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UAE 아시안컵 공식 로고.

2019 UAE 아시안컵 공식 로고. ⓒ AFC 아시안컵

 
2019 UAE 아시안컵이 개막했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24개국으로 늘어나면서 대회 일정도 길어졌고, 선수들의 체력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참가국이 늘어난 만큼 조별 리그에서 다소 약체 팀들과 경기를 치르게 됐다. 선수들이 대회 초반 긴장감을 떨어뜨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토너먼트로 진입하게 되면 경기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한국의 목표는 우승이다. 한국이 예상대로 조1위로 진출하면 8강전에서 사우디, 4강전에서 개최국 UAE와 맞붙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보다는 결승전에서 만날 상대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피파랭킹과 역대 성적, 최근 성적 등을 고려해보면 결승전에서 한국과 만날 가능성이 높은 상대는 이란, 일본, 호주.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이 세 나라를 반드시 뛰어넘어야 한다.
 
한국은 2004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에 3-4 패배, 2011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대혈투 끝에 일본에 승부차기 패패,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서는 호주에 1-2 패배를 당하며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이 세 나라를 제대로 분석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란의 수비축구, 아시안컵에서도 통할까?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 ⓒ 이란 축구협회

 
이란은 피파랭킹 29위, 아시안컵 3회 우승에 빛나는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다. 월드컵 이후 치른 6경기 동안 4승 2무를 기록하며 월드컵 때 보여준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요한 건 4실점밖에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란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로는 사르다르 아즈문이 있다. 아즈문은 큰 키를 활용한 포스트플레이와 빠른 발을 갖춘 파괴력 있는 스트라이커이다. 그는 2013년부터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FC 루비카잔과 FK 로스토프에서 뛰며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또,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상대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며 빅 클럽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알리레자 자한바크슈도 위협적인 공격수이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튼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2017-2018 시즌 네덜란드 리그에서 득점왕을 한 전력이 있다. 따라서 언제든지 득점본능이 표출될 가능성이 큰 선수이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월드컵 때 선보인 이란의 수비 축구가 아시아 무대에서도 통할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이란을 상대로 하는 팀들은 대체로 수비 라인을 내려서 경기에 임할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란은 월드컵 때 보여주었던 '선 수비, 후 역습'의 경기력과는 다른 공격적인 모습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이란의 역대 전적은 9승 8무 13패로 이란이 월등히 앞선다. 특히 최근 5경기 기록은 1무 4패다. 그러나 우리가 이란에게 약했던 것은 월드컵 예선뿐이었다. 최근 아시안컵 전적에서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국은 2011 아시안컵 8강전에서 윤빛가람의 결승 골을 통해 승리한 바 있고, 2007 아시안컵 4강전에서도 이운재의 선방을 통해 승부차기로 승리한 바 있다. 아시안컵 무대에서만큼은 우리가 이란에 위축될 필요가 없다.
 
디펜딩 챔피언 호주, 그러나 주요 선수들의 부상
 
호주는 피파랭킹 41위로, 아시안컵 1회 우승에 빛나는 아시아축구 강국이다. 2007 아시안컵부터 참여했기 때문에 우승 횟수는 다른 국가에 비하면 적다. 그러나 3번 참가하여 1회 우승과 1회 준우승을 기록했을 정도로 대회 승률은 그 어느 나라보다 높다. 무엇보다 호주는 지난 대회 우승국이다. 
 
지난 2018년 9월 이후 치른 평가전에서 호주는 3승 1무를 기록했다. 한국과 1대 1로 비긴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만큼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를 지배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중동 지역에서 대승을 거둔 경험이다. 호주는 지난 10월, 쿠웨이트 원정경기에서 4-0으로 승리했고, 지난 12월 31일에는 오만을 상대로 5-0으로 승리했다. 이는 호주가 중동 지역에서도 본인들만의 축구를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호주는 부상으로 비상등이 커졌다. 미드필더 애런 무이, 다니엘 아르자 등이 일찌감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최근 치른 오만 전에서 2골을 기록한 간판 스트라이커 마틴 보일마저 부상으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다. 따라서 호주는 공격적인 부분에서 원활한 경기운영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수비진은 안전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라히튼 주전 골키퍼 매튜 라이언이 호주 골문을 책임진다. 또한 마크 빌리건, 트렌드 세인즈버리의 센터백 라인도 여전히 굳건하기 때문에 수비적인 부분은 기존처럼 탄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호주의 역대 전적은 7승 11무 9패로 한국이 약간 밀린다. 지난 11월에 치른 경기에서는 1-1로 비겼으나, 경기 내용적인 부분에서 한국이 많이 밀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아시안컵 무대에서도 한국은 호주에 약했다.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한국은 호주에 1-2로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따라서 한국은 기존과 다른 경기력으로 호주와 상대할 필요가 있다.
 
세대 교체 후 첫 시험 무대에 오르는 일본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 일본 축구협회

 
일본은 피파랭킹 50위이지만 아시안컵 4회 우승에 빛나는 최다 아시안컵 우승국이다. 또,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월드컵 16강을 3번이나 진출한 아시아 축구 강국이기도 하다. 최근 5번의 아시안컵에서 3번의 우승과, 1번의 4강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일본이 우승할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지난 9월 이후 치러진 평가전에서 일본은 4승 1무를 기록하며 월드컵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4-3으로 승리했던 것이 일본에 엄청난 자신감을 가져다주었다. 일본은 특유의 패스플레이를 연이어 선보이며 경기 내용도 좋았다.
 
사실 많은 이들이 일본 축구의 전설 혼다 게이스케와 하세베 마코토가 국가대표 은퇴 선언 이후 일본 축구의 경기력 약화를 예상했다. 그러나 신예로 등장한 미나미노 타쿠미와 나카지마 쇼야가 엄청난 득점포를 가동했다. 세대교체에 성공한 것이다.
 
미나미노 타쿠미는 5번의 평가전에서 무려 4골을 기록하며 간판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오스트리아 리그 잘츠부르크에서도 주전으로 맹활약하고 있으며,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3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는 등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다.
 
타쿠미만큼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나카지마 쇼야이다. 그는 167cm의 단신이지만, 포르투갈 리그에서 지난 시즌 10골 10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이번 시즌도 5골 5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현재까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11월 키르기스스탄 전에서도 골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과 일본의 역대 전적은 41승 23무 14패로 한국이 앞선다. 그러나 최근 5경기에서는 1승 2무 2패를 기록했다. 최근 아시안컵 전적에서는 막상막하였다. 2007 아시안컵 3, 4위전에서는 한국이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지만, 2011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일본이 승리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시안컵에서 한일전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국·이란·호주·일본, 모두 조 1위로 조별예선을 통과해야
 
한국의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를 만나도 이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실력과 함께 운도 따라줘야 한다.
 
한국과 이란, 호주, 일본 모두 조1위로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면, 한국은 준결승전까지 세 나라와 만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 또는 이란, 호주, 일본이 조2위 혹은 3위를 하게 된다면 그보다 더 빨리 만날 가능성이 생긴다. 따라서 결승전까지 편하게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무조건 한국이 조 1위를 하고, 세 국가의 조 1위 역시 기대해야 한다.
 
한국은 1956년 아시안컵 초대 우승국이다. 그러나 1960년 2회 연속 우승한 뒤, 59년 동안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 참여하는 한국의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축구 전설 차범근, 박지성도 이루지 못한 꿈, 아시안컵 우승. 새로운 축구 전설 손흥민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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