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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방침에 대한 '투쟁과 교섭을 병행’하는 안이 부결되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잠시 정회를 선포한 뒤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나서고 있다.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투쟁과 교섭 병행안" 부결에 정회 선언한 김명환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방침에 대한 "투쟁과 교섭을 병행’하는 안이 부결되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잠시 정회를 선포한 뒤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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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방침에 대한 수정안이 부결되자,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산별대표자, 지역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한 뒤 회의를 하고 있다.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수정안 부결에 최종 논의하는 민주노총 지도부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방침에 대한 수정안이 부결되자,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산별대표자, 지역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한 뒤 회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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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참여가 또다시 무산됐다.

민주노총은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홀에서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논의했으나 투표에 부친 3가지 수정안이 모두 부결됐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집행부가 준비한 경사노위 참여 '원안'은 논란 끝에 아예 토론조차 하지 못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사업계획을 새롭게 짜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하겠다"라면서 회의 시작 하루가 지난 29일 자정 무렵 대의원대회를 급히 마무리했다.

이날 대의원대회는 경사노위 참여와 관련해 '무조건 불참'과 '조건부 불참', '조건부 참여' 등 3개안이 투표로 부쳐졌다. 김 위원장은 '조건부 참여'가 논의되는 과정에서 "조건부 참여안이 가결될 경우 원안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이 발언이 발목을 잡았다.

모든 수정안이 부결되자 '원안'에 대한 찬반 토론이 이뤄져야 했으나 경사노위 참여 반대 의견을 피력한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미 김 위원장은 원안을 폐기하는 발언을 했다"라면서 "더 이상의 회의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하고 대의원들의 여론을 살폈지만 결국 '지도부 논의를 거쳐 경사노위 참여를 전제하지 않은 새로운 사업계획을 짜겠다'는 말과 함께 이날 회의를 소득없이 종료했다.

기대 컸지만...
 
민주노총 대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방침에 '투쟁과 교섭을 병행’하는 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찬반투표하는 민주노총 민주노총 대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방침에 "투쟁과 교섭을 병행’하는 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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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방침에 대한 '무조건 불참’ 수정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 민주노총,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찬반투표 민주노총 대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방침에 대한 "무조건 불참’ 수정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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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는 오후 3시 30분을 기준으로 정족 수 1270명(사고자 3명) 대의원 중 977명이 참석해 본회의가 열렸다. 과반 정족수를 가뿐히 넘어선 터라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기대도 상당히 높았다.

지난해 10월 임시 대의원대회에서도 경사노위 참여 안건을 상정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논의조차 못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김명환 위원장은 대의원대회 개회사에서 "일부 동지들의 우려를 알고 있다"라면서 "경사노위 참여는 결코 현 정부의 들러리를 서려는 것이 아니라 개혁 과제를 관철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대의원들의 경사노위 '불참' 요구는 본회의 시작 전부터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회의장 곳곳에 벽보가 붙었고 각종 인쇄물이 뿌려졌다. 입구에선 반대 집회도 열렸다. 본격적인 안건 논의에 들어가자 곳곳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외치면서 '불참' 의사를 강하게 피력하기도 했다.

경사노위 참여 자체를 처음부터 반대한 '노동자연대' 등은 '경사노위 불참하고 즉각 대정부 투쟁으로'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대회장에 내걸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가를 반대하는 이유"를 책자로 만들어 사전에 배포했다.

이들은 책자에 "김명환 위원장의 안일한 판단으로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양보만을 강요받고 있다"라면서 "차라리 노동자의 이익과 권리를 방어하는 기본적인 노사관계 업무에 에너지와 자원을 집중시키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명시했다.

또 "경사노위 위원 18명 중 (민주노총 위원은) 1명에 불과할 뿐"이라면서 "차라리 신뢰회복 선조치 요구와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 총력투쟁 조직화에 역량을 집중하자"라고 밝혔다. 경사노위 '불참' 수정안을 발의한 대의원은 김현옥 대의원 등 138명이다.

'무조건 불참' 수정안은 28일 오후 9시 15분 기준 재적인원 958명 중 331명만 찬성을 해 최종적으로 부결됐다.

