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희, "퓨쳐스리그 평정한 1차지명 출신 베이징 키즈"
전, "터너 연상시키는 스윙, 공·수 갖춘 유틸 플레이어"

 
 롯데 내야 리빌딩의 핵심인 한동희(좌)와 전병우(우)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내야 리빌딩의 핵심인 한동희(좌)와 전병우(우) (사진=롯데 자이언츠) ⓒ 케이비리포트

 
올해 7위로 추락한 롯데 자이언츠는 1루수를 제외한 내야 포지션이 취약한 편이다. 3루에 황재균이 버티고 있던 16시즌까지만 해도 적어도 핫코너 한 자리만큼은 리그 상위권이었지만 그가 떠나고 난 이후 롯데 내야진의 무게감은 현저히 떨어지고 말았다.

올시즌 역시 내야 포지션 별로 확실한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포지션의 교통정리도 문제였다. 외국인 2루수 번즈를 제외한 롯데 내야수 중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넘긴 신본기는 유격수와 3루를 오가며 확실하게 정착하지 못했다.

나머지 국내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내야 포지션에서 확실하게 자리잡은 내야수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2017시즌과 사뭇 다른 대목은 미래의 희망이 될 유망주들이 존재감을 보였다는 점이다.

올시즌 1군 무대에서 자신의 장점을 알리는 데 성공했고 적어도 1-2년 내에 주전을 차지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한 활약을 보였다. 고졸 신인 한동희와 예비역 내야수 전병우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퓨쳐스리그 평정', 1군 주전 도약만 남은 한동희
 
 1군 무대에서 고전한 한동희

1군 무대에서 고전한 한동희 ⓒ 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 롯데의 1차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한동희는 시즌 개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부터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며 무주공산이던 3루수 주전 자리를 신인이 꿰찬 것이다.

개막전에서는 프로 데뷔 첫 타석부터 SK 에이스 켈리를 상대로 초구를 밀어쳐 2루타를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를 야구팬들에게 알렸다. 이후에도 7연패 중이던 팀을 구하는 3루타를 치는 등 강백호와 함께 시즌 초반 신인 돌풍을 합작했다.

하지만 시즌 끝까지 순항하며 압도적인 차이로 신인왕을 차지한 강백호와는 달리 한동희는 극심한 부침을 겪었다. 시즌 초반 손목에 사구를 맞는 부상을 당한 이후로 타격감이 내리막을 탔다. 타격이 부진하자 이번엔 수비마저 흔들리며 1군에서 자리를 잃고 말았다.

비록 1군에서는 성장통을 겪은 한동희였지만 경험을 쌓고 공수의 세기를 조율하기 위해 내려간 퓨쳐스리그 무대에서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아래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듯이 한동희는 퓨쳐스리그 무대는 자신에게 좁다는 듯이 맹폭했다. 

▲한동희의 2018시즌 퓨쳐스리그 주요 기록
 
 한동희의 2018시즌 퓨쳐스리그 주요 기록

한동희의 2018시즌 퓨쳐스리그 주요 기록 ⓒ KBO


4할이 훌쩍 넘는 타율을 기록했고 121타수에서 무려 15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약 8타수당 1개 꼴로 홈런을 때려냈다. 1군 무대에서 가장 뛰어난 타수당 홈런 비율을 기록한 타자는 넥센 박병호다.(9.3타수당 1홈런) 상대하는 투수의 차이는 크지만 한동희의 2군 홈런 생산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가늠할 수 있다.

이따금 올라오는 1군 무대에서도 마냥 부진하지는 않았다. 4월 21일에는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팀을 구했고 6월 6일에는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기록은 부진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시즌 막판 치러진 U-23 대회에서도 한동희는 2개의 홈런을 포함해 대회기간 동안 0.324의 타율을 기록하며 중심타선을 이끌었다. 만 19세로 대표팀 타선 막내답지 않은 기록을 남기며 미래의 국가대표러 활약을 예고했다.

2군 평정, 연령별 대표팀에서의 활약, 남다른 루키 시즌을 보낸 한동희에게 이제 남은 과제는 내년 이후 1군 무대에서 확실하게 3루수 자리를 꿰차는 것뿐이다.

