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의 아시안컵 합류가 극적으로 이뤄졌다. 대한축구협회는 6일 오후 아시안컵 최종엔트리에 합류했던 나상호가 무릎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생긴 공백을 이승우로 대체 발탁한다고 발표했다.

사실 이승우는 최종 엔트리는 물론이거니와 예비 엔트리에도 발탁되지 않았던 선수였다. 그렇지만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은 이승우를 나상호의 대체자로 결정했고, 이승우는 극적으로 아시안컵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월드컵 때와 같은 엔트리 발탁

이승우의 첫 성인 대표팀 발탁은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이었다. 당시 대표팀 공격진 중 이근호, 염기훈, 권창훈이 부상으로 월드컵 엔트리에서 낙마했고, 이청용은 당시 소속 팀에서의 적은 경기 출전으로 경기 감각이 확실치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이 맞물리면서 신태용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승우를 최종엔트리에 합류시켰고 이승우는 스웨덴, 멕시코전에 출전하면서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벤투 감독이 부임한 이후 이승우는 소속팀에서의 출전 시간 문제와 대표팀 내 경쟁자들에 비해 임팩트있는 인상을 남기지 못하면서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 발표 당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하지만 극적으로 이승우는 대표팀에 합류했다. 월드컵 때와 상황이 똑같다. 월드컵 당시에도 서두에 언급한 대로 경쟁자들이 부상과 경기력 저하로 낙마하면서 이승우가 그 자리를 차지했는데, 이번에도 경쟁자였던 나상호가 부상으로 낙마하게 되면서 그 자리를 이승우가 대체하게 된 것이다. 

한 가지 더 당시와 똑같은 점을 찾자면 엔트리 발표 직전 소속팀에서 득점을 터뜨렸다는 점이다. 월드컵 엔트리 발표 직전 리그 경기였던 AC밀란과의 원정경기에서 골을 터뜨렸던 이승우는 결국 월드컵 엔트리에 발탁되었는데 이번에도 지난달 30일 포지아와의 경기에서 올 시즌 첫 골을 터뜨렸고 1주일 후인 6일 아시안컵 엔트리에 합류했다.

벤투에게 신뢰 얻지 못한 이승우, 기대에 부응해야
 
이승우 세레모니 1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이승우가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 이승우 세레모니 1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이승우가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실 이승우는 월드컵 이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합류해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기록하는 등 4골을 기록하며 축구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하지만 소속 팀에선 출전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소속팀을 떠나있느라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기회가 없었다. 9월 한 달 동안 소속팀 헬라스 베로나가 치른 5경기 중 2경기에 출전했으나 출전 시간은 합계 22분에 그쳤다. 

10월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소속 팀이 치른 4경기 중 2경기에 출전해 출전 시간이 63분에 그친 이승우는 우루과이-파나마와의 A매치에서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고 이후 결장이 계속 이어졌다. 결국 벤투 감독은 11월 호주 원정에서 이승우를 제외시켰다. 이 여파는 결국 11월 A매치 이후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기회를 얻었음에도 이승우는 아시안컵 최종엔트리 제외로 이어지고 말었다.

하지만 11월 A매치 이후 소속팀에서 선발출전기회가 늘어난 이승우는 지난해 11월 24일 팔레르모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지난달 30일 포지아전까지 6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하며 주전으로 올라선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포지아와의 경기에선 90분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올 시즌 첫 골을 기록하며 완전히 올라왔음을 증명했다. 여기에 6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한 경기중 3경기에서 90분 풀타임으로 활약하는 등 경기를 소화할 체력도 올라온 것까지 보여줬다.

이런 상황에서 엔트리에 합류했던 나상호가 지난달 28일 훈련과정에서 부상을 입으며 벤투 감독에게 고민을 안겨줬고 벤투 감독은 결국 이승우를 합류시키기로 결정한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을 불과 하루 앞두고 결정된 상황인지라 이승우의 합류 시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두고 합류하는 손흥민과 비슷한 시기에 합류해 16강 토너먼트서부터 활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에겐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조별리그에선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이승우는 이란과의 16강전을 시작으로 일본과의 결승전까지 4경기에서 4골을 쓸어 담으며 금메달에 일조했는데 이승우가 기록한 4골은 절체절명의 승부였던 토너먼트에서 기록한 득점이란 점에서 그 순도가 상당히 높았다.

이승우가 합류하는 시점도 바로 절체 절명의 순간인 16강 토너먼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아시안게임 때처럼 순도 높은 활약을 선보인다면 벤투 감독에게 얻지 못했던 신뢰를 다시 한 번 얻을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아시안컵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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