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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인(이하 혜인): '에너지 대전환' 시리즈는 지난 2017년 9월 21일 "원전 말고 안전!" "원전 옆 40년, 보상해야" 기사를 시작으로 1부(1~14편)에서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화석연료와 원자력발전의 실상을 고발했다. 이어 2부(15~21편)에서는 우리나라 에너지구조가 원전·석탄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된 배경과 문제점을 분석했다.

3부(22~46편)에서는 현재 기후변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조명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했다. 이 가운데 정관계·학계·언론과 원자력계의 유착을 다룬 2부 '핵마피아'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언론상 심사 등에서 특히 호평을 받았다. 이 부분을 담당했던 박진홍 기자 얘기를 들어보자.

'핵마피아' 사실검증, 정보공개청구 '밀당' 등 고행 

박진홍(이하 진홍): 광범위한 '원자력 카르텔'에 접근하는 게 쉽지 않았다. 언론에서 관련기사를 찾아보니 수백 건인데, 전체적인 그림은 또 잘 그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1월 박수지, 나혜인 기자와 함께 이강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을 인터뷰했는데, 그때 윤곽이 잡혔다. 한 30분간 사무실 칠판을 보며 원자력계의 깊은 내막에 대해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둘러싼 논란과 ‘핵마피아’ 문제, 스웨덴·덴마크의 에너지전환 사례 등을 보도한 박진홍 기자. 핵산업과 정관계·학계·언론 등의 유착을 추적하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둘러싼 논란과 ‘핵마피아’ 문제, 스웨덴·덴마크의 에너지전환 사례 등을 보도한 박진홍 기자. 핵산업과 정관계·학계·언론 등의 유착을 추적하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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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내용만 가지고 기사를 쓸 순 없었다. 사실관계를 '더블체크(둘 이상의 취재원에게 확인)'하는 데만 한 달 걸렸던 것 같다. 민감한 주제인 만큼 근거가 확실해야 했다. 숫자 하나라도 틀리면 기사 신뢰도에 문제가 생기니까.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수백 쪽에 달하는 원자력백서 등 공신력 있는 전문자료만 쓰려고 노력했다.

많이 힘들었다. 방대한 내용 중 검증 가능한 부분을 기사 한 편에 다 담으려 하다 보니 깊이는 부족했던 것 같아 아쉽다. 더 파헤쳐 볼 수 있겠다 싶은 부분도 있었지만, 능력밖이라는 생각에 움츠러들기도 했다. 지난 연말 민언련에서 핵마피아 기사가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다. 

혜인: 원자력계의 언론홍보 실태를 다룬 20~21편은 장기간의 정보공개청구로 축적해 놓은 자료가 많았다. <뉴스타파> 남태제 피디(PD)가 공유해 준 자료도 큰 도움이 됐다. 한국수력원자력 등 관련 공기업, 공공기관과 실랑이도 많이 했다. 한 달씩 걸려 기껏 정보공개 자료를 받았더니 정작 중요한 언론사 이름이 다 가려져 있기도 했다. 그러면 또 이름까지 공개하라고 몇 달간 싸우고, 지루한 '밀당'을 했다. 지금은 졸업한 강민혜 기자가 결국 온전한 자료를 받아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취재하면서 한수원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촘촘하게 언론과 지역사회를 관리해 왔다는 사실에 놀랐다. (광고협찬비 등을 주고 원전옹호기사를 쓰게 한) 언론사는 물론이고 대학 학보사에까지 돈을 보냈다. 지역 행사와 경로당을 후원하고 아이들 원전 견학도 시켰다. 연간 수백억의 공공자금이 원자력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데 쓰이고 있었다. 친원전 세력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었다.
 
원전 지역 주민의 건강피해 문제와 원자력계의 언론홍보 내막, 기후변화 실태, 독일의 재생에너지전환 등을 보도한 나혜인 기자. 막대한 자금을 동원한 한수원의 언론 거래와 지역사회 관리에 놀랐다고 말했다.
 원전 지역 주민의 건강피해 문제와 원자력계의 언론홍보 내막, 기후변화 실태, 독일의 재생에너지전환 등을 보도한 나혜인 기자. 막대한 자금을 동원한 한수원의 언론 거래와 지역사회 관리에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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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에너지효율화 과제도 촘촘하게 취재 

혜인: '위험하고 더러운 에너지'에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한 3부에서 강조했던 것 중 하나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투자와 함께 에너지분권·효율화·자원재활용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자영(이하 자영): 독일의 에너지전환과 국내 태양광 실태를 취재하면서 느낀 점은 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지역 주민이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것)나 에너지협동조합(주민이 재생에너지 조합원으로 참여)같은 시스템이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협동조합의 경우 서울 성대골, 안산 협동조합 등 좋은 사례가 이미 많고 이익공유제를 실천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성공적으로 에너지전환을 이루어가고 있는 선진국 사례를 의지를 갖고 벤치마킹하면 우리 사회의 에너지대전환도 충분히 가능하다. 
 
