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 LG가 각각 백업 외야수와 좌완 투수를 보강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IA 타이거즈 구단과 LG트윈스 구단은 17일 각 구단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LG의 외야수 문선재가 KIA로 이적하고 KIA의 좌완 투수 정용운이 LG로 가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KIA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빠른 발과 장타 능력을 갖춘 멀티 플레이어를 얻었고 LG는 아직 성장의 여지가 남아 있는 만 28세의 좌완 투수를 데려 왔다.
 
 문선재(왼쪽)와 정용운

문선재(왼쪽)와 정용운 ⓒ 연합뉴스

 
2009년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한 문선재는 통산 314경기에 출전해 타율 .250 18홈런87타점을 기록했고 54경기에 등판한 정용운은 4승4패 평균자책점 6.60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문선재는 광주에서 태어나 동성고를 나온 광주 토박이이고 정용운은 서울에서 태어나 충암고를 졸업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연고 구단으로 이적하게 되는 셈이다.

쓰임새 많은 호타준족형 우타 멀티 플레이어 문선재

동성고 시절부터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로 주목 받은 문선재는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7라운드(전체 52순위)로 LG에 지명됐다. 예상보다 낮은 순번에 지명된 이유는 그 해 안치홍(KIA), 오지환(LG), 허경민(두산 베어스), 이학주, 김상수(이상 삼성 라이온즈)처럼 좋은 유격수 자원들이 유난히 많았기 때문이다. 문선재는 2010 시즌이 끝난 후 상무에 입단해 2011년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홈런왕과 20-20클럽에 가입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3년 군복무를 마친 문선재는 개막전 주전 1루수로 나서며 LG의 기대주로 주목 받았다. 6월 KIA와의 경기에서는 1루수로 출전했다가 9회말부터 포수마스크를 쓰고 마무리 봉중근과 베터리를 이루기도 했다. 문선재는 이날 포수로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을 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주전으로 도약하진 못했지만 문선재는 2013년 타율 .267 4홈런25타점8도루로 LG의 가을야구 진출에 기여했다.

2014년 정성훈(KIA 2군 타격코치)의 1루 전향과 이병규(롯데 자이언츠)의 폭발로 1군에서 22경기 출전에 그친 문선재는 2015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출전하며 1군에서 자리를 잡았다. 2016년에는 52경기에서 타율 .288 7홈런16타점을 기록했는데 7개의 홈런 중 3개를 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 양현종을 상대로 뽑아냈다(양현종과 문선재는 동성고 2년 선후배 사이다).

하지만 내외야를 오가는 슈퍼 멀티 플레이어를 지향하던 문선재는 2017 시즌부터 심각한 부진에 빠지며 1군에서 35경기 출전에 그쳤다. 내야에는 손주인(삼성), 외야에는 이형종, 임훈(LG 육성군 타격코치) 같은 멀티 자원이 있었던 만큼 LG가 문선재에게 크게 목을 멜 이유는 없었다. 결국 작년 시즌 1군에서 단 2경기 출전에 그친 문선재는 트레이드를 통해 고향팀 KIA 유니폼을 입게 됐다.

KIA에는 올 시즌 최형우, 이명기에 외국인 선수 제레미 해즐베이커가 주전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유망주 최원준이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좌타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KIA의 외야에 빠른 발과 장타력을 겸비한 우타자 문선재가 가세한다면 대타, 대주자, 플래툰 요원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선수생활의 돌파구가 필요했던 문선재에게도 고향팀으로의 이적은 좋은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선발 투수 출신 정용운, 고향팀으로 이적

정용운은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16순위)로 KIA에 지명됐다. 정수빈, 유희관(이상 두산), 장민재(한화 이글스)보다 높은 순번에 지명됐을 정도로 KIA에서 정용운에게 거는 기대는 결코 작지 않았다. 실제로 정용운은 입단 첫 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고 1경기에 등판해 0.1이닝을 던지며 프로 유니폼을 입자마자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이후 정용운의 프로 적응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2010년 1패6.75를 기록한 후 1군에서 자취를 감춘 정용운은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마친 후에도 좀처럼 1군에 올라오지 못했고 결국 2014년 육성선수로 전환됐다. 그렇게 기약 없는 2군생활을 하던 정용운은 2016년이 돼서야 다시 정식 선수로 등록되면서 6년 만에 1군 경기에 등판했다.

2017년에는 정용운에게도 짧은 봄날이 찾아왔다. 5선발 기근에 시달리던 KIA는 6월부터 정용운에게 기회를 줬고 정용운은 6월 5번의 선발 등판 기회에서 3승을 따내며 일약 '깜짝스타'로 등극했다. 하지만 정용운은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올스타 휴식기 이후 구위가 급격히 떨어지고 말았다. 실제로 2017년 전반기 3승1패 3.10을 기록했던 정용운은 후반기 1패12.05로 성적이 추락했다.

정용운은 작년 시즌에도 팀의 5선발로 낙점되며 시즌 첫 등판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정용운은 이후 2경기에서 5이닝7실점으로 무너졌고 4월11일 한화전을 끝으로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특히 작년 시즌 임기준이 5승1패2세이브8홀드3.54로 좋은 성적을 내면서 KIA 마운드에서 정용운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결국 정용운은 작년 시즌 대부분의 시간을 퓨쳐스리그에서 보냈고 결국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이적했다. 

LG는 선발 차우찬과 셋업맨 진해수 외에도 최성훈, 김태형, 손주영, 임지섭, 이우찬까지 작년 시즌 1군에 등판했던 좌완 투수가 7명이나 있다(방출 후 NC다이노스로 이적한 윤지웅 제외). 특히 손주영과 임지섭은 LG에서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유망주다. 어쩌면 정용운은 KIA 시절보다 더 험난한 경쟁을 벌여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팀에서 5선발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린다면 정용운도 LG마운드에서 생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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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 타이거즈 LG트윈스 문선재 정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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