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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강동구청 앞에서 한산초 학부모 비대위가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석면 철거공사에 문제가 있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대책을 요구했다.
 19일 서울 강동구청 앞에서 한산초 학부모 비대위가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석면 철거공사에 문제가 있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대책을 요구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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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거리에 섰다. 아이들을 위해서다. 마이크도 잡았다.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 펼침막과 손팻말을 든 70여 명의 엄마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석면철거공사 전면 재조사하라!"

19일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둔촌주공아파트 석면 철거공사 준비가 부실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강동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석면 조사업체가 만든 석면 지도에 없던 석면 자재가 학부모 감시활동을 시작하자마자 발견됐다"라며 재조사를 요구했다. 

한산초등학교는 둔산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짧게는 15m 떨어진 곳에 있다.

한산초등학교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석면 철거공사가 시작됐다. 이후 학부모 감시단이 꾸려져 15~16일에 현장 감시 활동을 했다. 양일간 비대위는 412동과 313동에 있는 두 세대에서 석면 지도에 없는 석면 장판을 발견했다. 

석면 지도는 석면 조사업체가 석면 실태를 파악한 자료로, 이 지도에 따라 보양 작업 등을 결정해 석면 철거공사를 한다. 비대위에 따르면, 412동에서는 80세대 중 1세대가, 313동에서는 40세대 중 1세대에서 '격자무늬 붉은 석면 장판'이 확인됐다.

한산초 학부모 비대위 이효진 위원장은 "석면 지도를 믿었는데, 현장 점검에서 빠진 석면이 확인돼 깜짝 놀랐다"라며 "이는 석면 조사가 부실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이대로 (석면 철거) 공사를 했다면, 1급 발암물질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까지 날아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엉터리 보양 작업도 문제 삼았다. 보양 작업은 석면 철거 전 석면 날림을 방지하기 위해 벽과 바닥, 천장 등에 비닐을 덧씌우는 작업을 말한다. 비대위는 "현장 점검에서 여기저기 보양작업한 게 뜯어져 있는 걸 확인했다"라며 "(석면 철거) 공사가 매뉴얼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진행될 뻔한 것도 문제다"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 책임도 촉구했다. 비대위는 "(강동구청은 석면 감시단의) 보험 가입을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더니 이를 감리 담당자에게 넘겼다"라며 "조합과 학부모들의 갈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구청에서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는 조합 쪽에 석면 감시단 개인 정보를 넘긴 것은 명백한 위법이다"라고 했다.

이에 비대위는 강동구청에 민관합동 특별단속반 설치와 구청장이 참여하는 재건축종합관리팀 구성, 석면안전 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학부모 감시단 개인정보 유출 책임자 징계 등을 요구했다.  

시공사와 재건축조합에는 국가 공인시험기관에서 석면 전면 재조사 및 결과 공개,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석면비산먼지방지계획서 공개, 석면 해체 작업 시 공사장 내 CCTV 설치 등을 요구했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학부모 감시단이 제기한 문제를 확인해 현재 석면 철거공사를 중단한 상태"라며 "실제 철거공사가 진행된 것은 아니며, 고용노동부의 재승인 절차에 따라 공사가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태그:#학교 석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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