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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재 탈당에 뿔난 바른미래당 "정보위원장직 놓고가라" 자유한국당 복당을 앞둔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선언을 하자,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이 이 의원을 향해 "정보위원장직을 놓고가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친박철새냐!"
"박근혜 비서실장답다!"
"최소한의 도의는 지켜야지!"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 앞은 아수라장이었다. 바른미래당 탈당,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한 이학재 의원 앞을 바른미래당 일부 당직자‧당원 10여 명이 둘러쌌다. 이들은 이 의원에게 바른미래당 몫으로 받은 국회 정보위원장 자리를 내놓고 갈 것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취재진까지 몰려들자 이 의원은 기자회견 후 예정돼 있던 기자들과의 만남을 진행하지 못하고 방송기자실로 몸을 피했다.
 
ⓒ 김지현
 
이학재 탈당에 뿔난 바른미래당 "정보위원장직 놓고가라" 자유한국당 복당을 앞둔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선언을 하자,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이 이 의원을 향해 "정보위원장직을 놓고가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국회 방호과 직원들이 이들을 제지하고 있다. ⓒ 남소연
거센 항의받은 이학재 의원 자유한국당 복당을 앞둔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선언을 하자,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이 이 의원을 향해 "정보위원장직을 놓고가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거센 항의받은 이학재 의원 자유한국당 복당을 앞둔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선언을 하자,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이 이 의원을 향해 "정보위원장직을 놓고가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바른미래당 당원들이 기자실 문 앞에서 이학재 의원에게 면담을 요구했으나,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이들은 "정보위원장 먹튀(먹고 튀다)한 이학재는 양심이 있냐?", "장물을 그대로 받아먹는 자유한국당은 장물아비냐!"라면서 문 앞을 가로막고 버텼다. 이 의원은 다른 쪽 문을 통해 빠져나가려고 했으나 그새 달려든 당직자들에게 길이 막히자 다시 기자실로 숨어들었다.
 
이후 이 의원은 국회 방호과 직원들의 도움으로 바른미래당 당원들의 요구를 외면한 채 국회 동문으로 빠져나갔다. 잰걸음으로 국회를 나서는 이 의원 뒤로 "왜 도망가느냐", "창피한 줄 알아야지" 같은 외침이 꽂혔다.
 
자유한국당 "이학재 복당, 환영한다"
 
김병준 손 잡은 이학재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 입당 예정인 이학재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이학재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20분,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병준 위원장은 활짝 웃으며 이학재 의원의 손을 잡았다. 김 위원장은 "마음고생 많으시다, 환영한다"라며 "여러 가지 고민도 많고 고통도 많으셨을 텐데 큰 결단을 하셨다"라고 위로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에 고민했던 것들이, 이제 자유한국당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토양이 됐으면 좋겠다"라면서 "저뿐만이 아니고, 보수우파를 지지하는 분들이 다 마음고생을 하고 어려운 시기 보냈는데, 이제는 정말 쇄신해서 전열을 가다듬고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고 건강한 대한민국 만드는 데 기여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 의원께서 우리와 합류해주시니까, 이것도 또한 새로운 통합"이라며 "인적쇄신도 통합을 위한 것이고, 다른 당에 있는 분을 받아들이는 것도 통합으로 가는 길이 아닌가 싶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잘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국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희 당과 뜻을 같이 하시는 분이니까, 환영한다는 말씀드린다"라며 "저희 당과 가치를 같이하시는 분은 누구나 들어오는 것을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이야기했다.
 
바른미래당 탈당 선언한 이학재 의원 자유한국당 복당을 앞둔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 남소연

이학재 의원은 김병준 위원장과의 면담을 마치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오늘 자유한국당에 입당한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좌초 이후 지난 2년여 동안 당을 떠나 무너진 보수를 되살리고자 했다"라며 "그러나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봤듯이 국민의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보수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제 신념은 결코 변함이 없다"라며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민생·경제·안보를 모두 어렵게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야권 특히 보수 야권은 분열돼 이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다는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듣고 있다"라며 "이제 저는 자유한국당에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더 힘 있고 믿음직스러운 보수, 더 새로운 보수의 이름으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고 민생경제와 국가안보를 되살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라며 기자회견을 마치려 했으나,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의 항의에 막혀 제대로 매조짓지 못했다.

이학재 "국회 관행대로"... 정보위원장 사퇴 불가 입장 표명
 
이학재 의원의 자유한국당 복당 논란 중심에는 정보위원장 자리가 걸려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앞서 17일 기자들에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다"라면서도 "절에서 덮으라고 주는 이부자리까지 가지고 가는 경우는 없다"라고 한 바 있다(관련 기사: 손학규의 경고 "이학재, 이부자리는 내놓고 가라"). 여기서 말하는 '이부자리'가 정보위원장 직이다.
 
국회 교섭단체간 협의를 통해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배분하면서, 정보위원장 자리는 바른미래당몫으로 돌아갔다. 이학재 의원은 이혜훈 의원과 바른미래당 안에서 경선을 거쳐 승리, 정보위원장 자리를 받게 됐다. 그러나 이학재 의원이 정보위원장 직을 유지한 채 자유한국당으로 가면서, 바른미래당 몫으로 있던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 2석이 1석으로 줄게 됐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실개혁과 미래를 뒤로 하고 과거로 다시 돌아가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라면서 "이학재 의원께서 가지고 계신 정보위원장 자리는 반납하는 것이 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그 자리는 원구성 협상을 통해 원내교섭단체로서 바른미래당이 확보하였고, 당이 이학재 의원에게 잠시 임무를 맡겨서 행사하는 자리"라고 역설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이학재 의원이 바른미래당 내부 경선 당시 "특히 정보위원장은 자기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하는 자리이다"라고 발언한 것을 인용하며 "정보위원장 자리는 자기 정치를 하는 사람의 자리가 아니다, 그런 만큼 상임위원장 자리는 놓고 가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표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도 이학재 의원 입당 전에 정보위원장 문제를 정확하게 해결하고 매듭지어줄 것을 부탁했다"라며 "나 원내대표께서도 '개인적으로는 정보위원장 자리를 가져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이 문제를 다루겠다'라고 말씀하신 만큼, 이 문제를 원만하게 매듭질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나경원 원내대표는 18일 기자들 앞에서 "그거는 제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정보위원장 자리는 국회에서 본회의 표결로 당선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일단은 우리 이학재 위원장과 의견을 나누겠다"라는 정도로 갈음했다.
 
당사자인 이학재 의원은 방송기자실에서 몸을 피해 있는 상태에서 기자들에게 "최근에 당적 변경과 관련된 여러 경우가 있었지만 단 한 차례도 당직 변경으로 인해서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하든지 사퇴하든지 했던 사례가 전혀 없다"라며 "이것은 국회 관례를 떠난 요구"라고 하소연했다.
 
이 의원은 "상임위원장은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 전원의 투표로 결정이 됐잖느냐"라면서 "지금 유독 문제 제기하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입장이나 심정은 충분히 이해를 하지만, 국회에 선례가 없는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의원장 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음을 거듭 밝혔다.
태그:#이학재, #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 #정보위원장, #먹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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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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