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완벽하게 부활의 날갯짓을 펴기 시작했다. 손흥민 효과는 팀 공격력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토트넘은 최근 연승가도를 내달리며 북런던 더비에서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손흥민이 지독하게 따라붙은 아스날 전 무득점 징크스를 깨뜨릴 수 있을까. 이번이야말로 절호의 기회다.

토트넘은 2일 오후 11시 5분(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아스날과의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북런던 더비'를 치른다.

 
 손흥민 등 토트넘 선수들. 사진 속에선 케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인 선수다.

손흥민 등 토트넘 선수들. ⓒ AP/연합뉴스

 

손흥민, 절정의 기량 찾았다

손흥민의 본 포지션은 윙 포워드다. 하지만 최전방에서도 뛸 수 있다. 그동안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1선과 2선에 가리지 않고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간혹 에이스 해리 케인의 부재 시 손흥민이 원톱으로 올라선 경우가 잦았는데, 정작 손흥민에게 맞는 옷은 아니었다.

하지만 투톱은 다르다. 수비수에게 집중 견제를 받는 원톱 전술과 달리 투톱은 한결 자유롭다. 파트너와 호흡만 잘 맞으면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케인과 손흥민은 스스로 결정지을 수 있는 골 결정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자의 역할 분담을 통해 파괴력을 극대화시킨다. 케인이 수비수를 등지고 버텨내며 공을 키핑할 때 손흥민은 타이밍에 맞게 수비 뒷공간으로 빠르게 침투한다. 이것은 최근 토트넘의 주요 공격 전술로 자리매김했다.

또, 손흥민은 공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위력을 발휘한다. 2선 윙 포워드는 활동 반경이 터치 라인으로 치우쳐있고, 수비 가담 빈도가 높아지지만, 전방 공격수는 체력을 비축하면서 훨씬 경쾌한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다. 체력을 아끼고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2경기 동안 가벼운 몸놀림과 날카로운 슈팅을 여러 차례 보여준 원동력은 투톱 전술 변화에 있었다. 

그리고 포체티노 감독은 4명의 다이아몬드 미드필드 라인을 구축했다. 측면은 좌우 풀백을 최대한 전진시켜 공간을 점유한다. 여기에 부상에서 돌아온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리 알리마저 살아남에 따라 토트넘은 11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첼시, 인터 밀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또, 로테이션 시스템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인터 밀란전에서는 손흥민을 비롯해 에릭센, 다이어가 선발에서 제외돼 눈길을 끌었는데, 이번 북런던 더비까지 대비하기 위한 포체티노 감독의 포석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3명의 선수는 후반 중반 투입돼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인터 밀란전 승리에 이바지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지독한 혹사에 시달리며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러한 점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출전과 휴식을 적절하게 배분하기 시작했고, 재충전 이후 치러진 경기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첼시전에서는 50m 단독 드리블로 원더골을 터뜨린 데 이어 인터 밀란전에서도 후반 17분 교체 투입돼 번뜩이는 돌파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아스날 징크스 깨뜨릴 기회

손흥민은 11월 A매치 동안 토트넘에 잔류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첼시전 78분, 인터 밀란전 28분을 소화했다. 아스날 전에서 100%의 힘을 쏟아낼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갖춰진 셈이다.

토트넘은 북런던 더비에서 사활을 걸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아스날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토트넘은 최근 3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획득하며 빅클럽으로 올라서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아스날은 지난 2시즌 유로파리그에 머무르며 자존심을 구겼다.  

올 시즌 역시 토트넘(승점 30, 득실차+12)은 아스날(승점 27, 득실차+12)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패배할 경우 득실차에 의해 아스날에게 빅4 자리를 내주게 된다.

두 팀 모두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토트넘은 11월부터 지금까지 6연승을 질주 중이다. 아스날은 우나이 에메리 감독 체제로 탈바꿈한 이후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 맨체스터 시티, 첼시에 내리 패한 뒤 공식 대회 18경기 연속 무패를 내달리는 중이다.    

알렉상드르 라카제트-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이라는 두 명의 걸출한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좌우 측면을 활용하는 에메리 감독의 공격 전술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손꼽힌다.

반면 아스날의 수비는 최대 약점이다. 13경기에서 16실점을 내줬다. 시코드란 무스타피는 매 경기 치명적인 실수를 남발하고 있다. 중앙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의 늦은 커버플레이도 문제점을 발생시킨다.

가뜩이나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손흥민으로선 모처럼 북런던 더비에서 일을 낼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은 역대 북런던 더비 통산 7경기에 출전해 무득점에 머물고 있다. 중요한 경기서 득점포를 가동한다면 손흥민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또, 유럽 무대 개인 통산 100호골까지 단 한 골을 남겨둔 손흥민이 북런던 더비에서 역사적인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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