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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입장하는 김병준-나경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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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종군해서 국가에 다시 공을 세우면, 얼마든지 재중용할 수 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협위원장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들에게 '구제책'이 있음을 암시했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앞서 15일,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당협위원장 배제 명단을 확정했다. 비대위가 최종 확정한 명단에는 21명의 현역 의원들이 '물갈이' 대상에 포함됐다. 원유철·최경환·김재원·엄용수·김무성·김용태·이종구·이은재·김정훈·곽상도·정종섭·홍일표·윤상현·홍문종·권성동·홍문표·이완영·윤상직·황영철·이군현·이우현 의원이 바로 그들이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선 상황이다. 당협위원장에서 배제된다는 것은 차기 총선에서 지역구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5일 "남은 1년간 의정활동을 통해 성과를 내실 경우, 21대 총선에서는 충분히 가점을 얻을 수 있다"라며 구제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김병준 "앞으로 총선 때까지 시간 남았다"

김병준 위원장은 17일 한국당 비상대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부터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잖나"라면서 "사람 일이 다 그렇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과거에도 그런 적이 있다며 "그분들이 정말 백의종군하면서 국가에 다시 공을 세우면, 그런 분들을 다시 재중용하는 일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에 배제되신 분들도 앞으로 총선 때까지 (시간) 남았지 않나"라며 "그분들이 어떤 일 하실지 모르잖나"라고 재차 여지를 남겼다.

다만 김 위원장은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차기 지도부가 현 비대위의 결정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이야말로 당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하는 말"이라며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이 느껴지지 않겠나, 어떻게 함부로 그런 말을 하나"라고 불쾌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를 "우리 정치에 대한 그리고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규정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당으로선 굉장히 아픈 결정"이라며 "국민에게 실망을 드린 주요 사건에 대해 최소한의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고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계파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라면서 "제가 와서 계파주의와 전쟁을 시작했고, 또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선되며 계파 파괴의 길을 열었다"라고 평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번 결정도 계파주의와 당의 결별"이라고 선언했다. 이번 교체 대상 21명 현역 의원 중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12명, 비박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9명이다.

김병준 위원장은 "우리는 산을 볼 때 숲과 나무를 다 같이 봐야 한다"라며 "그런데 당 안에 있는 사람은 아무래도 나무를 많이 보게 돼 있다, 국민은 숲을 많이 보게 된다"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결정은 그야말로 숲을 보는 국민의 시각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배제되신 분들의 사정이나 당시 상황 보면 다들 나름대로 설명할 것들이 상당히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억울한 분도 많이 계시다"라면서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단 이유만으로, 혹은 자기가 저지르지 않은 일에 대한 결과로 책임을 묻는 게 적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국회의원은 과거 성공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과거 투쟁에 대한 보상은 더더욱 아니다"라면서 "일부 계파 보스나 당 일부 지도자에 대한 충성의 대가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계보 정치를 탈피하고, 의원도 국회의원직이 마치 과거 성공 내지는 투쟁에 대한 보상인양, 전리품인양 여기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학재 복당에 대해선 "부정적일 것 없다"
 

김병준 위원장은 또한 일부 바른미래당 의원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할 조짐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한국당 당협위원장 배제 과정에서 일부 바른미래당 의원의 소속 지역구가 비게 됐다. 김병준 위원장은 "원내에 당협위원장 자리가 비어있는지 안 비어있는지조차 잘 모른다"라면서 "한 분 한 분 지역이 어떻게 돼 있고, 지역구 사정이 어떤지 제가 다 살피지 못했다"라며 의도적으로 비워둔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의 바른미래당 탈당 및 자유한국당 복당 조짐에 대해서는 "아직 연락은 받지 못했다"라면서도 "우리 당에 계셨던 현역 의원이 오시겠다는데 거기에 대해서 제가 부정적으로 이야기할 건 아무것도 없다"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태그:#김병준,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비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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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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