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엠넷은 'Mnet-KMTV Music Festival(MKMF)'를 대신할 시상식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Mnet Asian Music Awards(MAMA)'인데요. 우리의 K-POP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범위를 넓히고, 아시아 각국의 문화를 교류하고자 만들었기에 나름 뜻깊은(?) 시상식이라고 볼 수 있죠. CJ가 물량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K-POP의 전파를 위한 것도 있지만요.

허나 이런 취지가 무색하리만큼 K-POP의 종주국인 한국을 제외하고 해외 개최(마카오, 싱가포르, 홍콩, 요코하마 등)를 고집하는 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내수용 시상에 아시아 뮤직이란 껍데기를 씌우면서 해외 가수들을 K-POP 축제에 들러리로 내세운다는 주장과 지난 수 년간 나눠주기와 퍼주기 등으로 신뢰도 낮은 시상에 관한 지적에 많은 팬들의 골머리를 앓게 하기도 했죠.

그렇게 지난 수년동안 우여곡절을 거쳐 마침내 MAMA도 멜론 뮤직 어워드처럼 10번째 생일을 맞았는데요. 국내 신인들과 해외 신인들 위주로 구성되었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국내외 신인들이 한국에서 열린 이번 MAMA에서 어떤 무대를 보여줬는지 함께 만나보시죠.
 
 과거 MAMA를 통해 신인상을 차지했던 선배 가수들의 노래를 선보였던 신인 가수들의 무대

과거 MAMA를 통해 신인상을 차지했던 선배 가수들의 노래를 선보였던 신인 가수들의 무대 ⓒ Mnet

Rookie's Challenge - 선배의 노래와 패기 넘치는 후배 가수들의 만남

지난 10년동안 MAMA에서 신인상을 받았던 가수들(2NE1, 슈프림팀 - 이상 2009), 씨엔블루, miss A(이상 2010), 허각, Apink(이상 2011), 버스커버스커, 에일리(이상 2012), 로이킴, 크레용팝(이상 2013), WINNER(2014), TWICE, iKON(이상 2015), NCT 127, I.O.I(이상 2016), Wanna One, PRISTIN(이상 2017))은 수없이 많았는데요.

때로 불공정성 시비도 있었지만, 이들로 하여금 지금의 K-POP이 존재한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지난 10일에 공개된 한국에서의 무대를 통해 공개된 패기와 열정이 넘쳤던 선배들의 신인 시절 노래들을 후배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커버했는데요. 더보이즈의 선우와 (여자)아이들의 소연이 슈프림팀의 'Super Magic'을, 형섭X의웅이 2NE1의 'I Don't Care'을 각각 불렀고, 프로미스나인의 규리, 하영, 나경이 iKON의 '취향저격'을 어쿠스틱 버젼으로 불렀죠. 마지막으로 TWICE의 직속 후배들인 스트레이키즈가 'OOH-AHH하게'를, 워너원의 직속 후배인 IZ*ONE이 '에너제틱'을 각각 부르면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신인상을 수상할 정도로 패기 넘쳤던 과거 선배 가수들의 노래와 패기와 열정이 가득한 현재 신인 가수들의 만남, 이렇게 좋은 무대를 어디에서 또 찾아볼 수 있을까요?
 