▲ 독일의 재생에너지 전환과 국내 태양광 실태 등을 보도한 이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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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이하 지영): 풍력도 마찬가지다. 지리적 여건도 있겠지만, 제주도에서 특히 풍력발전이 활성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특별자치도로서 주민불만을 중재하고 지역 실정에 맞는 이익공유시스템을 유연하게 구축할 수 있는 행정적 이점이 있다. (에너지 생산과 분배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의 결정권을 확대하는) 에너지분권을 위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홍석희(이하 석희): 재활용 취재를 하면서 시민들이 얼마나 이 사안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을까, 솔직히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확인해 보니 생각보다 시민들의 의지는 강했다. 기사 나가기 전날 갑자기 보완취재 지시가 떨어져서 무작정 집 근처 파리바게뜨 빵집을 찾아갔는데, 사장님이 기다렸다는 듯 열변을 토했다.

"이 작은 가게에서도 이렇게 일회용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데 큰 가게는 어떻겠느냐. 이게 얼마나 큰 사회적 문제인가." 재활용 문제는 정부에서 구체적인 정책을 다듬어 내놓으면 생각보다 빨리 해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일회용 비닐과 빨대 등 재활용 문제를 취재한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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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훈(이하 종훈):
건축물과 생산시설, 교통수단 등의 에너지효율화 역시 재생에너지 확대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다. 서울은 전체 에너지소비량 중 56%, 전력소비량의 83%가 건물부문에서 사용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주택을 포함한 건물과 건축부문이 최종 에너지소비량의 36%를 차지한다. (단열시설과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는) '제로에너지빌딩'을 의무화하는 등 건물부문에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좀 더 빨리 확대되어야 한다. 

뜨거운 반응 속 '댓글부대' '가짜뉴스'도 출몰 

혜인: '에너지 대전환' 시리즈는 <단비뉴스>와 함께 <오마이뉴스> <다음> <네이버> 등 제휴 매체를 통해 널리 보도됐다. 댓글이 수백 건씩 달린 기사도 많았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독자 반응이 있다면.

자영: "조중동(조선, 동아, 중앙)에서 안 다루는 이슈를 보도해줘서 고맙다"는 댓글이 인상적이었다. 해외 사례를 다룬 기사에서 "더 많은 환경도시를 소개해 달라"는 요청도 반가웠다. 

혜인: 20편에 나간 "그 기사는 돈 받고 쓴 것이었다"를 보고 "대안언론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주는 기사"라며 "신문을 더 비판적으로 읽어야겠다"고 한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독일 사례를 다룬 기사 등에는 "공부를 엄청 하면서 기사를 쓰는 게 느껴진다" "앉아서 세상을 볼 수 있게 해 줘서 감사하다" "수많은 통계자료와 인터뷰 코멘트는 두 기자가 이 기사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보여준다" 등의 칭찬이 쏟아져 고생한 보람을 느꼈다. 

종훈: 제주도 풍력 이익공유제와 패시브주택을 다룬 기사에서 "해 볼만 한 아이디어다" "이렇게 청정에너지 국가 만들어 보자" 등 공감하는 댓글을 보고 힘이 났다. 

지영: 태양광 기사에는 "탈원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해외 사례를 자세히 알려줘 고맙다" "이런 기사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눈에 띄었다. 
  
석희: 재활용 기사에서는 '일회용품을 줄여야 한다' 등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 장바구니 들고 다니기 등 '나도 이렇게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하는 댓글이 많아 뿌듯했다. 

은미: 미국 뉴저지에 사는 독자가 "좋은 글 올려 줘서 감사하다"고 글을 올리는 등 해외에서도 반응이 있어 반가웠다. "후속 기사 기대하겠다"는 댓글은 우리를 더 분발하게 만들었다. 

