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벤투호가 지난 11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 한국 대표팀 벤투호가 지난 11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 대한축구협회


벤투호의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개개인의 치열한 생존 싸움은 곧 팀 전력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벤투호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최종 엔트리 선발을 위한 마지막 옥석 가리기에 여념이 없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지난 11일부터 울산에서 소집 훈련을 진행 중이다.

사실 온전한 전력은 아니다. 벤투호 베스트 11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럽파는 시즌 중이라 조기 차출이 어렵다. 하지만 K리거들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 시즌을 마친 선수들 위주로 전력 담금질에 한창이다.

오는 20일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왼쪽 풀백과 2선은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23명은 대회 개최국인 아랍에미리트로 23일 출국한다.

레프트백 김진수 가세, '홍철-박주호 체제' 위협할까

벤투 감독은 한국 사령탑을 맡은 이후 수비 라인에 있어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수비 조직력 극대화를 위해 많은 변화 대신 연속성을 가져가는데 중점을 둔 것이다.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전부터 이용-장현수-김영권-홍철 포백 라인을 주로 가동했고, 실제로 낮은 실점률을 기록하는 등 소득은 많았다.

장현수(FC도쿄)의 이탈로 센터백 한 자리가 공석이 생겼지만 특급 신예 김민재(전북현대)가 버티고 있어 크게 전력 누수라고 보긴 어렵다.

센터백과 오른쪽 풀백보다 훨씬 든든한 포지션은 왼쪽 풀백이다. 주전과 비부전의 격차가 크지 않다. 그동안 홍철(수원삼성)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박주호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김진수(전북현대)마저 가세했다.

김진수는 두 차례 불운을 맛봤다.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주전이 유력했던 왼쪽 풀백이지만 두 대회 모두 부상으로 인해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인터뷰하는 김진수 11일 오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김진수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 인터뷰하는 김진수 11일 오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김진수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에서도 잠시 동안 몸 담은 김진수는 전북 현대 복귀 후 여전히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왼쪽 풀백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당한 부상이 장기화되며 월드컵 불참은 물론, 벤투호 출범 이후 대표팀에 승선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여기서 좌절하지 않았다. 김진수는 지난 10월 말 수원전에서 부상 복귀전을 치른 이후 여러 차례 풀타임을 소화하며 몸 컨디션에 이상이 없음을 증명해 보였다. 김진수가 전성기 시절의 폼을 끌어올린다면 그동안 벤투호의 왼쪽 측면을 담당한 홍철과 박주호(울산 현대)의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 입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물론 중앙 미드필더도 소화할 수 있는 박주호의 다재다능함을 감안할 때 벤투 감독이 김진수까지 총 3명의 왼쪽 풀백 자원을 최종 23명 엔트리에 포함시킬지는 미지수다. 9일 간의 조기 소집 훈련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남태희 이탈이 불러온 대표팀 2선 경쟁

벤투호 2선 경쟁도 매우 박빙이다. 2선 공격의 경쟁력이 높아져야만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노린다. 대부분의 팀들은 한국을 상대로 수비 위주의 전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최전방 공격수 한 명에 의존해서는 상대 밀집 수비를 분쇄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2선에서의 파괴력이 중요하다.

2선은 해외파들이 중심이라고 볼 수 있는데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부동의 주전으로 한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남은 중앙과 오른쪽은 벤투 감독의 고민을 빠뜨리게 한다.

그동안 남태희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꿰차고 있었다. 벤투호 출범 이후 6경기 동안 모두 선발 출전하며 벤투 감독의 황태자로 불렸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불의의 십자인대부상으로 시즌 아웃됨에 따라 아시안컵 출전이 좌절됐다.

남태희는 화려한 개인기와 발재간으로 2선에서 창의적인 공격을 가능하게 해주는 주요 자원이었다. 현재 벤투호에서 남태희와 비슷한 유형의 2선 자원은 전무하다.
 
돌파하는 이재성 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칠레의 친선경기. 이재성이 돌파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칠레의 친선경기. 이재성이 돌파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럼에도 남태희와 스타일은 다르지만 개성 넘치고 유능한 이름들이 여럿 있다.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희찬(함부르크), 문선민(인천) 등이 벤투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고, 지난 11월 벤투호에 승선하지 못한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도 여전히 경쟁자로 꼽힌다.

이 가운데 이재성과 황희찬은 독일에서 꾸준하게 주전으로 출전하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이승우는 베로나에서 벤치에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최근에서야 선발로 올라서며 가능성을 남겼다.

이뿐만 아니다. 올드보이 이청용(보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지난 11월 A매치 때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하며 시험대에 올랐고, 나상호(광주)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구자철은 부상으로 눈물을 흘렸지만 이청용은 남다른 클래스를 과시했다. 나상호는 11월 호주-우즈베키스탄전에 연속으로 출전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또, 이번 울산훈련에는 조영욱(FC서울), 김인성, 한승규(이상 울산 현대), 김준형(수원 삼성), 장윤호(전북 현대) 등 새 얼굴들이 가세했다.

한승규, 김준형은 2선 중앙에서 창조성과 역동성을 겸비했고, 조영욱과 김인성은 측면과 전방에서 뛸 수 있다. 그리고 장윤호는 2선과 3선을 넘나들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최종 선택은 벤투 감독에게 달렸다. 어떠한 조합으로 최적의 시너지 효과를 낼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벤투 손흥민 이재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