 콜라보 무대인 줄 알았던 무대였지만, 분위기가 다른 2개의 무대가 된 듯한 이달의 소녀와 케야키쟈카46의 무대

콜라보 무대인 줄 알았던 무대였지만, 분위기가 다른 2개의 무대가 된 듯한 이달의 소녀와 케야키쟈카46의 무대 ⓒ Mnet

Run the World - 이달의 소녀 공연 중에 '갑자기 분위기 뮤지컬?'
분명 이번 무대의 시작은 좋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좋아해'(이달의 소녀 1/3)를 시작으로 'Girl Front'(이달의 소녀 오드아이서클)와 'love4eva'(이달의 소녀 yyxy), 'Hi High'(이달의 소녀)까지 이달의 소녀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다양한 모습들을 한 무대에서 보여준 것은 좋았습니다. 비록 4곡 다 합쳐서 3분 밖에 안 될 정도로 매우 짧았지만 말이죠. 그런데 문제는 바로 뒤에 있었던 무대였습니다. 히라가나 케야키자카 46의 '期待していない自分(기대하고 있지 않은 자신)'이라는 노래가 바로 그것인데요, 이들은 특이하게도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모습의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무대를 본 사람들마다 '신선하다', '기괴하다', '당황스럽다'는 반응부터 '8자 마라톤'이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요. 이달의 소녀가 나오다가 '갑분싸'라는 말이 어울릴 만한, 뮤지컬 같은 무대를 선보였기에 이런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마치 동화책 한 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던 프로미스나인과 형섭X의웅의 무대

마치 동화책 한 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던 프로미스나인과 형섭X의웅의 무대 ⓒ Mnet

Boys&Girls in WONDERLAND - 마치 동화책을 펼친 것 같은 무대

이번 MAMA에서 프로미스나인과 형섭X의웅이 선보인 콜라보 무대는 '걸그룹은 9명의 공주님 같았고, 남성 듀오는 왕자님 같았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작년 일본에서 열렸던 MAMA에서 '유리구두' 무대를 통해 세상에 자신들의 이름을 알린 프로미스나인이 이번 MAMA 무대에서는 새로 편곡한 'LOVE BOMB' 무대를 선보이면서 동화 속에서나 볼 법한 공주님이나 요정을 연상케했다면, 지난해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하며 받았던 많은 사랑을 통해 듀오로 데뷔한 형섭X의웅은 '너에게 물들어' 무대를 통해 '보기만 해도 물들 것 같은' 왕자님을 보는 듯한 무대를 선보였죠.

아울러 두 팀의 무대 이후에 선보였던 콜라보 무대는 왕자님과 공주님들이 한 무대에 선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했습니다. 이번 MAMA는 편곡된 노래들이 오리지널보다도 다소 못한 수준을 보여주면서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기긴 했지만, 두 팀의 무대는 왠지 모르게 무대에 맞는 편곡을 보여준 듯해서 보기에도 편했습니다.
 
 '4팀 4색'이라는 말이 어울렸던 신인 4팀(1부-네이처&공원소녀/2부-더보이즈&스트레이키즈)의 무대

'4팀 4색'이라는 말이 어울렸던 신인 4팀(1부-네이처&공원소녀/2부-더보이즈&스트레이키즈)의 무대 ⓒ Mnet

Girl's Revolution, NEW CHALLENGER - 실력 있는 신인들의 알찬 무대

이번 MAMA 한국 무대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장차 K-POP의 주역이 될 신인가수들이 자리를 빛내주었다는 특징입니다. 사실 워너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신인들이어서 보는 사람들에 따라 실망감을 감출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번 MAMA에서는 네이처, 공원소녀, 스트레이키즈, 더보이즈와 같은 신인 아이돌들이 1부(네이처&공원소녀)와 2부(더보이즈&스트레이키즈)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무대와 콜라보 스테이지를 각각 선보였기 때문이죠.

네이처가 아카펠라 무대를, 공원소녀가 지난 9월에 발표한 '퍼즐문' 무대를 각각 선보였다면, 더보이즈는 '소녀'와 'Right Here'에 맞춘 칼군무를, 스트레이키즈는 'My Pace' 노래에 맞게 뛰어난 실력의 댄스를 선보이며 팬들의 눈을 호강시켰죠. 더욱이 두 팀(네이처&공원소녀/더보이즈&스트레이키즈)씩 선보였던 댄스 퍼포먼스 무대는 뛰어난 실력과 신인의 패기를 재확인함과 동시에 이 4팀의 내년 행보를 기대하게 만드는 무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빨간 장미 한 송이같이 아름답고,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던 IZ*ONE의 무대

