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먼저 들어 갈게요. 아, 피곤한 Monday evening. 오늘 하루 어떻게 지나간 건지." - 임수연 새 EP앨범 타이틀곡 'Monday' 중에서.

2017년 이별한 연인의 감성을 건드리는 EP < Fingerprint >를 발표하며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임수연이 지난 14일 새 EP < Monday >를 발표했다. 'Monday', '니 옷(Your Clothes)', 'Winter Cabin'이 수록된 이번 EP를 그는 팔레트라고 표현했다.

"세 곡 모두가 색깔이 달라요. 이 색깔, 저 색깔이 있죠."

네바다 주립 대학교에서 호텔 경영을 공부했지만 그가 하고 싶었던 것은 음악이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 와서 음악을 시작했어요. 2016년 초부터 준비를 해서 2017년 7월 첫 EP < Fingerprint >가 나왔어요. 자취하면서도 매일 기타를 치고, 자작곡을 썼던 것 같아요. 한국에 돌아오면 음악을 정식으로 한 번이라도 해보자 해서 음악을 하게 되었죠."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색깔의 음악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는 솔직하고 깊은 이야기를 전하는 음악가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여러 가지 색깔이 많은 싱어송라이터로 다가가고 싶어요."

27살, 웃음 많은 그를 지난 12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싱어송라이터 임수연

싱어송라이터 임수연 ⓒ 김광섭

 
- 팬들이 새 EP를 어떻게 들으면 좋겠어요?
"'Monday'가 타이틀곡이에요. 현대인에게 월요병이 있잖아요?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한 곡이라서 가사도 재미있고 공감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가사 들으면서 리듬도 타면서 재미있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겨울 오두막 'Winter Cabin'은 캐럴 곡이에요. 크리스마스 시즌 때 들으시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시면 좋겠어요."

- 'Monday'는 월요병이 싹 씻길 만큼 경쾌한데요? 월요일이라서 더 신나는 것 같고요?
"커피를 주문하면서 '아, 피곤한 먼데이 아침이다'로 곡이 시작해요. 피곤하게 먼데이를 시작하지만, 뉴욕이나 라스베가스에서는 재미있는 일들이 있겠지 상상해요. 그럼에도 나는 먼데이에 있죠. 솔직히 가사만 보면 신나지는 않아요. 리듬을 컨템포러리 알앤비로 풀어내려고 해서 그루브가 있어요. 리듬감 있게요. 풀 밴드 사운드를 해서 신나게 들을 수 있게 최대한 풀어낸 곡이죠."

- 가사에도 라스베가스가 나오는데, 네바다주립대에서 호텔경영을 공부하다 음악을 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대학교에 다니다가 음악을 하고 싶어진 것은 아니고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생각이 있었어요. 목표가 음악을 하는 것이라서 졸업하기 위해 학업에 집중했어요. 그래서 파티를 하거나 놀 시간은 없었어요."

- 호텔경영 관련 일은 계속하는 건가요?
"아니요."

- 그런데 왜 그 전공을 택했나요?
"한국어, 영어, 일본어를 할 줄 알아서 음악 말고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호텔 쪽이 유리하겠다 해서 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무관하게 되었지만요."

- 2017년 여름, 데뷔하여 이번 EP까지 10여 곡을 발표했어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첫 EP에서는 내가 만든 노래로 발표하는 것과 대중을 찾아뵙 것에 집중했어요. 대학교 때 쓴 곡들이 들어가 있어서 사랑과 이별에 풋풋한 감정이 들어가 있어요. 서툰 느낌도 있고요. 지금은 무엇이 나아지고, 무엇을 배웠나 하는 것을 음악에 넣으려고 해요. 색다른 모습과 더 많은 장르를 시도했고요."

- 첫 EP 수록곡 '모래성'은 성숙한 사랑 같았는데, 서툰 사랑이었군요.
"'붙잡고 싶고, 잘할 수 있었을 텐데… 다시 돌아간다면...' 그런 감정이 많이 담긴 노래죠. '모래성'을 부를 때 이런 감정이 있었구나 생각이 들어요. 곡 '기억할게'는 모래성보다 성숙한 감정인 것 같아요. 헤어지고 보내주는 것에 대해 담담할 수 있고, 슬프지만 아름답게 기억한다 말할 수 있고요."

"네가 모래성이면 다 부숴 없앨 텐데. 쌓지도 않을 텐데."
- 지난해 발표한 데뷔앨범 < Fingerprint > 수록곡 '모래성' 중에서.

"너의 눈동자에 내가 담길 일 없어도 우리 이야기에 끝이 있어도 너를 기억할게 아름답게."
- 지난 2월 발표한 앨범 < I'm Okay > 수록곡 '기억할게' 중에서.

- 자기 이야기를 곡에 담는 편인가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제 경험담은 아니에요. 완전히 다른 소스에서 영감을 받을 때도 있고요. 책을 읽는다거나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들을 때 영감을 받아요."
 
 새 EP < Monday > 재킷 이미지.

새 EP < Monday > 재킷 이미지. ⓒ 라라뮤직

  
- 새 EP에 실린 '니 옷'은 사랑과 이별을 이야기하는데요?
"순수하고 아름다운 애절한 마음이 담긴 이별 노래라고 들어주시는 분도 계셨는데, 약간 스토커로 받아들이는 분도 계셔서 재미있었어요. 가사 있는 그대로 헤어진 연인의 옷을 입고 자려고 누웠는데 그 향기에 드는 생각과 상상을 쓴 곡이에요. 이별 노래죠."