자영: 반면 (탈원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정부에 아부하는 기사" "정부정책을 무조건 옹호하는 기사"라는 공격적 댓글을 달기도 했다. 

지영: 태양광, 풍력 기사는 아무래도 요즘 '핫'한 이슈여서 반응이 더 뜨거웠다. '태양광패널이 중금속 오염을 일으킨다'는 주장은 가짜뉴스라고 검증하는 기사도 내보냈지만 막무가내로 이런 주장을 되풀이하는 댓글이 달렸다. 기사를 읽어 보지도 않고 무작정 비난하는 글도 많았고, 솔직히 '댓글부대' 느낌이 나는 것도 있었다.

종훈: 독일의 성공적인 에너지전환 사례를 다룬 기사에도 "태양광패널이 전자파를 많이 발생시켜 건강에 좋지 않다" 등 허위정보가 많이 달렸다. 전문기관 분석에 따르면 태양광패널의 전자파는 집에서 흔히 쓰는 가전제품보다 약하다.
 
기후변화 실태와 국내 풍력, 에너지효율화 이슈 등을 취재한 윤종훈 기자. 태양광패널의 중금속오염, 전자파위험 등을 주장하는 허위정보가 난무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실태와 국내 풍력, 에너지효율화 이슈 등을 취재한 윤종훈 기자. 태양광패널의 중금속오염, 전자파위험 등을 주장하는 허위정보가 난무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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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 태양광패널의 중금속과 전자파 논란은 우리뿐 아니라 다른 언론에서도 팩트체크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 (탈원전 반대 진영에서) 가짜뉴스가 계속 나오니 오해를 풀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도 헷갈리는 것 같다.

기성언론 무관심·무책임이 에너지전환 장애물 

진홍: 언론이 그만큼 관심이 없는 것이다. 관심이 없으니 검증 없이 가짜뉴스를 그대로 실어 나르는 것 아닌가. 사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에너지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것도 언론이 중심을 잡으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탈원전을 두고 아직 논쟁 중인 스웨덴도 1980년 국민투표로 정한 '신규 원전 금지' 원칙은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흔들지 않는다. 논쟁이라고 해 봐야 기존 원전을 보수해서 더 쓸 거냐 말 거냐, 원전 세금 줄일 것이냐 늘릴 것이냐 정도의 문제다.  

에너지정책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 사회적으로 합의한 결과는 수십 년이 지나고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재작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를 두고 환경단체에서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짧은 기간이었어도 공론화 과정이 의미 있었다고 본다. 우리나라 시민들이 그때만큼 에너지에 대한 고급정보를 얻은 적이 있었나. 앞으로도 그런 과정이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혜인: 우리가 해외사례를 소개한 기사에는 '한국 실정과는 맞지 않는다'는 반응이 꽤 있었다. 기성 언론에서도 흔히 나오는 주장이다. 

자영: 29편 '남는 전기 팔아 500만원 소득 올린 플러스에너지주택'에서도 다뤘지만, 독일에서 '태양의 도시'라고 불리는 프라이부르크는 우리보다 연평균 일조량이 적다. 처음 태양광을 취재할 때 나 자신도 '적도부근 등 더운 지역이 태양광 발전에 유리하고 우리나라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상은 달랐다. 태양광 모듈은 섭씨 25도에서 효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건물 지붕, 도로, 방음벽 등 유휴부지를 활용하면 (산허리나 농지 등 환경파괴 없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는 게 태양에너지다. 우리나라는 충분히 잠재력이 있다.

진홍: 대안을 모색하는 3부에서 우리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여기 모범사례가 있으니 우리도 무조건 그대로 하자'는 게 아니었다. 여러 선택지 중 무엇이 우리 실정에 맞는지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우리 실정에 안 맞으니 하지 말자는 얘기는 '미세먼지가 중국 탓이니 아무것도 하지 말고 손 놓고 있자'는 것과 같다. 산을 깎아 태양광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만, 이런 저런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재생에너지를 아예 하지 말자는 억지는 부리지 말아야 한다. 

지영: 상황이 안 되거나 여건이 안 돼서 못한다는 건 핑계라고 생각한다. 태양광 전기를 생산하는데, 송배전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남는 전기를 팔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방법은 찾으면 있다,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한전은 빨리 움직이지 않는다. 에너지전환을 취재하면서, 밀고 나가면 되는데 여건을 탓하며 망설이는 정책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로드맵을 만들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하면 된다.
 
