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의 한 장면.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의 포스터. ⓒ UPI코리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명가 드림웍스의 대표작인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는 다음과 같이 한 줄로 요약해볼 수 있겠다. 적에서 동료, 동료에서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된 인간과 용의 이야기. 지난 2010년 1편이 첫 선을 보인 이후 세 번째 시리즈가 나오기까지 약 10년이 걸렸다.

장수 애니메이션 시리즈로서 <드래곤 길들이기>가 구현한 세계관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상상의 동물인 용을 중심으로 인간의 다양한 면을 비춰보겠다는 제작진의 의도는 전 세계 관객들에게 통했다. 특히 2014년 개봉한 2편은 골든글러브 장편애니메이션 상을 받으면서 흥행과 작품성을 고르게 인정받기도 했다.

10년간 쌓아온 우정의 결말

'히든 월드'라는 부제에 걸맞게 3편은 여러 사건을 겪으며 함께 성장해 온 히컵(제이 바루첼)과 라이트 퓨어리 드래곤인 투슬리스의 헤어짐을 암시한다. 바이킹 족장 아버지의 뒤를 이어 새로운 지도자가 된 히컵은 여전히 한편으론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인물. 그동안 히컵은 투슬리스와 의기투합해 용의 세계와 바이킹의 터전을 위협하는 적으로부터 부족을 지켜왔다. 

영화는 진정한 이별을 위해 자신에 대한 확신을 찾는 히컵의 성장담에 무게를 뒀다. 아직 앳된 모습이 가득한 히컵을 믿고 따라주는 부족 인원들, 좌충우돌 질서 없어 보이는 이들이 누구보다 히컵의 뜨거운 지지자임을 묘사하며 영화는 일종의 대안 가족주의를 주장한다.

1편과 2편을 통해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두 존재가 충분히 설명된 만큼, 3편에선 이들의 옛이야기를 비중 있게 담진 않는다. 이 때문에 이전 시리즈를 못 본 관객 입장에선 다소 진입장벽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주제의식이 명료하고 구성 또한 간결한 만큼 약간의 복습으로도 충분히 이번 영화를 쫓아갈 수 있을 것이다. 히컵이 왜 한쪽 다리가 없는지, 다른 캐릭터들도 각각 어떤 아픔이 있는지 정도를 이해하는 수준이면 족하다.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의 한 장면.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의 한 장면. ⓒ UPI코리아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의 한 장면.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의 한 장면. ⓒ UPI코리아

 
영화엔 새로운 악당이자 용 사냥꾼 그리멜(F. 머레이 아브라함)이 등장한다. 용과의 공존이 아닌 사냥을 택한 그리멜은 영화 후반부까지 강력한 힘으로 주인공들을 괴롭힌다. 여기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함께 영화는 사랑에 빠지게 된 투슬리스를 묘사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쉽게 결말을 예측하지 못하게 하면서 이야기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결말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인간과 용의 공존이 가능하게 된 신세계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기에 두 존재 사이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긴장 관계가 핵심이다. 인간과 용이 서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그것을 이 영화가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 살피는 것도 좋은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번 작품엔 지난 시리즈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용들이 등장한다. 시리즈의 종결판인 만큼 제작진의 상상력이 대거 담긴 모양새다. 예상보다 악당 그리멜의 입체감이 떨어져서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해당 시리즈물을 종결하는 데 손색없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인간 중심의 사고가 아닌 다른 존재를 이해해 보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꽤 감동적이다. 참고로 영어 대사 버전과 국내 더빙 버전 모두 기존 시리즈물에 함께 해온 더빙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서 더욱 반갑다. 국내 더빙엔 오승윤, 안장혁, 김서영, 방성준 성우 등이 참여해왔다.

한 줄 평 :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모범적인 종결
평점 : ★★★☆(3.5/5)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3> 관련 정보

원제: How to Train Your Dragon: The Hidden World
감독 및 각본: 딘 데블로이스
출연: 제이 바루첼, 아메리카 페레라, 케이트 블란쳇, 키트 해링턴, 크레이그 퍼거슨, F. 머레이 아브라함
제작: 드림웍스
수입 및 배급: UPI코리아
러닝타임: 104분
북미 개봉: 2019년 2월 22일
국내 개봉: 2019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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