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드> 포스터

<크리드> 포스터 ⓒ 워너브라더스

  
1편은 국내 개봉에 실패했는데 그 영화의 속편이 개봉하게 됐다. 바로 21일에 개봉하는 <크리드2>이다. 이 영화는 <록키>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크리드>의 두 번째 작품이다. 그래서 오늘의 '숨은영화찾기'는 <크리드2>의 개봉에 앞서 그 첫 번째 이야기 <크리드>를 다루고자 한다.

<크리드>는 2006년에 개봉했던 <록키 발보아> 이후 9년 만에 나온 록키의 이야기다. 우리에겐 <블랙팬서>로 잘 알려진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크리드>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그의 페르소나 마이클 B 조던이 <크리드> 속 주인공 아도니스 크리드 역할을 맡았으며, <토르:라그나로크>로 이름을 알린 테사 톰슨이 그의 연인 비앙카로 출연한다.  

사실 <크리드>의 국내 개봉 실패는 다소 의외였다. 이전에 <록키> 시리즈는 단 한번도 국내 개봉에 실패한 적이 없었으며, 나름 탄탄한 마니아층을 지닌 시리즈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크리드>의 북미 흥행 성적과 평가도 좋았다.

영화는 3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북미에서 1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전 세계 총 1억 7천만 달러의 극장 수입을 거둬들이며 준수한 흥행성을 선보였다. 시리즈에서 주연 자리를 내준 실버스터 스탤론은 골든글러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아카데미에선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었다. 주연배우 마이클 B 조던 역시 전미비평가협회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크리드>를 통해 라이징 스타로 자리잡기도 했다.

<록키> 팬의 향수 자극하는 <크리드>

<크리드>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며 필라델피아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남은 여생을 보내고 있는 록키 발보아(실베스터 스탤론)에게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전 헤비급 세계 챔피언 아폴로 크리드의 숨겨진 아들 아도니스 존슨(마이클 B. 조던)이 찾아온다.

LA에서 자란 아도니스는 복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록키가 있는 필라델피아로 온 것이다. 아도니스가 아버지와의 인연을 빌미로 자신을 훈련시켜 달라고 요청하지만 록키는 단칼에 거절한다. 하지만 아도니스의 끈질긴 열정과 아폴로에 대한 마음속 빚이 록키의 마음을 흔들었고 결국 록키는 아도니스의 트레이너가 되어준다.

록키의 트레이닝 속에 성장해나간 아도니스는 생각보다 빠르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크리드>는 트레이너이자 멘토로 변신한 록키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크리드>는 트레이너이자 멘토로 변신한 록키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 워너브라더스

  
영화 <크리드>는 아도니스 크리드라는 안정적인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록키> 프랜차이즈를 유지하는 것 그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다. 감독은 아버지의 결핍 속에 자란 아도니스에 대한 사연을 풀어놓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하며, 이 영화의 주인공이 아도니스 크리드임을 분명히 한다. 

하지만 감독은 링 위에 오르는 아도니스뿐 아니라 링 밖에서 그를 조력하는 록키의 모습을 균형감 있게 다루면서 영화는 분명 <록키>의 유산인 것 또한 분명히 한다. 이젠 더 이상 링 위에 서지 않지만, 트레이너로 돌아온 록키의 모습은 복서가 아닌 멘토로서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데 이를 지켜보는 것도 올드팬들에겐 새로운 재미가 될 수 있다.

그런 록키의 모습은 묘하게 그의 트레이너였던 믹키의 모습을 소환시키며 오랜 향수를 자극한다. 실제 <크리드>에서 록키가 아도니스에게 하는 대사 중 하나는 1976년에 개봉했던 <록키> 1편에서 믹키가 록키에게 했던 대사이기도 하다.

롱테이크 경기 장면에 감각적인 음악까지

아도니스가 록키를 만나 진정한 복서로 진화하는 과정은 1편 <록키>의 스토리와 매우 유사한 면들이 많다. 이런 점은 향수를 자극하기도 하지만 스토리가 지나치게 예상대로 흘러가는 문제를 수반하기도 한다.
 
 우리에겐 <토르:라그나로크>로 익숙한 테사 톰슨의 매력과 그녀의 음악을 접 할 수 있다.

우리에겐 <토르:라그나로크>로 익숙한 테사 톰슨의 매력과 그녀의 음악을 접 할 수 있다. ⓒ 워너브라더스

  
스토리에 진부함이 베어있긴 하지만, <크리드>는 빠른 템포와 타격감을 잘 살린 경기 장면들을 선보이면서 복싱 영화의 소임을 다한다. 특히 아도니스와 레오 스포리노의 대결에서 1~2라운드 전체를 롱테이크로 구성하며 뛰어난 현장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영화 전반에 깔려 있는 감각적인 음악도 인상적이다. <크리드>를 통해 실제 뮤지션이기도 한 테사 톰슨의 음악을 만나볼 수도 있다. 실제 그녀는 영화 OST에 참여해 3곡을 만들기도 했다. <록키>를 상징하는 것을 넘어 복싱을 상징하는 음악이 되어 버린 Bill Conti의 'Gonna Fly' 만큼은 아니지만 메인 주제곡 'If I Fight, You Fight'도 나쁘지 않다.  

<크리드>는 충분히 록키에 대한 향수와 정통 복싱 영화에 대한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작품이다. 곧 개봉을 앞둔 <크리드2>와 함께 챙겨본다면 복싱 영화 팬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국내 개봉에 실패한 <크리드>는 DVD와 블루레이로 만나볼 수 있다. 블루레이에는 제작진과 출연진, 실제 격투기 선수들이 말하는 <록키>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와 20분가량의 삭제씬들이 수록되어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크리드 록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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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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