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의 주전 수비수 임채민의 전북 현대 이적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임채민이 팀을 떠나게 되면 화려했던 일화 시절은 이제 성남 팬들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된다.

이번 시즌 K리그1의 유일한 승격팀 성남의 핵심 수비수 임채민이 조만간 팀을 옮길 것으로 예측된다. 유력한 행선지는 전북이다. 전북은 홍정호의 임대 기간이 끝났고 김민재의 중국 슈퍼리그 이적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중앙 수비수 영입에 힘을 쏟고 있다. 국가대표팀 경력이 있고 수년간 K리그에서 정상급 능력을 보여준 임채민으로 공백을 최소화를 노리는 전북이다.

임채민의 이적은 새로운 도전을 나서는 성남에는 달가운 뉴스는 아니다. 이미 또 다른 수비수 윤영선이 팀을 떠난 상태다. 수비 대들보 둘을 한꺼번에 잃게 생긴 성남이다. 이창용과 안영규를 각각 울산 현대와 광주FC에서 데려왔지만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장의 전력 약화보다 성남 팬들 입장에서는 임채민의 이적은 화려했던 과거의 기억을 마무리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더 뇌리에 남을 듯하다. 지난 시즌까지 성남에서 활약했던 윤영선과 임채민은 현재 성남 선수단 중에 유이하게 성남 일화 시절에 팀에 합류한 선수들이다. 이 두 선수와의 작별은 곧 찬란했던 일화 시절이 완전히 끝났음을 의미한다.

성남 FC의 '일화 시절'

성남은 자타공인 K리그를 대표하는 클럽이다. 성남의 엠블럼 위에 새겨진 7개의 별(K리그1 7회 우승)이 이를 증명한다. 2006년 이후 K리그1에서 우승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K리그1 최다 우승팀 타이틀은 성남의 차지다. 그만큼 과거 성남은 강력했다.

7번의 리그 우승 모두 성남 일화 시절에 만든 영광이다. 2013년까지 성남은 모기업인 통일교 산하 기업의 지원 아래에서 K리그를 호령했다. 통일교 총재의 전폭적 지지 아래 무수한 스타 플레이어가 성남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고정운, 이상윤, 신의손(사리체프), 신태용, 김상식, 김두현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성남에서 멋진 플레이를 선보였다.

윤영선과 임채민은 성남과 통일교의 관계가 막바지로 향하는 시점에 팀에 합류했다. 2010년 성남의 멤버가 된 윤영선은 데뷔 해에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이듬해에는 FA컵 정상에 올랐다. 2013년 윤영선과 마찬가지로 성남에서 프로 데뷔에 성공한 임채민은 곧바로 주전 자리를 차지하며 성남의 미래를 밝혔다.

윤영선과 임채민은 2014년 성남이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팀을 지켰다. 많은 스타 선수들이 제 갈 길을 찾아 팀을 떠났지만 윤영선과 임채민은 팀을 지탱했고, FC 서울을 꺾고 FA컵 트로피를 탄천으로 가져왔다.

일화 시절 만큼은 아니었지만 성남FC는 2015년에 대선전하며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2016년 강등을 당하면서 최악의 위기를 맞이했다. K리그2로 팀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팀의 주축들이 팀을 떠나기 시작했고, 2016년 승격에 실패하면서 김두현, 조재철 등 일화 시절의 영광을 공유했던 베테랑들이 클럽과 작별을 고했다.

상주 상무에서 군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던 일화 시절의 마지막 유산 윤영선과 임채민은 지난해 팀에 복귀해 성남의 승격 프로젝트에 힘을 더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통한 윤영선의 수비력은 압도적이었고, 임채민의 노련함은 시즌 후반기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성남 입장에서는 두 베테랑과 반짝거렸던 일화 시절의 역사를 재현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겠지만 현실은 차갑다. 중앙 수비수가 부족한 K리그의 분위기상 자금력이 부족한 시민구단이 국가대표급 수비수를 지키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도 팀을 떠난 윤영선이 대체 선수(이창용)와 소정의 이적료를, 이적이 임박한 임채민이 거액의 이적료(추정 13억)를 선물한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사실 일화 시절의 멤버가 성남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일화 시절 활약했던 선수 남기일이 현재는 감독으로 부임 중이다. K리그를 대표하는 명장 남기일은 짜임새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반란을 노린다. 아직 일화의 기억은 성남 안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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