빨간 장미 한 송이같이 아름답고,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던 IZ*ONE의 무대 ⓒ Mnet

Blossom of Love - IZ*ONE, 댄스 퍼포먼스, 신인상, 성공적

지난 여름, 국민 프로듀서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프로듀스 48>에 출연해 100여 일 동안의 대장정을 거쳐 결성하고 데뷔한 아이즈원. 이들이 이번 MAMA in Korea 무대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은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카이사르의 명언을 연상케할 정도로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라비앙로즈' 1절과 최예나 파트 이후에 펼쳐진 댄스 브레이크는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한 무대 퍼포먼스였습니다. 12명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수상한 올해 MAMA 여자 신인상은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을 '가수'라는 꿈을 바라보고 달려왔던 소녀들에게 전해주는 '크리스마스 선물'과도 같았기 때문이죠.

비록 2년 6개월이 지나면 더 이상 아이즈원을 볼 수 없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아이즈원이 최고의 걸그룹으로 거듭난 모습은 'IZ*ONE, 신인상,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해주는 2018 MAMA in KOREA였다고 생각합니다.
 
 뱀파이어 컨셉과 몽환적인 컨셉의 두 무대가 이색적이었던 김동한과 (여자)아이들의 무대

뱀파이어 컨셉과 몽환적인 컨셉의 두 무대가 이색적이었던 김동한과 (여자)아이들의 무대 ⓒ Mnet

From Dusk Till Dawn - 뱀파이어와 몽환미가 만난 환상적인 무대

이날 MAMA에 출연한 신인들 모두 저마다 인상 깊은 무대를 선보였지만, JBJ 출신 솔로가수 김동한의 'GOOD NIGHT KISS' 무대와 베스트 오브 넥스트에 빛나는 (여자)아이들의 '한(ㅡ)', 'LATATA' 무대의 모습은 서로 다른 듯 이질적이지만, 한 번 보고 나면 감탄을 자아내는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마치 '기존 가수들이 다시 데뷔한 건 아닐까'라는 착각을 가지게 할 정도로 말이죠.

먼저 (여자)아이들은 지난 1일 있었던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고대 그리스나 이집트같은 고대 문명을 연상케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것과 달리, 이번 MAMA에서는 '한(ㅡ)'으로 시작해서 'LATATA'로 몽환적인 느낌을 연출하면서 MMA와는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여자)아이들에 앞서 선보였던 김동한은 'GOOD NIGHT KISS' 무대에서 관 속에 잠들어있는 뱀파이어가 부활해 무대를 돌아다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는데요. 이것은 뱀파이어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했습니다. 이들의 환상적인 무대를 인터넷에서 직접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렇게 이색적인 모습은 날이면 날마다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말이죠.
 
 MAMA의 취지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준 해외 신인들의 무대

MAMA의 취지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준 해외 신인들의 무대 ⓒ Mnet

해외 신인들의 무대 - 멋있는 모습, 그러나 자막 하나 없어 아쉬운 무대

앞서 말한 것처럼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는 우리의 노래와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고, 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상식입니다. 그런 취지에 걸맞게, 또 신인들의 도전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MAMA in KOREA에서는 신인 아티스트들을 대거 초대함으로써 2018 MAMA의 시작을 알렸는데요.

우리나라의 신인 가수들뿐만 아니라 해외 신인 가수들도 참여함으로써 MAMA를 빛내주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싱어송라이터인 Dean Ting이, 일본에서는 아키모토 야스시가 만든 히라가나 케야키자카 46이, 태국에서는 17살 가수인 The Toyz가, 인도네시아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인 Marion Jola가, 베트남에서는 Orange라는 가수가 각각 참여하여 해외신인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죠.