▲ 국내 풍력과 태양광에너지 활용 현황 등을 취재한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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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전기료 현실화 등 과감한 조치 앞당겨야 

혜인: 사실 지금 정부가 에너지전환을 추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세부적인 정책 면에서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발전 부문만 봐도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석탄발전소와 원전이 모두 늘어난다. 에너지전환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를 지적한다면?   

은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이 낮다. 특히 산업용전기는 원가 아래로 판매하기도 한다. 우리보다 1인당 전력소비량이 적은 독일, 스웨덴 등 유럽 선진국은 전기요금에 각종 세금이나 전력계통 비용을 포함해 비싸게 받는다. 우리도 산업용전기료를 올려서 기업들이 전기를 아껴 쓰고 생산시설 에너지효율화를 서두르게 해야 한다. 그간 원전 등 기존 에너지사업을 지원하는 데 쓰였던 전력산업기반기금도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에 써야 한다고 본다.
 
스페인의 에너지전환 경험과 국내 자원재활용 현황을 취재한 장은미 기자. 산업용전기료 현실화를 통해 기업의 에너지절약과 효율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페인의 에너지전환 경험과 국내 자원재활용 현황을 취재한 장은미 기자. 산업용전기료 현실화를 통해 기업의 에너지절약과 효율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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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 현재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벽은 주민 수용성 문제인 것 같다. 독일 편에서 포어홀츠 박사가 제언한 것처럼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경제적 유인책을 제대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 시민이 자유롭게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사고팔 수 있는 시스템과 이익공유 체계를 갖추면 태양광, 풍력 등이 훨씬 빨리 확산할 것이다. 

종훈: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도 중요하지만 에너지절약·효율화 등 수요관리에도 힘써야 한다. 수요관리만 잘해도 충분히 온실가스 감축 등 효과를 볼 수 있다. 발전뿐만 아니라 산업·수송·건물 부문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구체화해야 한다.

지영: 재활용 정책은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렴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숙모가 그린피스 회원인데, 의외로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많다고 한다. 택배 상자 포장용 테이프를 종이테이프로 바꾸는 등, 일상 속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참석자들은 앞으로 더 좋은 기사를 쓰자고 다짐하며 좌담을 마쳤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장은미, 윤종훈, 이자영, 박지영, 박진홍, 나혜인 기자.
 참석자들은 앞으로 더 좋은 기사를 쓰자고 다짐하며 좌담을 마쳤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장은미, 윤종훈, 이자영, 박지영, 박진홍, 나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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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무조건 옹호하던 친구 생각 바뀌어 '보람' 

지영: '에너지 대전환' 시리즈는 이메일 뉴스레터도 보내고 있다. 구독신청한 독자들과 언론계 등 각계 전문가에게 발송하는데, 지난 연말 언론상 두 개를 받고 나서 언론 쪽 뉴스레터 수신율이 부쩍 높아졌다. 앞으로 기성언론이 이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진홍: 시리즈 시작하기 전에 친한 고등학교 친구에게 기획의도를 설명한 적이 있다. 공대 출신인 친구는 "기술은 죄가 없다" "기술은 발전한다" "기술의 힘을 믿는다"며 원전을 옹호했다. 그런데 우리 시리즈 중 핵폐기물 처리 대책이 없다는 기사를 보고 나서 생각이 좀 바뀌었다고 한다. 좋아하는 야구팀, 정당 하나 바꾸는 게 얼마나 어렵나. 우리 시리즈를 보고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다고 하는 친구 얘기를 듣고 '내가 좋은 기사를 썼구나' 생각했다. 

은미: 우리 시리즈가 단순히 '원전은 위험하고 재생에너지는 좋다' 정도에서 그쳤다면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을 것 같다. 취재하면서 항상 에너지에 관한 여러 지역의 목소리, 맥락, 장점과 한계를 함께 다루려고 노력했다.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 그치기보다 대안을 찾았고, 그 대안은 또 보완할 점이 없는지 고민했다. 우리 기사를 보고 열 명 중 한 명이라도 기후변화와 화석연료·원전의 위험에 대해 생각하고, 일회용품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보람이 있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이 만드는 비영리 대안매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립니다.


태그:#에너지 대전환, 내일을 위한 선택, #환경 시리즈, #탈원전, #좌담회, #단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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