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의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2일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 홈 경기에서 아쉽게 1-1 무승부를 거뒀다. 하지만 1만8541명의 유료관중수를 기록하며 올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리고 9일 이어진 경남FC와의 2라운드 경기를 앞두고는 '베트남 메시'로 불리는 콩푸엉으로 인해 인천의 SNS 계정이 베트남 팬들의 댓글로 성화를 이루기까지 했다.

그런 상황에서 맞이한 경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 1 2019' 2라운드 경기. 인천은 전반전에 터진 남준재, 무고사의 골에 힘입어 경남을 2-1로 꺾고 올 시즌 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또한 경남과의 경기에서 이긴 것은 인천에 상당히 귀중한 승리라 의미를 더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마침내 경남전 무승 사슬 끊어

2011년부터 인천은 경남을 상대로 상당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인천이 최근 경남을 상대로 마지막 승리를 거둔 것은 2014년 8월 10일 자신의 홈에서 2-0으로 승리가 유일하다. 2011년부터 2014년 8월 10일 전까지는 경남을 상대로 7경기에서 4무 3패를 거뒀다. 이후에는 지난 시즌 3경기를 포함 경남을 상대로 2무 2패를 기록할 정도로 경남에 상당히 약했다.
 
격려하는 인천 선수들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프로축구 K리그1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1-1 무승부를 기록한 인천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4.1

지난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모습(자료사진) ⓒ 연합뉴스

 
인천의 경남전 전적만 본다면 그야말로 경남 징크스가 생겨도 무방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인천이 이번 경남전마저 패해 첫 승 신고가 늦어진다면 올 시즌 야심차게 전력을 보강한 시즌 초반 분위기까지 다운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인천은 보기 좋게 경남전 무승 행진의 사슬을 끊었다. 여기에는 경남이 돌아오는 주중 열리는 AFC 챔피언스리그(ACL) 말레이시아 원정길을 위해 일부 선수들을 선발라인업에서 제외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인천은 빨라진 팀 스피드, 한발 더 뛰는 적극성 등을 발휘하면서 경남을 상대로 리드했고 결국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이로써 인천은 올 시즌 전적 1승 1무를 기록했는데 2경기 승점 4점은 2013년 이후 가장 좋은 초반 2경기 성적이다(지난 시즌 리그 초반 2경기 1승 1패).

남준재 부상, 수비 실수로 인한 실점까지... 후반전 위기 잘 넘겨

지난 시즌 인천이 경남을 상대로 허용한 실점은 무려 8골이었다. 당시 말컹, 네게바가 구축한 경남의 공격진을 상대로 인천의 수비는 그야말로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갔다. 실제로 두 선수는 지난 시즌 인천을 상대로 4골을 터뜨렸다(말컹 3골, 네게바 1골).

경남의 말컹은 올 시즌을 앞두고 중국 슈퍼리그(CSL)로 이적했고, 그러면서 기존 네게바에 영입된 룩, 조던 머치가 새롭게 영입됐다. 새롭게 전력을 구축한 경남을 상대로 인천의 수비진은 지난 시즌 8실점을 기록했던 모습을 완전히 지웠다.

특히 네게바를 봉쇄한 것이 컸다. 네게바가 볼을 잡고 공격기회를 만들고자 하면 오른쪽 풀백인 김동민을 비롯해 윙인 남준재까지 수비에 가담하며 네게바를 협력수비로 막아냈다. 그러면서 네게바에게서 시작되는 공격을 저지하고자 했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경남의 전반전 공격이 무력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인천의 수비 집중력은 후반전에 빛을 발했다. 후반 초반 선제골을 기록한 인천의 남준재가 조던 머치의 거친 플레이에 부상을 입으며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했다. 인천은 자칫하면 팀이 흔들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맞이했다. 가뜩이나 전반전을 0-2로 뒤진 경남이 조던 머치, 김승준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하며 경기를 내줄 수 없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렇기에 여기서 인천이 흔들릴 경우 다 이긴 경기를 또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인천의 수비 집중력이 돋보였다. 남준재의 부상 탓이었을까. 인천 선수들은 보다 더 적극적인 수비와 압박으로 경남의 공격을 막아냈다. 상대가 슈팅을 시도할때는 몸을 던져 막아내고 간간히 보여주는 정산 골키퍼의 선방까지 더해지면서 인천은 경남을 상대로 승리하고자 하는 절박함을 보였다.

물론 '옥에 티'는 있었다. 후반 33분 역습상황에서 조던 머치가 찔러준 패스를 부노자가 판단 미스를 범하며 볼을 흘렸고 이 볼을 잡은 경남의 룩이 슈팅을 시도했다. 이 슈팅을 정산 골키퍼가 막아내는 데까진 성공했다. 하지만 달려들던 박기동의 슈팅은 막아내지 못하면서 내주지 않아도 될 실점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분명 이 실점은 불안감을 고조시킬 수 있는 요소였다. 실제로 인천은 지난해 4월 경남과의 경기에서 2-2로 맞서다가 종료 직전 통한의 실점을 허용해 패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흔들리면 지난 시즌의 아픈 기억을 답습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인천의 수비진은 한 번의 실수로 인해 흔들리거나 하는 모습 없이 남은 시간 동안 경남의 공격을 잘 막아냈고 무고사를 비롯해 하마드를 중심으로 한 역습으로 경남의 수비진을 흔들기까지 했다.

인천에 후반전은 분명 위기가 몇 차례 발생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전혀 흔들림 없이 버틴 인천은 경남을 상대로 이어져온 무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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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인천 유나이티드 남준재 무고사 경남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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