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FC로서는 꿈에 그리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였다. 비록 무승부였지만 잘 싸웠다. 중국의 산둥 루넝을 상대로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간 경남 FC의 선전이 인상적이었다.

경남은 5일 오후 7시 30분(한국 시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산둥과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경기는 전직 EPL리거 조던 머치와 마루앙 펠라이니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다. 산둥에는 펠라이니뿐만 아니라 브라질 대표팀 출신의 지우, 이탈리아 대표팀 소속으로 유로 2016에도 참가했던 그라치아노 펠레를 보유하고 있다.
 
경남-산둥, ACL 격돌 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 경남 FC와 산둥 루넝 타이산의 경기. 산둥의 펠라이니(왼쪽)과 경남의 조던 머치(오른쪽)가 볼 다툼 하고 있다.

▲ 경남-산둥, ACL 격돌 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 경남 FC와 산둥 루넝 타이산의 경기. 산둥의 펠라이니(왼쪽)과 경남의 조던 머치(오른쪽)가 볼 다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또, 경남은 지난 시즌 도민 구단의 반란을 일으키며 K리그 2위라는 성과를 올린데 이어 올 시즌 ACL 첫 경기에 나선다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산둥의 기세에 눌린 경남, 아쉬움 가득한 전반

경남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박기동과 김승준이 최전방에 포진했고, 중원은 네게바, 쿠니모토, 머치, 이영재로 구성됐다. 포백은 최재수, 송주훈, 우주성, 박광일로 짜여졌으며, 골문은 이범수가 지켰다.

원정팀 산둥은 리우빈빈-펠레의 투톱을 놓고, 우싱한, 펠라이니, 하우준민, 진징다오를 내세워 경남에 맞섰다.

경기 초반 경남은 조심스러운 탐색전을 펼쳤다. 하지만 산둥의 공세에 눌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원에서는 머치와 펠라이니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자주 경합하는 등 볼거리가 풍성했다. 두 선수 모두 경기를 풀어가고 패스를 뿌려주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도맡았다.  
 
펠레 선제골 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 경남 FC와 산둥 루넝 타이산의 경기. 산둥의 그라치아노 펠레가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 펠레 선제골 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 경남 FC와 산둥 루넝 타이산의 경기. 산둥의 그라치아노 펠레가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남은 전반 20분 선제골을 내줬다. 오른쪽 측면에서 우싱한의 크로스를 펠레가 헤더골로 연결했다.

경남은 단 한 차례의 유효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하는 등 공격 전개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전반을 소득없이 0-1로 뒤진 채 마감했다.

경남, 역동적인 공격 축구로 후반전 지배

하지만 경남은 전반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후반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박기동 대신 교체 투입된 네덜란드산 공격수 룩 카스타이노스가 가세하자 공격은 한층 탄력을 받았다. 룩은 뛰어난 볼 키핑, 연계 플레이, 제공권 등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이에 네게바, 쿠니모토, 김승준 등이 공간을 활용할 수 있었고, 머치는 3선에서 정확한 패스와 빌드업으로 지원에 나섰다. 경남은 빠르고 역동적인 축구로 산둥 수비를 크게 흔들었다.
  
경남 조던 머치 슛 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 경남 FC와 산둥 루넝 타이산의 경기. 경남 조던 머치가 슛하고 있다.

▲ 경남 조던 머치 슛 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 경남 FC와 산둥 루넝 타이산의 경기. 경남 조던 머치가 슛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남이 결실을 맺은 것은 후반 15분이다. 네게바의 중거리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히고 나오자 우주성이 왼발슛으로 마무리지었다. 분위기를 탄 경남은 후반 23분 빠르고 간결한 패싱 플레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왼쪽에서 룩의 크로스를 김승준이 절묘한 슈팅으로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산둥 잡는 김승준 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 경남 FC와 산둥 루넝 타이산의 경기. 경남 김승준이 역전 골을 넣은 후 동료와 기뻐하고 있다.

▲ 산둥 잡는 김승준 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 경남 FC와 산둥 루넝 타이산의 경기. 경남 김승준이 역전 골을 넣은 후 동료와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미세먼지 세리머니 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 경남 FC와 산둥 루넝 타이산의 경기. 경남 우주성이 동점 슛을 넣은 후 발목 보호대를 꺼내 코를 막고 있다.

▲ 미세먼지 세리머니 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 경남 FC와 산둥 루넝 타이산의 경기. 경남 우주성이 동점 슛을 넣은 후 발목 보호대를 꺼내 코를 막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경남은 기세를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후반 28분 펠레가 송주훈을 상대로 절묘하게 돌아선 뒤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 승리를 눈앞에 둔 경남은 결국 통한의 실점으로 인해 승점 1을 추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경남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산둥은 ACL 경험이 풍부하고, 잔뼈가 굵다. 올 시즌 펠라이니, 펠레, 지우 등 화려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오준민, 진진다오 등 중국 대표팀 출신들이 즐비한 강호다. 경남은 이번 산둥전을 통해 아시아 무대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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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ACL 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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