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제예술학교에서 재즈 기타를 전공하고 있는 친티산 학생.

베트남 국제예술학교에서 재즈 기타를 전공하고 있는 친티산 학생. ⓒ 이종성

 
베트남 하노이 소재 국제예술학교(International College of Arts)에 다니고 있는 올해 스무 살의 친티산(Trinh Thy San), 그는 재즈기타를 전공하고 있는데 이미 몇 년 전부터 경연대회 입상과 초청 공연, 우수학생으로 선발돼 해마다 장학금을 받는 등 빼어난 연주 실력을 이미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그는 하노이와 멀지 않은 북부 도시 하이퐁 출신으로 국제예술학교에서 강의를 듣는 것과 동시에 예술분야를 전공하고 싶은 베트남 고등학생들의 목표인 베트남국립음악대학교에도 재학해 자신이 배울 수 있는 가능한 모든 것을 터득하고 있는 중이다.

약관의 나이임에도 불구,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뮤지션의 꿈을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하려는 친티산의 모습이 차분한 음성과 표정에서 드러난다. 음악과 친구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하는 합주수업이 있던 지난 11일 오후 2시(현지 시각) 국제예술대학 강의실에서 가졌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타고난 재능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려
 
 베트남 국제예술학교의 합주 모습.

베트남 국제예술학교의 합주 모습. ⓒ 이종성

  
- 언제부터 기타연주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나?
"다섯 살 때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10살 때 한쪽 팔이 부러져 더 이상 못하게 됐는데, 기타리스트인 아버지의 권유로 그 악기를 배웠다. 꾸준히 클래식 및 록 기타를 익히게 됐고 18살 때 베트남 국립음악대학교에 입학해 재즈기타를
본격적으로 전공하게 됐다."

- 선천적으로 재능을 타고난 것 같은데?
"아버지는 기타리스트로 활동 중이고, 어머니는 클래식 발레를 전공하셨다. 두 동생 역시 음악을 하고 있다. 여동생은 바이올린은 남동생은 나처럼 기타를 친다. 우리에게 음악적 재능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웃음)"

- 음악분야 관련 수상 및 경력이 화려하다.
"베트남의 젊고 재능 있는 뮤지션 발굴을 위해 일본 모 회사가 지원하는 음악장학금을 3년 연속으로 받고 있다. 16세 때인 2015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월드 유스 재즈 페스티벌(World Youth Jazz Festival)> 무대에서 공연을 펼쳤다.
 
작년에는 베트남 국영TV 주최로 열린 '베트남 밴드 경연대회'에 재즈글로리(Jazz Glory)란 팀 일원으로 참가해 2위에 입상했고, 3개월 전에는 <야마하 기타 경연대회(Yamaha Guita Competition)>에서 1위를 차지해 정말 기뻤다."

베트남과 한국의 음악교육,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어
 
- 지금 두 개 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있나?
"그렇다. 앞서 말한 베트남국립음악대학교에는 5학기째 강의를 듣고 있고, 정식대학이 아닌 국제예술학교에서는 3학기를 다니고 있는 중이다."

- 이 학교에는 어떻게 입학하게 됐나?
"베트남의 한 유명재즈 클럽에서 임달균 교수님과 함께 공연할 기회가 있었다. 내 기타연주를 듣고 학교에 와서 이론과 실기 모두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길 제안 받았고, 운 좋게 장학금까지 받고 다니고 있다.(웃음)"

- 교육방법에 있어 차이가 있나?
"베트남 식, 한국식 교육을 각각 받다보니 상당한 차이점을 느끼고 있다. 베트남대학에서는 뮤지션이 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집중적으로 교습하는 편이고, 한국학교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잠재적 재능의 발견을 위해 확장성과 다양성을 중요하게 다루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각각의 교재가 너무도 다르다." 

미래를 위해 해외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어
 
 베트남 국제예술학교에서 재즈 기타를 전공하고 있는 친티산 학생.

베트남 국제예술학교에서 재즈 기타를 전공하고 있는 친티산 학생. ⓒ 이종성

 
- 재즈를 포함한 한국대중음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같은 나이 또래 베트남 친구들이 워낙 케이팝을 좋아하고 가수들에 열광하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간간히 접하긴 하는데 내가 사랑하고 전공하고 있는 음악분야랑 거리감이 좀 있어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웃음)"

- 혹시 한국에서 음악활동 제안이 온다면?
"당연히 기쁜 마음으로 가야하는 것 아닌가? 뮤지션이라면 한국이건 미국이건 유렵의 스웨덴이건 장소를 가리지 말고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 학교 졸업 후에는 어떤 계획이 있나?
"단기적 계획으로는 외국 재즈관련 대학에서 더 음악공부를 하고 싶다. 베트남에만 있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국학생들을 위한 장학제도가 잘 갖춰져 있는 나라의 대학들에 관한 자료수집을 꾸준히 하고 있다."

베트남 재즈 발전의 밑거름되고 싶어
 
 베트남 국제예술학교의 합주 모습.

베트남 국제예술학교의 합주 모습. ⓒ 이종성

 
- 가장 영향을 준 뮤지션이 있다면?
"영국 출신 기타리스트 거스리 고번(Guthrie Govan)이 내게 절대적 영향을 끼쳤다. 작년에 한국에서 공연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와 언젠가 무대에 같이 오를 수 있다면 내 꿈의 상당부분이 이루어지는 거다.(웃음)"
 
- 베트남 재즈 시장의 미래는 어떨 것 같은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재즈 마켓을 자랑하는 일본처럼 되기는 어렵겠지만 이웃나라인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에 견줄 만큼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재즈를 사랑하고 연주하는 어린 음악인들이 더 많아진다면 베트남 재즈의 미래는 밝다."

- 기타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지금까지 내 삶을 만들어주고,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이다."
국제예술학교 국립베트남음악대학 친티산 재즈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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