조건부 불참안도 '부결'...
 
민주노총 대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 민주노총,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 논의 민주노총 대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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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불참안' 부결에 이어 '조건부 불참안'도 논의됐다. 이 안건은 금속노조가 강하게 밀어붙였는데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수단이어야 할 경사노위 교섭이 목적처럼 비추어졌다"면서 "(민주노총이) 이것 아니면 할 것이 없냐. 교섭에 목메지 않아도 된다. 결단은 민주노총 대의원이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황우찬 금속노조 사무처장도 '조건부 불참안'을 설명하며 "정부의 선조치 없이는 이렇게 경사노위에 들어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탄력적근로시간제 개악 철회, 노조법 개악 철회, ILO 핵심협약 정부 비준, 노정교섭 정례화 등 노정 간 신뢰회복을 위한 4대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건부 불참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언론노조 출신의 한 대의원은 "민주노총은 이미 많은 국민들에게 적폐가 된 상황이다"라면서 "조건부 불참안이 통과돼서 (경사노위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들어가는 대로 또 다른 문제가 될 것이다"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하는 한 금속노조 대의원도 '조건부 불참안'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며 "민주노총은 이제 문제를 야기하는 세력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세력이 돼야 한다"면서 "이번에는 경사노위에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건부 불참안'은 이날 오후 9시 42분 기준, 재적인원 936명 중 362명만 찬성을 해 최종적으로 부결됐다.

8개 산별대표자가 내놓은 '조건부 참여안'도 부결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대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 민주노총,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 논의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대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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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대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 민주노총,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 논의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대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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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노위 참여와 관련한 세 번째 수정안은 8개 산별대표자가 내놓았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목소리를 높였는데 그는 "정부가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제, ILO 협약비준 관련 노동법을 개악하여 2월 국회 강행 처리 시 경사노위를 즉시 탈퇴하고 문재인 정부에 맞서 즉각 총파업 투쟁에 돌입하면 된다"라면서 "우선은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해 정부의 고용과 산업, 복지정책에 적극 개입해 노동 중심으로 견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일단 참여하고 협상 내용을 보면서 조건을 보면서 탈퇴하겠다고 밝힌 '조건부 찬성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명환 위원장 역시 "원안을 포기하더라도 조합원의 뜻을 수용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며 8개 산별대표자가 내놓은 수정안에 동조했다.

그러나 조건부 참여안 최종 투표결과도 재적인원 912명 중 402명만 찬성해 부결됐다. 김 위원장의 원안 포기 발언으로 정작 가장 중요하게 평가받던 원안은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현장에 있던 대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보건의료노조 소속 한 대의원은 "위원장이 어떻게 마음대로 안건을 취소할 수 있느냐"라면서 "원안을 포기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라고 성토했다. 또 다른 대의원도 "사업계획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면서 "원안 투표를 진행하지 못하면 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해 개회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 개회 선언하는 김명환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해 개회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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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명환 위원장은 경사노위 참여를 결정하는 대의원대회를 사흘 앞둔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노동시간, 노동 안전 등에서 노동권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사회적 인식"이라면서 "경사노위라는 틀이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으니 이 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으면 좋겠다"라고 김명환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말했다.

민주노총이 이번에도 경사노위 참여 결정을 내리지 못함에 따라 경사노위는 다시 한 번 '반쪽자리' 불완전한 조직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한국노총은 지난 2일 ILO 협약을 다루는 경사노위 회의에서 일부 공익위원이 제시안 노동조합법 개정안에 반발해 회의장을 뛰쳐나왔다. 이 공익위원 초안에는 '노조도 부당노동행위의 규제대상이 돼야 한다'는 내용과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방안, 노동자가 사업장을 점거할 경우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이 침해받는다는 등의 사업주 측 입장을 대변하는 내용이 담겼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 위험의 외주화 문제에 대해 “끝까지 함께 싸워주기를 부탁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참석한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씨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 위험의 외주화 문제에 대해 “끝까지 함께 싸워주기를 부탁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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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대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해 투쟁을 결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투쟁 결의하는 민주노총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대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해 투쟁을 결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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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명환, #민주노총, #경사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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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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