롯데 막판 돌풍의 주역, '전터너' 전병우

시즌 중반까지 하위권을 맴돌던 롯데가 시즌 막판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5위 KIA를 바짝 추격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최다안타 1-2-3위를 석권한 전준우, 이대호, 손아섭 등 중심 타선의 분전과 마무리 손승락을 필두로 한 불펜투수들의 투혼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롯데 상승세의 비결로 전병우의 1군 무대 합류를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난 9월 4일 1군에 데뷔해 올시즌 롯데의 히트상품이 된 전병우는 2015년 2차 3라운드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던 중고신인이다.
 
 후반기 롯데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던 전병우의 호쾌한 스윙

후반기 롯데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던 전병우의 호쾌한 스윙 ⓒ 롯데 자이언츠

 
동아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전병우는 2015시즌이 지난 이후 바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이행했다. 당시만 해도 1군 무대는 밟지도 못했고 퓨쳐스리그에서 조차 부진한 타격 때문에 대학 최고 2루수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으로 프로의 벽을 느껴야 했다.

하지만 전병우는 군 복무 기간을 도약의 계기로 삼았다. 구단에서 만들어준 웨이트 트레이닝 스케줄을 성실하게 수행해 입대 전과 비교하면 몰라보게 커진 몸으로 2018시즌을 앞두고 팀에 돌아왔다.

퓨쳐스리그에서 담금질을 하며 타율 0.305 13홈런을 기록한 전병우는 9월 이후 1군에 합류해 롯데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특히 득점권에서 타율 0.692라는 경이로운 집중력을 보이며 승부처에서 팀에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사했다. 1군 27경기에 출장하며  타율/출루율/장타율 0.364/0.442/0.606을  기록한 전병우는 77타석에만 섰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LA 다저스 저스틴 터너를 연상시키는 짧고 간결한 스윙 동작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SK 외인 에이스 켈리를 상대할 때나 10타석 넘게 안타가 터지지 않던 슬럼프 시점에서도 본인의 스윙폼을 변함없이 유지했다는 점이다. 확실하게 정립된 타격폼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타격은 유망주 수준을 넘어섰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전병우는 자신의 원 포지션인 2루수뿐만 아니라 3루수와 유격수로도 출장하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활용 가능성도 입증했다. 타격에서는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었고 수비에서는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내야를 누볐다. 올 시즌 활약을 내년에도 재현한다면 롯데 내야의 공수 짜임새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한동희-전병우의 도약이 기대되는 2019시즌.

올 시즌 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했던 두산의 특징은 1루를 제외한 다른 내야 포지션에서도 오재원, 김재호, 허경민이 리그 평균 이상의 생산력을 보였다는 점이다. 다른 팀의 경우 타선의 약점이 되는 포지션에서 활발한 타격을 통해 경기당 6.5점이라는 놀라운 득점력으로 상대팀을 압도했다.

팀 OPS 0.827로 리그 상위권 수준의 생산력을 보인 롯데지만 두산과는 달리 1루수를 제외한 내야 포지션에서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보인 국내 야수가 없었다. 신본기 정도만 OPS 0.799 WAR 1.8로 분전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전준우, 민병헌, 손아섭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 외야라인과 37홈런-125타점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한 이대호가 타선을 이끌며 뛰어난 공격력을 보였다. 달리 말해 내야 포지션에서 한동희나 전병우 같은 선수들이 기대치대로 성장해 풀타임으로 활약한다면 두산에 버금가는 공격력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2019시즌을 앞두고 롯데 신임 감독으로 복귀한 양상문 감독은 다른 감독들에 비해 유망주들에게 선호하는 편으로 알려져 있다. 때로는 다소 무모하다고 지적을 받을 정도로 젊은 선수들을 기용해 리빌딩의 틀을 마련하는 성향이다. 양상문 감독의 부임은 전병우와 한동희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올 시즌 이들이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분명하지만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내년 시즌 꾸준한 활약을 보여야 한다. 과연 전병우와 한동희는 신임 양상문호의 황태자로 등극해 롯데 내야진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이들이 기존 선수들을 제치고 주전 내야수로 성장한다면 롯데는 리그 정상급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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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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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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