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열린 2018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에서 이병헌이 배우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방송 화면 캡쳐)

지난 28일 열린 2018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에서 이병헌이 배우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방송 화면 캡쳐) ⓒ 네이버

 
포커스, 히스토리 오브 송즈, 페이버릿, 브릴리언트, 이모티브...

여러분들은 위 단어가 지칭하는 의미를 즉각 이해할 수 있는가?

이건 모두 지난 28일 막을 내린 <스타뉴스> 주최 2018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아래 AAA)에서 수여된 주요 부문 시상에 붙여진 이름들이다. 올해 3회째를 맞은 AAA는 배우와 가수를 비롯해 장르와 국경을 넘어 아시아 문화를 빛낸 글로벌 아티스트가 함께 하는 시상식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유진초이' 이병헌, '월드스타'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쟁쟁한 배우,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화려한 인적 구성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를 방송 또는 인터넷으로 지켜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이유가 뭘까?

무려 90개 안팎의 트로피 수여
 
 지난 28일 열린 2018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의 한 장면. (방송 화면 캡쳐)

지난 28일 열린 2018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의 한 장면. (방송 화면 캡쳐) ⓒ 네이버

 
시청자들이 가장 의아하게 생각한 건 '이모티브, '에코 크리에이터' 등 한 번 들어선 도대체 어떤 상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시상 부문들의 남발이었다. 오후 5시부터 5시간 가까이 진행된 AAA에선 무려 30개 가량의 부문에서 90개 안팎의 트로피(복수 수상 포함)가 수여됐다.

이 정도 물량은 공동+나눠주기식 시상으로 매년 비판을 받는 지상파 3사 연말 시상식 이상으로 쉴 새 없이 트로피가 나간 셈이다. 배우+가수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시상식임을 감안하더라도 과연 이 정도로 많은 상들이 필요했던 것일까? 결과적으론 행사장에 참석한 스타라면 누구나 상을 최소 한 개 이상씩 가져 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페뷸러스', '브릴리언트' 등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시상 부문의 등장이었다. 이쯤되면 시상식 기획자의 탁월한 단어 선택 능력에 대해서 '언빌리버블' 부문 상이라도 만들어 줘야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BTS 공연 훼방 놓은 음향 사고... 시청자들 원성
 
 28일 열린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에서 대상을 수상한 방탄소년단. (방송화면 캡쳐)

28일 열린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에서 대상을 수상한 방탄소년단. (방송화면 캡쳐) ⓒ 네이버

 
이날 AAA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내용은 열악한 화질이었다. 여타 시상식 중계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종일관 어둡고 뿌연 질감의 화면으로 방송됐다. 지상파+케이블 음악 방송과 각종 시상식을 익히 봐왔던 시청자들의 눈에는 기대 이하의 화질, 영상 구성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룹 아이콘의 무대 도중 다음 가수 선미의 노래 제목이 뜬금 없이 자막으로 등장했던 건 차라리 애교에 가까웠다.

유명 스타들을 대거 초청한 화려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지방 행사현장을 영상으로 담은 것마냥 조명마저 부족해 보이는 화면이 계속 전파를 타기도 했다. 필요한 자료화면이 없어서 유튜브 화면을 여러차례 사용하는 등의 구성 역시 연예 프로그램과는 거리가 먼 경제 채널(MTN)측 생중계의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날 공연의 백미였던 방탄소년단 무대에서 발생했다. 'Fake Love'를 열창하던 와중에 RM의 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강제 라이브 인증'(?)이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빚어진다. 이후 'Idol' 무대에선 교체된 장비로 공연에 임했지만 이 역시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BTS의 공연을 몇 시간 동안 기다렸던 팬 및 시창자들의 원성을 자아냈다.

시상식의 감동은 어디에?
 
 지난 28일 열린 2018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의 한 장면 (방송화면 캡쳐)

지난 28일 열린 2018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의 한 장면 (방송화면 캡쳐) ⓒ 네이버

 
'2018 AAA'는 특이한 행사 진행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레드 카펫 행사는 한참 이른 시간인 오후 1시부터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에서 연 반면, 정작 시상식은  차량으로 40km 가량 이동해야 하는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오후 5시부터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수상자로 선정된 연예인들은 무려 9시간가량 행사에 참여하는 노고를 아끼지 않아야 했다.

하지만 복수의 후보자 중 수상자 발표가 진행되는 일반적인 시상식과 달리, 그냥 상받는 연예인이 주기적으로 호명되다 보니 마치 참가상을 각기 세분화해서 주는 듯 한 모양새였다. 결국 '2018 AAA'는 누가 받을지에 대한 궁금증, 혹은 긴장감이라곤 하나도 없는 행사가 되고 말았다. 화려함은 넘쳐났지만 정작 감동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 2008 AAA 전체 수상자 명단 >
◆AAA 포커스: 디크런치, W24, 김용지, 진주형
◆AAA 라이징: 프로미스나인, SF9, 차은우, 정인선
◆AAA 뉴웨이브: KARD, 우주소녀, 구구단, 김설현
◆AAA 페이버릿: 청하, 성훈
◆한국관광공사 감사패: 이병헌, 방탄소년단
◆AAA 히스토리 오브 송즈: 세븐
◆AAA 스타페이 인기상: 방탄소년단, 세훈, 이지은(아이유)
◆AAA 베스트 퍼포먼스 디렉터: 손성득
◆AAA 베스트 프로듀서: 피독
◆AAA 베스트 크리에이터: 원동연
◆AAA 초이스: 스누퍼, 류이호, 곽시양, 진영
◆AAA 아시아 핫티스트: 워너원, 이지은(아이유)
◆AAA 에코크리에이터: 박해진
◆AAA 페뷸러스: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이병헌, 하정우
◆AAA 올해의 아티스트: 지코, 워너원, 아이콘, 트와이스, 세븐틴, 몬스타엑스, 마마무, 갓세븐, 뉴이스트W, 선미, 방탄소년단, 이성경, 주지훈, 이병헌, 하정우, 유연석
◆AAA 신인상: 아이즈원, 스트레이키즈, (여자)아이들, 더보이즈, 김다미, 장기용
◆AAA 베스트 아이콘: 몬스타엑스, 모모랜드, 최태준, 김명수(인피니트 엘)
◆AAA 아시아 브릴리언트: 최민호(샤이니 민호), 이다희, AOA
◆AAA 아시아 트렌드: 정해인, 윤아(소녀시대)
◆AAA 아시아 셀러브리티: 배수지
◆AAA 베스트 뮤직: 뉴이스트W, 마마무, 선미
◆AAA 베스트 이모티브: 정해인, 이준호, 이성경
◆AAA 베스트 파퓰러: 갓세븐, 류준열, 이승기
◆AAA 베스트 뮤지션: 지코, 아이콘
◆AAA 베스트 액터: 주지훈, 유연석, 이지은(아이유)
◆AAA 베스트 아티스트: 트와이스, 워너원, 세븐틴, 하정우
◆AAA 대상: 방탄소년단, 이병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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