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기대주' 차준환(18·휘문고)과 유영(15·과천중)이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차준환은 2017년부터 이 대회 3연패에 성공했고, 유영은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이뤄냈다.
 
차준환과 유영은 13일 오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9(제73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 대회) 남녀 1그룹에서 각각 총점 245.52점과 198.63점을 받았다.

 
 차준환의 프리스케이팅 연기 모습

차준환의 프리스케이팅 연기 모습 ⓒ 박영진

 
 
부츠 악조건 속에서도 3년 연속 챔피언

이날 차준환은 부츠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탓에 여러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점프를 착지 직후 부츠가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면서 몸이 돌아가는 등의 실수가 초반 곳곳에서 나왔다. 그러나 뛰어난 정신력으로 중후반부의 고난이도 점프 3개를 기어코 해내는 저력을 과시하면서 링크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로미오와 줄리엣 OST'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차준환은 초반 두 개의 4회전 점프에서(쿼드러플 토루프, 쿼드러플 살코 등)에서 착지가 좋지 못하며 각각 오버턴(Over Turn), 스텝 아웃(Step out) 등의 실수가 나왔다. 이어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러츠 점프 착지 후 스케이트 날이 박히면서 후속 점프였던 트리플 루프를 놓치고 말았다.
 
스텝 시퀀스에서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겸비한 독특한 안무와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플라잉 카멜스핀을 침착하게 음악 박자에 맞춰 해냈다. 중반부부터 본래 차준환의 실력이 나오기 시작했다.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트리플 악셀 등 두 차례 악셀 점프를 모두 사뿐히 착지했다. 이어 트리플 플립-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3연속 점프를 잇달아 성공했다.
 
그리고 마지막 점프였던 트리플 루프에서 전반부에 놓쳤던 연결 트리플 루프 점프를 붙여 뛰었다. 그는 착지 도중 스케이트 날이 걸려 움찔했지만 끝까지 만회하려는 모습에 관중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빠르게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수행한 후 차준환은 비극적 사랑의 결말을 표현하는 독약을 먹는 안무로 빙판을 가로질렀다. 그리고 체인지 풋 싯스핀으로 모든 연기를 마쳤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 156.40점을 획득하면서, 총점 245.52점으로 이날 출전한 남자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200점을 돌파했다.
 
한편 2위는 맏형 이준형(23·단국대)이 프리스케이팅에서 분전을 펼친 끝에 총점 194.33점으로 뒤를 이었으며, 3위는 이시형(17·판곡고)이 190.92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유영의 연기 모습

유영의 연기 모습 ⓒ 박영진

 

유영, 2년 연속 대회 제패

여자 1그룹 경기에서는 유영이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또 한 번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며 한살 언니인 임은수(16·한강중)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캐리비안의 해적 OST' 배경에 맞춰 연기한 유영은 이날 트리플 악셀 점프를 뺀 대신 3번의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모두 안정적으로 뛰며 프리스케이팅 130.95점을 기록해, 쇼트프로그램을 67.68점을 더한 총점 198.63점을 받았다.
 
첫 점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쇼트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깔끔하게 뛰며 출발한 유영은 이어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루프 점프 등 계획한 전반부 세 차례 점프를 모두 성공했다. 스텝 시퀀스에서는 강렬하면서도 고조되는 음악 분위기에 맞춰 현란한 안무와 에지사용을 보여줬다. 이어 중반부 첫 점프로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해내면서 고비를 넘겼다. 그리고 오르골 소리에 맞춰 빠르게 레이백 스핀을 회전한 후,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3연속 점프와 트리플 살코 등 모든 점프를 무리 없이 이어갔다.
 
유영은 코레오 그래피 시퀀스에서 아름다운 이나바우어 동작과 스파이럴로 은반 위를 빠르게 밀고 나갔다. 마지막 점프였던 더블 악셀까지 모두 성공하자 장내에는 환호성이 터졌다. 유영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모든 연기를 마치고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유영은 여자 1그룹 1위를 차지했지만 나이 제한으로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못하고 2위인 임은수가 출전을 확정지었다. 유영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리는 세계 주니어 피겨선수권에 2년 연속으로 출전한다.
 
한편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에 실수가 있었던 임은수는 이날도 같은 점프에서 착지 직후 스케이트 날이 뒤로 미끄러지며 손을 짚는 실수가 나오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트리플 플립 3연속 점프 등 나머지 6개 점프를 모두 성공하며 노련함을 보여줬다. 임은수는 총점 194.20점으로 유영의 4.43점 차로 뒤지면서 최종 2위가 됐다.
 
유영, 임은수 등과 함께 '베이징 트로이카'로 꼽히는 김예림(16·도장중)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마지막 점프였던 더블 악셀을 놓치는 실수가 있었지만 그 외의 기술요소를 모두 침착하게 처리하면서 총점 172.90점을 받았다. 그러나 쇼트프로그램에서 불과 0.06점차로 앞섰던 이해인이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를 펼치면서 총점 187.73점을 받으면서, 세계 주니어 피겨선수권 출전 자격을 놓치고 말았다.
 
코리아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9 최종 순위

여자 1그룹
1위 유영(과천중) 198.63점
2위 임은수(한강중) 194.20점
3위 이해인(한강중) 187.73점
4위 박소연(단국대) 176.74점
5위 김예림(도장중) 172.90점
 
남자 1그룹
1위 차준환(휘문고) 245.52점
2위 이준형(단국대) 194.33점
3위 이시형(판곡고) 190.92점
4위 차영현(대화중) 183.37점

 
2019 세계 피겨선수권 대회 출전선수 명단
남자: 차준환
여자: 임은수
 
2019 세계 주니어 피겨선수권 대회 출전선수 명단
남자: 차영현, 이시형
여자: 유영,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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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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