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의 미래 킹슬리 코망이 조기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남겨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10일 코망은 독일의 유력지 '빌트'와 인터뷰에서 "나는 내 세 번째 수술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은퇴를 한다면) 다른 삶을 살 것이다"며 추가적인 부상이 발생하면 은퇴도 불사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올해로 만 22세의 코망은 어린 나이에 큰 수술을 두 번 받았다. 지난 시즌 헤르타 베를린과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 참여하지 못했던 코망은 이번 시즌 초반에는 호펜하임과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다치며 눈물을 흘렸다.
 
 독일 분데스리가팀 바이에른 뮌헨 소속 킹슬리 코망(Kingsley Coman) 선수의 모습.

독일 분데스리가팀 바이에른 뮌헨 소속 킹슬리 코망(Kingsley Coman) 선수의 모습. ⓒ 킹슬리 SNS 갈무리

 
축구 선수에게 부상은 숙명과 같은 일이지만, 코망의 경우처럼 어린 시절부터 부상 악령에 시달리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망처럼 어린 나이에 잦은 부상을 당한 끝에 예상보다 일찍 선수 생활을 마감한 스타가 많다. 부상으로 일찍 축구계를 떠나게 된 선수들을 살펴본다.

무릎 부상에 쓰러진 독일의 '축구 천재' - 세바스티안 다이슬러

만 18세에 분데스리가에서 데뷔한 세바스타안 다이슬러는 독일 축구의 미래로 일컬어졌다. 빠른 발과 탁월한 기술을 겸비한 다이슬러의 등장은 2000년대 초반 테크니션을 갈망하던 독일 대표팀의 주목을 끌기 충분했다.

그러나 무릎 부상이 그의 앞길을 막았다. 이미 10대 때부터 십자인대 파열로 고생하기 시작한 다이슬러는 매 시즌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만 20세가 되기도 전에 십자인대 부상과 아킬레스건 파열 등 축구 선수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수 차례 당했다. 

잦은 부상에도 2002년 다이슬러는 뮌헨의 선택을 받을 정도로 검증된 재능이었다. 뮌헨의 기대와 달리 다이슬러는 여러 가지 종류의 부상에 시달리며 점차 기량이 하락했다. 다이슬러는 부상과 이에 따른 월드컵 멤버 탈락으로 인해 우울증까지 겪었다. 결국 2007년 그는 은퇴를 선언했다. 다이슬러가 축구계를 떠나기로 발표한 2007년 그의 나이는 고작 만 27세에 불과했다.

부상이 괴롭힌 '백조'의 신화 - 마르코 반 바스텐

마르코 반 바스텐은 네덜란드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격수로 칭송을 받는다. 1981년 만 17세의 나이에 네덜란드의 명문 클럽 AFC 아약스에서 경력을 시작한 반 바스텐은 빠르게 네덜란드를 지배했다. 아약스에서 여섯 시즌 동안 리그에서만 128골(133경기)을 쏟아낸 반 바스텐은 이탈리아의 AC 밀란으로 이적했다.

밀란에서 반 바스텐은 절정기를 맞이했다. 큰 키에 어울리지 않는 우아한 발 기술로 이탈리아마저 정복했다. 거대한 '백조(cigno)'는 아름다운 플레이로 네덜란드 대표팀의 유로 1988 우승까지 이끌었다. 반 바스텐은 밀란 시절에만 3번의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당대 최고의 공격수로 군림했다.

허나 완벽한 공격수 반 바스텐에게도 약점이 있었다. 바로 부상이었다. 어린 나이부터 시작된 발목 부상이 반 바스텐을 괴롭혔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팀 내 비중으로 인해 반 바스텐은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부상의 빈도가 늘어났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크고 작은 부상이 겹쳤다. 출전 시간 대비 결정력을 뛰어났지만 정상적인 몸 상태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망가진 몸은 수술로도 극복할 수 없었다. 1992-1993 시즌이 반 바스텐의 마지막 시즌이 됐다. 네덜란드 축구 영웅은 만 29세의 나이에 커리어를 마감했다.

'유리몸'의 대명사 - 오언 하그리브스

잉글랜드 출신의 오언 하그리브스는 특이하게 바이에른 뮌헨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하그리브스의 재능을 알아본 뮌헨은 2000년 만 19세의 하그리브스에게 기회를 줬다. 이듬해에는 잉글랜드 대표팀에 선발되었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참여하는 등 성공 가도를 달렸던 하그리브스다.

2007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선택을 받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넘어온 하그리브스는 특유의 멀티 플레이어 기질로 맨유의 '더블(리그-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일조했다. 하그리브스의 미래는 밝아 보였다.

불행히도 거기까지였다. 2008-2009 시즌 초반 무릎 부상을 당한 하그리브스는 해당 시즌을 완전히 부상으로 날렸다. 무릎 부상의 여파로 다음 시즌에도 하그리브스의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2010-2011 시즌 복귀 경기에서 경기 시작 5분 만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하그리브스는 또다시 대부분의 시간을 병상에서 소비했다.

맨유에서 부상에 신음했던 하그리브스는 2011년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며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실패였다. 자신의 몸 상태를 증명하는 영상을 올리는 등 분투하는 하그리브스에게 많은 팬들의 격려가 있었지만, 맨시티에서 하그리브스는 리그 1경기를 소화하는 데 그쳤다. 2012년 맨시티에서 방출을 당한 하그리브스는 만 31세의 나이에 선수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조기 은퇴 킹슬리 코망 세바스티안 다이슬러 마르코 반 바스텐 오언 하그리브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