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의 마형사 진선규 배우

<극한직업>의 마형사 진선규 배우 ⓒ CJ ENM

  
10년 이상 단역을 오가던 무명이었다가 어느 순간 부상한 진중한 연기파 배우가 이제는 천만 배우로 우뚝섰다. 배우 진선규 이야기다. 연극무대에서의 열정은 스크린으로 옮겨갔고, 마침내 영화를 통해 노력을 인정받으며 그의 연기 인생에 찬란한 햇빛이 스며들고 있는 중이다.
 
이번 설 연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대박흥행 중인 영화 <극한직업>에서 단연 존재감 있게 관객의 관심을 받고 있는 배우는 마형사 역의 진선규다. 다른 형사들은 열심히 뛸 때 소형 오토바이 스쿠터를 타고 여유롭게 범인을 추격하며 초반 웃음 유발자로 등장하는 진선규 배우는 마약반 형사들이 차린 치킨집이 맛집으로 인정받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영화에서 수원 왕갈비집 아들로 설정된 마형사는 왕갈비 양념을 입힌 통닭을 마약치킨으로 만들어내는 한편 범인을 잡을 때는 호쾌한 액션신을 선보인다. 어디 그뿐이랴. 장형사 역을 맡은 이하늬 배우와의 격투신을 방불케 한 키스신 역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극한직업>의 주요 장면이다.
 
영화도 연극 준비하듯 치밀하게
 
현재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박 흐름을 만들어가는 <극한직업>의 모습은 진선규 배우가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범죄도시> 때와 비슷하다. 2017년 추석시즌에 개봉한 <범죄도시>는 폭력장면이 노골적인 19금 영화라 흥행에 불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688만 관객을 동원하며 주목을 받았다. 악역으로 출연한 배우 진선규가 대중에게 각인된 것은 이때였다.
 
 <범죄도시>에서 조선족 조폭 위성락 역으로 출연했던 진선규 배우

<범죄도시>에서 조선족 조폭 위성락 역으로 출연했던 진선규 배우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촬영 전 한 달 반 이상 함께 조폭 역할을 맡은 배우들과 합숙하면서 리허설 하고 대사 맞추고, 동선 짜고, 사투리 연습하며 치밀하게 준비했던 노력이 인정받은 것이다. 10년 이상 연극판에서 다져진 연기력은 영화도 연극을 준비하듯 할 수 있다는 걸 체득하게 했다. 경찰에게 맞으면서도 매서운 눈초리로 쏘아 보는 그의 얼굴에선 연기 이상의 결기 같은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2017년 청룡상 남우조연상을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 그가 내놓은 눈물의 수상 소감은 진선규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전달했다. 그는 "너무 지질하게 운 것 같아 그 모습을 다시 볼 생각을 못한다"라고 했지만, 그의 진심이 담긴 수상 소감은 대중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2019년, 이번에는 경찰로 변신했다. 마약범들을 잡는 형사들을 소재로 한 데다,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영화인 <극한직업>에서 진선규 배우는 물 만난 고기처럼 스크린을 휘젓고 다닌다. 조폭으로 경찰에게 얻어맞다가 이번에는 당당하게 경찰이 돼 유도실력을 뽐내며 범죄자들을 땅바닥에 내리 꽂았다.
 
<범죄도시>가 2017년 추석 시즌 개봉해 흥행했다면 <극한직업>은 2019년 설날 시즌을 관통해 천만 영화가 되면서, 진선규는 명절 흥행에 강한 배우가 됐다. <범죄도시>의 파트너가 조선족 조폭 두목인 윤계상이었고 <극한직업>에서는 실제 윤계상의 연인인 이하늬가 파트너로 등장한 것도 재밌는 인연이다.
 
무시무시한 조선족 깡패가 웃음 끌어내며 연기 변신 
 
 <극한직업>에서 마형사로 나오는 진선규 배우

<극한직업>에서 마형사로 나오는 진선규 배우 ⓒ CJ ENM

 
진선규를 눈여겨보던 팬들 역시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한 관객은 온라인 영화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극한직업>에서 캐릭터들이 다들 재밌었는데, 가장 눈에 띈 배우는 진선규였다"며 "<범죄도시> 이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했는데, 제대로 변신을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살기등등한 눈빛의 무시무시한 조선족 깡패에서 웃음을 끌어내는 코미디연기까지 능숙한 변신을 이루는 게 대단하다"면서 "<범죄도시> 이후 나온 영화들이 이미 촬영을 마친 작품들이라 차기작으로 보기 어려웠고 고만고만한 배역 위주라서 아쉬웠는데, 극한직업에서 1000% 만회를 해줬다"며 극찬했다.
 
다른 관객들 역시 "여러 배우들 연기에 웃음이 빵빵 터지지만 진선규 배우는 급이 다른 느낌이었다"거나 "<범죄도시>에서 캐릭터 색이 엄청 짙었던 진선규 배우가 <극한직업>에 나온다고 해서 놀람 반 걱정 반이었는데 정말 찰떡같이 소화해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에선 코믹과 스릴러를 넘나들었고, 연극 시절부터 믿고 보는 배우"라는 반응도 있다. <극한직업>은 진선규 배우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킨 영화로 평가되고 있다.
 
진선규 배우의 성장을 이야기할 때 소속사의 노력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름난 배우들보다는 가능성을 보고 연기력 좋은 배우들의 성장을 위해 애쓰는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 이주래 대표의 열정은 영화계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는 <극한직업>이 천만 관객을 돌파한 6일 "이제 천만배우 진선규로 불러달라"며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극한직업>에 이어 진선규 배우의 차기작들도 줄줄이 개봉 예정이라, 기해년 새해 진선규 배우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주연을 맡은 <암전>은 촬영을 마치고 현재 후반 작업 중이고, 조역으로 출연한 <사바하>와 <돈>은 2~3월 중에 개봉할 예정이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진중한 노력파 배우의 활약이 주목된다.
 
 <극한직업>에서 마형사로 나오는 진선규 배우

<극한직업>에서 마형사로 나오는 진선규 배우 ⓒ 성하훈

 
극한직업 진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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