다만 가수들이 무대를 선보였을 때는 원어로 부른 노래를 이해할 수 있는 자막조차 나오지 않았던 것은 아쉬운 느낌이 듭니다. 시청자들이 가사의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배려해주었다면 좋은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조명 하나 없이 어두운 무대와 랩 실력만으로 '자화상'을 그려낸 VINXEN의 무대

조명 하나 없이 어두운 무대와 랩 실력만으로 '자화상'을 그려낸 VINXEN의 무대 ⓒ Mnet

자화상 : PORTRAIT - 엠넷이 낳은 또 하나의 아들이 랩으로 그린 그림

엠넷하면 어떤 프로그램들이 떠오르시나요? 많은 사람들은 <슈퍼스타 K>, <엠카운트다운>,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프로듀스 101>, <너의 목소리가 보여>와 같은 프로그램을 먼저 생각할 겁니다. 헌데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고등래퍼>도 엠넷의 걸작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여러모로 논란이 많았던 시즌 1과 달리 시즌2에서는 김하온(HAON)을 비롯해 이로한(Webster B), 이병재(VINXEN)와 같은 래퍼들을 탄생시켰죠.

특히 이번 MAMA에 출연한 VINXEN은 3곡(유재석, 바코드, 필요도)을 부르면서 자신의 실력을 여과없이 드러냈는데요. 조명 하나 없는 어둠 속에서 선보인 무대는 어둡고 우울한 느낌의 내용을 담은 음악 스타일을 지닌 본인의 특징을 잘 담은 무대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VINXEN이 어둠 속에서 매력적인 무대를 선보인 와중에도 카메라가 다른 쪽을 비춘 것이 '옥에 티'여서 조금은 아쉽지만 말이죠.
 
 보기만해도 시간을 멈추고 싶게 만드는 워너원의 무대

보기만해도 시간을 멈추고 싶게 만드는 워너원의 무대 ⓒ Mnet

Eternal Moment - 시간은 자꾸만 야속하게 흘러가고

지난 2017년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결성되고 데뷔의 꿈을 이루었던 11명의 남자, 워너원. 작년과 올해 내내 전방위로 이슈몰이를 하며 최정상의 자리에 올라섰지만 아쉽게도 이제 끝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정규 1집 '1¹¹=1 (POWER OF DESTINY)'의 수록곡인 '술래'를 시작으로 이들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여정을 담은 VCR 영상과 함께 타이틀곡 '봄바람'이 나오면서 클라이막스를 찍었는데요. 팬들과 함께 해왔던 지난 시간동안 가지고 있었을 그들의 도전정신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던, 그래서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워너원의 무대였습니다. 아직 일본과 홍콩에서의 무대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말이죠. 지금도 흘러가는 이 귀중한 시간이 하루 하루 지나갈수록 야속하게만 느껴지는 건 어느 한 사람만 그런 것은 아닐 듯합니다.
 
 이제는 홍콩과 일본 못지않게 국내에서도 MAMA를 볼 수 있길 바란다

이제는 홍콩과 일본 못지않게 국내에서도 MAMA를 볼 수 있길 바란다 ⓒ Mnet

10년만에 집으로 돌아온 MAMA, 한국에서도 계속해서 만날 수 있기를

지난 10여 년간 MAMA는 한국보다 해외 공연을 중시해 왔던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10년만에 다시 국내로 돌아와 팬들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래주었는데요.

비록 신인 위주로 라인업이 구성되었고, 호스트 정해인의 진행이 아쉬움으로 남긴 했지만, 10주년인 올해만큼은 한국에서 스타트를 끊은 것에 있어서는 잘했다는 칭찬을 조금 해주고 싶습니다. 다만 시상식장이 일본이나 홍콩에 비해 작은 동대문 디지털 플라자(DDP)에서 진행되었기에 다소 아쉬운 느낌을 가지게 하지만 말이죠.

이제는 'MAMA에게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이나 홍콩 등 해외에서 개최하는 것도 좋지만, 올해를 계기로 국내 팬들을 위해 한국에서도 MAMA를 계속해서 만나 볼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필자의 블로그(https://gl-revieuer86.postype.com/post/2899038)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2018MAMA MNET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국민프로듀서보다 솔직담백한 국민리뷰어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