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의 연기 모습

유영의 연기 모습 ⓒ 박영진

 
'베이징 트로이카' 대표주자인 유영(15·과천중)이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결과로 2년 연속 세계 주니어 피겨 선수권 대회에 나설 수 있게 된 유영은 "한 편의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는 좀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유영은 13일 오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9' 여자 1그룹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130.85점을 받아 총점 198.63점으로 2년 연속 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앞서 지난해 12월에 열렸던 회장배 랭킹 대회에서 트리플 악셀 점프를 모두 실패하면서 임은수(16·한강중)에게 밀렸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는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기술 부문을 깨끗하게 소화하면서 웃을 수 있었다.

한편 올 시즌 시니어로 데뷔해 김연아 이후 9년 만에 그랑프리 메달을 거머쥔 임은수는 유영에 4.43점 차 뒤진 2위에 오르며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가져갔다. 3위를 차지한 이해인(14·한강중)은 유영과 함께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나갈 자격을 얻었다.

"후회와 아쉬움 남기지 않을 것"

아래는 여자 1그룹 1~3위(유영, 임은수, 이해인) 선수들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 경기를 마친 소감을 말하자면?
유영: "우선 프리를 클린해서(성공해서) 좋다. 이번에 사할린 동계 유소년대회와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나가면 이번 대회처럼 꼭 클린하고 싶다. 이번 시즌 힘든 것도 많았지만 종합(선수권)에서 만회해서 좋았다. 남은 대회까지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임은수: "우선은 쇼트, 프리 다 아쉬웠지만 큰 실수를 하지 않고 마무리한 것에 만족스럽다. 아쉽지만 남은 세계선수권, 4대륙 선수권 경기에서 후회 없이 잘하고 싶다."

이해인: "이번 대회 때 앞에 언니들이 다 클린 연기를 펼쳤는데 마지막 번호여서 부담도 되고 긴장도 많이 됐다. 평소 하던 대로 무난하게 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서 뿌뜻하다."

- (유영에게) 지난 시즌 프로그램으로 바꿨던 이유가 있는가?
유영: "사실 작년 시즌 프로그램이 워낙 맘에 들기도 했고 좋은 결과가 많았었기 때문에 다시 쓰고 싶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어려운 것들을 하다 보니 새 프로그램(마이 페어 레이디)을 하게 됐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이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그래서 시즌 중간 코치 분들과 상의해서 중간에 바꾸게 됐다."

 - (유영에게) 이번 시즌 어떤 것이 힘들었나?
유영: "주니어 선발전 전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슬펐다. 사실 어머니보다 외할머니가 절 많이 키워주시기도 했는데 많이 보고 싶었다. 또 무릎 부상이 있어서 그걸로 흔들린 점도 있었고 슬럼프가 왔던 것 같다."

 
 임은수, 유영, 이해인(왼쪽부터 차례대로) 기자회견 모습

임은수, 유영, 이해인(왼쪽부터 차례대로) 기자회견 모습 ⓒ 박영진

 
 - (임은수에게) 김연아가 이끌어 가던 한국 피겨를 새로이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나?
임은수: "(답변 전 눈물 흘리며)
이번 시즌을 열심히 했고 그랑프리에서 좋은 성적을 가져오면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더 많이 부담도 생겼다. 시합을 준비하면서 계속해서 힘들었던 일이 많았는데 어쨌든 굉장히 부담됐던 시합을 마무리했다. 이번 경기는 제게 있어 세계선수권 출전이 결정되는 경기였는데 항상 함께 하던 코치님도 계시지 않았고, 심적으로 부담이 많았던 대회였다. 그래서 홀가분한 마음이 크다. 저도 앞으로도 부담되는 경기가 많이 있겠지만, 연아 언니처럼 잘 이겨내고 부담감 속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더 노력하겠다."

- (유영에게) 경기 전 부담은 없었는지?
유영: "이번 시즌 워낙 (성적이) 안 나와서 부담 없이 마음을 비우고 했다. 부담을 갖고 하면 동작도 잘 안 나오다보니 편하게 하려 했다."

- (유영에게)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유영: "피겨 운동을 시작한 것이 연아 언니 때문이고 목표는 당연히 연아 언니처럼 되는 것이다. 제가 진짜로 이루고 싶은 건 세계 대회 나가서 인정받는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사람들이 제 프로그램에 감동받아 피겨를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한다면 좋겠다."

- (유영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가?
유영: "일단 클린 연기를 하는 것이 목표다. 보러온 사람들에게 제가 그동안 훈련했던 것을 다 보여드리는 것이다. 그때 어떤 프로그램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한 편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

 - (유영에게) 트리플 악셀은 어떤가?
유영: "이번 종합 때는 트리플 악셀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앞으로 꾸준히 연습해서 대회마다 성공률이 높게 나올 수 있도록 만들겠다. 성공률은 아직 잘 모르겠다."

- (임은수에게)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그만큼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을 것 같은데?
임은수: "저는 세계선수권에 꼭 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더 부담됐지만 이번 결과로 시니어 세계선수권을 경험할 수 있게 됐고 그런 면에서 굉장히 만족한다. 올 시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힘든 일도 있었다, 시니어로 처음 데뷔해 많은 일을 겪었는데, 앞으로도 더 많은 경험을 얻고 다음번에 이런 일이 생기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 임은수와 유영은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가?
유영: "은수 언니는 굉장히 정도 많고 훈련할 땐 승부욕이 많다. 어렸을 때부터 은수 언니랑 경쟁해 왔는데 친한 언니이고 잘 타서 배울 점도 많다. 저랑 한 살 차이지만 어른스러운 면이 많은 언니다,"

임은수: "영이는 밖에서 보면 애기 같지만 링크장 안에서는 저를 자꾸만 움직이기에 만드는 선수다. 항상 영이를 보면서 저도 제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었다."

- (유영, 이해인에게)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에 나가는데 목표가 무엇인지.
유영: 작년에 아쉬운 게 많았다. 이번 주니어 월드에서는 주니어 그랑프리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주니어 월드를 포함해 사할린 동계 아시아 유소년대회, 독일 B급대회, 동계체전 등이 남았는데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면서 좀 더 좋은 유영을 보여드리고 싶다."

이해인: "처음 나가는 주니어 월드이고 많이 떨리겠지만 그 대회전까지 다른 대회들도 열심히 할 것이고 준비를 철저하면서, 자만하지 않고 대회 나가서도 아프지 않고 무난하게 잘 마칠 수 있으면 좋겠다."

- (임은수에게) 세계선수권에 나가는 소감과 앞으로의 목표는?
임은수: "아직은 만족할만한 경기를 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분들 엄마, 아빠 등 정말 많은 분이 응원해주시고 저를 보러와 주신다. 그런 분들을 위해, 저도 후회 없는 경기를 만들고 싶다. 남은 경기는 점점 더 끌어올려서 마음껏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좀 이제는 웃으면서 마무리 할 수 있는 경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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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유영 임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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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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