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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한화테크윈 노동법 위반 관련 공소장 일부 내용.
 검찰의 한화테크윈 노동법 위반 관련 공소장 일부 내용.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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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를 우리 사원으로 보지 말라. 노조 탈퇴는 이번 연말까지 해야 한다."

이는 한화그룹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이 2015년 8월 28~29일 삼천포 남일대리조트에서 연 직책간부워크샵에서 '삼성테크윈 매각 반대' 투쟁하던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에 대해 했던 교육 내용이다.

이를 비롯해, 한화테크윈 사측의 '조직적 부당노동행위'와 '노조 탈퇴 종용'의 혐의가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이는 창원지방검찰청이 지난해 12월 31일에 했던 한화테크윈 사측의 불구속기소(구공판) 처분에서 밝혀졌다. (관련기사: "검찰이 확인한 한화테크윈의 노조탄압, 김승연 회장이 책임져야")

"연말까지 노조 탈퇴 작업... 탈퇴자는 회사가 끝까지 책임져"

<오마이뉴스>가 16일 입수한 공소장을 보면, 한화테크윈 사측의 불법 행위가 적시 되어 있다.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는 지난해 2월 사측 22명을 고소고발했고, 검찰은 이들 가운데 3명을 구공판, 6명을 구약식(벌금) 처분했던 것이다.

한화테크윈의 노사 갈등은 2014년 11월부터 시작되었다. 삼성그룹이 항공기엔진, 산업용장비, 자주포 등을 제조하는 삼성테크윈을 한화그룹에 매각 발표했고, 직원들은 '매각 반대' 투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와 기업별 한화테크윈노조가 그해 12월 각각 설립되었다. 삼성테크윈지회는 집회투쟁 등을 벌였고, 회사는 2015년 6월 한화테크윈으로 바뀌었다.

한화테크윈은 2017년 7월 한화테크윈을 존속법인으로 두고, 한화지상방산과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로 분할했다. 산별 노조는 명칭을 변경하지 않고 '삼성테크윈지회'를 사용하고 있다.

검찰은 한화테크윈 창원2사업장장과 인사-노사협력팀총괄, 노사협력팀장의 3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삼성테크윈지회 조합원들이 회사 매각 과정에서 격렬히 반대하며 집회와 파업 등을 계속하자, 생산관리자인 직·반장을 금속노조에서 탈퇴시켜 노조의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각 생산부서 관리직 사원들과 함께 직· 반장을 금속노조에서 탈퇴시키기로 순차 공모를 했다"고 밝혔다.

창원2사업장장에 대해, 검찰은 "2015년 7월 사무실에서, '중장기 노사 안정화 전략' 보고를 받으면서 '직장들이 노동조합을 탈퇴하고 싶으나, 동료들 눈치 때문에 탈퇴하지 못하고 있다. 직장들과 면담을 실시하여 전체적으로 노동조합을 탈퇴시키겠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고 실행하도록 지시했다"고 했다.

또 검찰은 "2015년 8월 28~29일 남일대지로트에서 열린 직책간부 워크샵을 이용하여, '금속노조를 우리 사원으로 보지 말라. 노조 탈퇴는 이번 연말까지 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등 금속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노조 탈퇴 종용을 생산부서장들에게 지시하고, 그해 10월 '반장들도 노조에서 탈퇴시키도록 하겠다'는 보고를 받고 실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인사노사협력팀총괄에 대해, 검찰은 "2015년 8월경 생산그룹장 간담회에서 '직장 탈퇴는 공식화 되었다. 탈퇴를 한 인원은 끝까지 회사가 책임을 진다. 각 생산그룹장이 직장과 반당들을 면담하고, 직장과 반장들이 노조에서 탈퇴하여 생산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로 말하며, 생산그룹장들에게 직·반장들의 노조 탈퇴 종용을 요구하였다"고 했다.

노사협력팀장에 대해, 검찰은 여러 혐의를 열거하면서 "2016년 3월 한화테크윈노조(기업별)를 계속하여 교섭대표노조로 유지하기 위한 '차기 교섭대표 노조 지위 유지 방안'을 작성하고, 2015년 8월경 파트장과 간담회를 하며 '직장, 반장들과 면담하고 노동조합을 탈퇴시켜 생산에 전념하게 하라. 탈퇴에 대한 인센티브가 분명히 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여 직반장들의 노조 탈퇴 종용을 요구하였다"고 했다.

또 검찰은 "파트장들은 직책간부 워크샵에 참석하여 창원2사업장장으로부터 금속노조를 없앨 것을 지시받고, 반장한테 노조 탈퇴서 양식을 제공하며, 금속노조 조합원한테 '잔·특근 배제와 고용 연장 보장' 등을 언급하며 노조 탈퇴를 종용하였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9월 창원2사업장에서 금속노조 소속 직장 37명이 전원 탈퇴하고, 그해 12월 반장 45명 중 25명이 탈퇴했다고 밝혔다.

태그:#창원지방검찰청, #한화테크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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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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