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세계 축구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 호날두가 양분했다. 하지만 루카 모드리치가 10년 동안 이어진 메시와 호날두의 양강체제를 깨뜨리고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섰다. 

세계적인 권위의 축구 전문지 <프랑스 풋볼>은 지난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2018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모드리치를 올해의 선수로 선정했다. 발롱도르는 192개국 축구 기자단의 투표를 통해 가려진다. 후보 가운데 순위에 따라 점수(1위-6점, 2위-4점, 3위-3점, 4위-2점, 5위-1점)를 책정한 뒤 합계 점수가 가장 높은 선수에게 최종 발롱도르 수상자를 선정한다.

지난 10년 동안 메시와 호날두는 각각 5회씩 발롱도르의 영예를 안았다. 2007년 카카 이후 모처럼 메시와 호날두가 아닌 새 인물이 발롱도르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주인공은 모드리치였다.

모드리치, 발롱도르 자격 충분한 이유
 
 루카 모드리치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18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발롱도르 트로피를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루카 모드리치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18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발롱도르 트로피를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사릴 모드리치는 이번 2018-2019 시즌 전반기 동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는 라 리가에서 5위에 그치고 있다. 반면 경쟁자 메시와 호날두는 변함없이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럼에도 모드리치의 성과는 특별함이 있었다. 일단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를 2017-18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3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화룡점정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이었다. 모드리치는 주장 완장을 차고 조국 크로아티아의 사상 첫 결승 진출을 견인했다. 중원에서의 경기 조율 능력과 감각적인 패스, 그라운드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선보였고, 7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을 올리며 골든볼(대회 최우수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모드리치의 수상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크로아티아의 언더독과 투혼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단 한 차례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크로아티아의 결승 진출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다크호스 정도로 언급되었을 뿐 우승후보와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3-0으로 격침시키며 16강에 오르더니 이후 세 차례 연속 연장 승부를 펼치는 집념과 끈기로 결승 무대를 밟았다. 비록 우승은 프랑스의 몫이었지만 러시아 월드컵의 주인공은 크로아티아였다.

또 전 세계 언론과 축구팬들은 메시와 호날두가 아닌 제3의 인물이 등장하기를 갈망했고 모드리치는 이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모드리치가 월드컵 이후 컨디션 난조로 인해 올 시즌 전반기 부진함을 보였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에서 보여준 임팩트가 강렬했다.

메시-호날두 탈환이냐, 새 얼굴이냐… 치열함 예고할 내년 발롱도르

벌써부터 내년 발롱도르가 기대되는 이유는 치열한 각축전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시와 호날두가 이번 2018 발롱도르에서 최종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여전히 '신계'에 올라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 전 동료였던 모드리치와 함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합작했다. 대회 득점왕은 호날두가 차지했다. 문제는 월드컵에서의 팀 성적이었다. 첫 경기 스페인전에서 해트트릭, 모로코전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대회 도합 4골을 기록했지만 16강에서 우루과이에 패하며 조기 탈락한 것이 뼈아팠다.

심지어 호날두는 올 여름 유벤투스로 이적한 이후 이탈리아 세리에A마저 집어삼켰다. 올 시즌 벌써 10골 고지를 넘어서며 이탈리아 세리에 A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유벤투스는 독주 체제를 구축하며 2위 나폴리에 무려 8점 차로 앞서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다.

메시도 이에 못지않다. 바르셀로나는 현재 라 리가 선두다. 메시는 12경기 동안 무려 9골 7도움을 기록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3경기에서 6골 1도움이다. 30줄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개인 기량은 녹슬지 않았다. 

이밖에 앙투안 그리즈만, 킬리앙 음바페, 네이마르 등이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팀 성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챔피언스리그 우승 여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파리 생제르맹은 아직까지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력이 없다. 그래서 챔피언스리그 첫 우승이야말로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대륙별 대회 우승도 높은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다. 네이마르는 내년 자국에서 열리는 2019 코파 아메리카에 출전한다. 브라질은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받는다. 메시 또한 이 대회를 벼르고 있다. 메이저대회 징크스의 한을 풀어낼 기회다. 호날두는 2019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4강에 오른 포르투갈의 초대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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