- 임수연씨의 사랑은 어때요?
"지금 만나는 사람은 없고요. 사랑이라는 모토 자체가 너무나 중요해요. 예전에 느꼈던 사랑이라든지, 지금 어디에서 느끼는 사랑이라든지 그것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페이드 아웃이 되면 영감이 없어지니까요."

- 이상형은?
"외모적으로는 없어요. 이야기가 잘 통하고, 웃을 때 따뜻한 느낌을 주고, 상냥하고, 듬직한 남자요."

- 록, 팝, 어쿠스틱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데, 임수연씨는 어떤 장르에 가까운 사람인지?
"감정 기복이 심하다 보니까 매일 매일까지는 아니지만, 매주 다른 것 같아요. 어떨 때는 록에 가까운 인생을 살려고 하는 주가 있고요. 어떨 때는 어쿠스틱한 감성 모드로 지낼 때가 있죠. 아일랜드 뮤직 있잖아요? 하와이안 그런 스타일의 인생을 살고 싶어요. 레이디 백하고요."

-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주로 뭘 하죠?
"커피를 되게 좋아해요. 쉬는 날에 커피가 맛있는 집 찾아다녀요."

- 내 인생의 '컬러'라고 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지금은 회사 식구들이요. 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음악적으로 의견도 주시면서 도와주세요. 음악 팀 개념으로 같이 있어 주시는 분들이죠. 제가 집중하고 있는 것이 음악이니까 내 인생의 색깔이라고 하면 라라뮤직 팀이요."

- 공연에서 '꿀벌들'이라는 말을 하던데, 누구를 가리키는 말인가요?
"세션 분들이에요. 같이 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제가 낯을 많이 가려 오랫동안 사적인 대화를 한 번도 못했었어요. 요즘에는 많이 친해졌어요. 이번 신곡 'Monday'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하세요. 세션 분들을 어떻게 소개할까 했는데, 이반석 프로듀서께서 장난으로 '꿀벌들' 어떠냐고 하셨어요. 벌처럼 윙윙 다 같이 다닌다고 해서 마음에 들었는데, 듣는 분들이 다 '(세션은) 꿀벌이고 너는 여왕벌이냐'고 받아들이더라고요. 그 후부터 꿀벌들이라고 멘트를 못하고 있어요. 제가 여왕벌로 느껴지나요?" (아뇨.) "그렇죠! 공주병처럼 이야기하려고 한 게 아닌데 무대에서 꿀벌이라고 못하고 있어요."

- 무대를 찾으면 어떤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
"단독 콘서트는 한 번 했어요. 그때를 말씀드리면,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비슷한 패턴으로 가면 지루해질 수 있잖아요? 다양한 장르, 다양한 모습을 즐기면서 들을 수 있게 꾸미려고 해요. 노래할 때는 가사로 소통하며 다가가고 싶어요. 한마디, 한마디 들으시는 분의 마음과 귀에 꽂혔으면 싶어 소통을 많이 하는 공연을 하려고 해요."

- 곡 'Let Yourself Be'에서 자신을 느끼고 자유롭게 하라는 메시지를 전했어요. 젊은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대 초중반부터 막막한 것 같아요. 하고 싶거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은 많은데, 사회에 나와서 현실적인 어려움과 마주치게 되고요. 어두컴컴해서 힘들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저라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하나인 거잖아요. 영화 같은 사랑이 없어도 나라는 사람, 나의 색깔을 사랑해줄 사람은 생길 거예요. 그래서 자기 자신이 먼저 자신과 마주하고 사랑해야 하지 않나 해요. 긴 여행이 앞에 남았으니까 숨을 쉬고, 자기 자신이 먼저 되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또래 친구들에게도, 저 자신에게도요."

- 힘들었을 때가 있었을까요?
"미국에서 유학할 때 답답하고 힘들었어요. 부모님하고 지내는 한국 친구들이 부럽고요. 왜 깨워주지 않았느냐? 왜 빨래가 안 되었냐? 부모님께 말할 수 있는 게 부럽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혼자고 외롭고 답답하구나 생각했죠. 중학교를 졸업 안 했을 때 미국 유학을 갔거든요. 그런데 한국에 와서도 아는 사람도 없고, 친구들은 다 미국에 있어 잘 소통도 안 되는 것 같았어요. 길이 안 보여 되게 힘들었을 때가 있죠.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지만 엄청 느리게 가고요. 그때 곡을 정말 많이 썼죠."

- 곡으로 힐링을?
"네. 아무래도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감성적이면 예술 활동이 잘 되잖아요."
 
 싱어송라이터 임수연

싱어송라이터 임수연 ⓒ 김광섭

 
- 정규앨범 계획이 있다면?
"2019년 가을 즈음에 나올 예정이에요."

- 발표한 곡들로?
"새로운 곡들이요. 곡을 정말 많이 써야 해요. 한 곡도 대충 쓰고 싶지 않고요. 작업량이 많죠."

- 여러 장르 음악을?
"아마 그럴 거예요. 그리고 99% 한국어로 하고요. 타이틀곡이 영어 곡일 때가 있었거든요."

- 2019년, 임수연에게 어떤 해가 되길 바라는지?
"계획된 앨범, 프로젝트가 있어서 제가 하려고 하는 것, 해야 하는 것을 딴생각 안 하고 성실하고 멋있고 꽉 채우고 싶어요. 저 자신에게 최선을 다했다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하나하나 해나가는 거죠. 막 큰 욕심 부리면 제가 해야 할 것을 놓치니까 하나하나 주어진 것을 제 모든 열정을 다해 해내는 꽉 찬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월간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 2019년 1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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