단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는 뉴 화이트 하트레인이 토트넘의 앞으로의 미래를 어떤 식으로 이끌어갈지 토트넘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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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서서빈
축구 프리미어리그 빅6 토트넘 홈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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