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FC는 올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강해진 대구 FC(아래 대구)라 하더라도 광저우 에버그란데(아래 광저우)는 상대하기에 힘겨운 팀으로 보였다.

중국 슈퍼리그(CSL)에서 상하이 상강과 함께 2강으로 분류되는 광저우는 AFC 챔피언스리그(ACL) 2회 우승을 자랑하는 팀이다. 또한 광저우는 자국리그 7시즌 연속 우승(2011~2017)을 기록했고, 기량이 빼어난 용병들까지 있어 여러 면에서 대구의 열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대구는 12일 오후 7시 30분(한국 시간) 대구 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2019 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2차전 홈경기에서 광저우를 3-1로 물리쳤다. 이로써 대구는 지난 1차전 멜버른 빅토리와의 원정경기 3-1 승리에 이어 2연승을 달리게 되었다.

대구 FC 승리의 원동력 '팀 플레이'

광저우를 상대한 대구의 무기는 '팀 플레이'였다. 수비에선 수비와 미드필드사이에서의 조직적인 팀 플레이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파울리뉴, 탈리스카, 가오린이 포진한 광저우의 공격진을 묶어냈다. 세 명의 선수가 막히자 광저우의 공격 전개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패스는 뒤로 옆으로 돌면서 그야말로 무의미한 전개로 진행되었다. 오죽 답답했으면 전방에서 활약하며 상대를 위협해야 했던 탈리스카와 파울리뉴가 한 자리씩 내려와 볼을 받으러 나오기도 했다. 경기 내내 광저우의 공격 전개는 전혀 매끄럽지 못했다.

대구에서는 츠바사-정승원이 버틴 중원 조합이 빛을 발했다. 두 선수가 수비적인 측면에서 광저우의 중원과 패스 길목을 적절하게 차단하면서 공격을 막은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또한 홍정운이 구축한 수비진 역시 가운데 지역을 잘 막아냄으로써 광저우의 슈팅 포지션을 허용하지 않은 것도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12일 오후 7시 30분(한국 시간) 대구 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ACL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예선 2차전 대구 FC와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경기. 대구 FC의 선수 세징야의 모습.

12일 오후 7시 30분(한국 시간) 대구 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ACL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예선 2차전 대구 FC와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경기. 대구 FC의 선수 세징야의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대구 FC의 팀 플레이가 살아나자 전체적인 효율성이 돋보였다. 먼저 용병간의 대결에서도 승리를 거머쥐었는데, 대구의 용병인 에드가-세징야 콤비는 상대 수비를 농락했다고 할 정도로 광저우 수비진을 휘저었다. 특히 에드가는 전반전 자신에게 주어진 2차례 득점 기회에서 모두 득점을 성공시킨 데다 제공권, 위치선정, 연계 등 모든 면에서 광저우 수비진을 힘들게 만들었다. 존재만으로도 위협적인 세징야 역시 개인 능력에다 날카로운 패스웍을 바탕으로 한 찬스메이킹으로 광저우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속도 싸움에서도 대구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체적인 경 기주도권은 광저우가 쥐고 있었지만 실상은 백패스나 횡패스와 같은 무의미한 패스플레이로 비효율적인 볼 점유율만 갖고 있던 것에 가깝다. 광저우는 공격이 차단되었을 경우 수비로 전환 속도가 늦으면서 세징야-에드가-김대원을 위시로 한 대구의 역습에 속도싸움에서 밀리며 대구의 공격에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반해 대구는 수비에서 역습으로 이어지는 상황, 또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하는 속도 싸움에서 광저우에 앞서면서 광저우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했다.

경기 막판까지 체력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점 역시 희망적인 부분이었다. 지난 3월 1일 전북 현대와의 K리그1 개막전을 시작으로 광저우전까지 올 시즌 4경기를 치른 대구는 4경기동안 18명(선발 11명, 벤치 7명)의 멤버가 동일하게 경기에 출전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로테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체력에 대한 문제가 상당히 컸다. 더구나 후반 초반 탈레스카에게 만회골을 허용하며 기세가 오른 광저우의 공격을 막아낼 경우 급격한 체력 저하가 발생할 여지가 있었다. 그렇기에 후반전 불안감이 고조될 수도 있었지만 대구 선수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한결 같이 뛰는 모습을 보여줬다.
 
 12일 오후 7시 30분(한국 시간) 대구 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ACL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예선 2차전 대구 FC와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경기. 대구 FC의 김대원 선수가 득점 후 팀 동료들과 자축하고 있다.

12일 오후 7시 30분(한국 시간) 대구 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ACL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예선 2차전 대구 FC와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경기. 대구 FC의 김대원 선수가 득점 후 팀 동료들과 자축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러한 결과는 김대원의 쐐기골로 이어졌다. 2-1의 리드를 달리던 대구는 후반 36분 김대원의 골로 승부를 확정지었다. 김대원이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낮게 깔아 찬 슈팅이 광저우의 수비수 브라우닝을 맞고 굴절된 채 그대로 골로 연결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팀 플레이로 무장한 대구는 거함 광저우를 무너뜨리면서 시즌 초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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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광저우 헝다 AFC 챔피언스리그 에드가 김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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