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시즌이 끝난 후 FA 시장에는 특급 마무리 3명이 한꺼번에 등장했다. 주인공은 LA 다저스 켄리 잰슨과 시카고 컵스에서 우승을 이끈 아롤디스 채프먼, 워싱턴 내셔널스의 마크 멜란슨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마무리로서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대형 계약을 맺는다. 다저스에 남은 잰슨은 5년간 8000만 달러(한화 약 900억 원), 샌프란시스코로 향한 멜란슨은 4년간 6200만 달러, 마지막으로 다시 양키스로 돌아간 채프먼은 5년간 8500만 달러에 사인을 하며 마무리 최고액을 경신했다.
 
그리고 현재 이들의 평가는 극과극으로 나뉘고 있다. 잰슨과 채프먼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반면 멜란슨은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후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멜란슨이 2년간 기록한 세이브 수는 총 14개뿐이다.
 
대형 마무리들이 FA 시장에 나온 2년 후 또다시 최고의 마무리가 시장에 등장했다. 바로 보스턴의 우승을 이끈 크레이크 킴브렐이다. 통산 333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킴브렐은 이번 시즌 FA 시장 불펜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201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투수로 데뷔한 킴브렐은 2년 차 시즌부터 팀의 마무리를 책임지며 올스타급 선수로 성장했다. 독특한 투구폼으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2011시즌 4승 3패 46세이브 2.10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후 킴브렐은 갈수록 성장했다. 2012 시즌에는 방어율을 1.01까지 낮추며 상대의 9회를 지워버렸고, 2013 시즌에는 본인 커리어 처음으로 50세이브를 달성하기도 했다. 애틀랜타에서 3년 연속 1점대 방어율, 4년 연속 4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던 킴브렐의 가치는 갈수록 높아졌다.
 
2015 시즌 킴브렐은 하위권 탈출을 노리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떠나게 되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킴브렐은 시즌 초반에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7경기를 치른 후 갑자기 흔들렸다. 그의 방어율은 5월 한 때에는 5점대를 유지할 정도로 최악의 활약을 펼쳤다.
 
샌디에이고 역시 킴브렐과 함께 나락의 길을 걸었다. 맷 켐프, 윌 마이어스, 제임스 쉴즈 등 대어 선수들을 킴브렐과 함께 동시 영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으나, 모두 실패로 끝났고, 킴브렐은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보스턴으로 향하게 되었다.
 
보스턴에서의 첫 시즌은 샌디에이고에서보다 더 참담했다. 시즌 중반 무릎에 이상이 생기며 한동안 나서지 못했던 킴브렐은 47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세이브 개수는 31개에 불과했다. 그리고 방어율은 무려 3.40이었다. 특급 마무리 킴브렐의 시대가 서서히 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킴브렐은 두 시즌만에 정상에 다시 올라섰다.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이 평균 98.3마일까지 오른 킴브렐의 공을 타자들은 쉽게 공략할 수 없었다. 보스턴 이적 후 2시즌만에 건강하게 한 시즌을 소화한 킴브렐은 67경기를 소화하며 5승 무패 35세이브 1.43을 기록하며 다시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우뚝섰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을 이끈 마무리 투수 크레이그 킴브렐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을 이끈 마무리 투수 크레이그 킴브렐 ⓒ AFP/연합뉴스

 
FA를 앞둔 이번 시즌 킴브렐은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할 수 없었다. 딸 리디아가 심장 수술을 받으면서 딸의 곁을 지켜줘야 했던 킴브렐은 스프링캠프 합류가 늦었고, 시즌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작년에 비해 구위가 떨어졌다. 시즌 초반에는 강력한 구위를 뽐내며 안정감있게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문제를 드러냈다. 특히 포스트시즌 기간에는 투구 습관을 상대 타자들에게 들키면서 챔피언십시리즈까지는 마지막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든 경기에서 실점을 기록했다.
 
다행히 다저스 마무리 출신 에릭 가니에에게 조언을 들으며 투구 시 티핑 습관을 고친 킴브렐은 월드시리즈에서는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결국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일조하며 본인 커리어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쾌거를 누렸다.
 
데뷔 이후 9년간 부동의 마무리로 활약했던 킴브렐은 이제 FA 시장에 나와 채프먼의 5년 8500만 달러 이상을 넘보고 있다. 킴브렐의 올해 나이는 만 30세이다. 아직까지 그의 구위가 떨어진 것도 아니다. 따라서 4.5년은 충분히 특급 마무리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킴브렐은 충분히 채프먼 이상을 바라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권을 노리는 팀들 중 마무리 투수가 필요한 팀은 상당수이다. 원 소속팀인 보스턴 레드삭스를 비롯해 앤드류 밀러와 코디 앨런이 동시에 빠지며 불펜 보강이 필요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3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시카고 컵스, 리빌딩에 성공하며 다시 킴브렐을 데려오는 애틀랜타까지 수많은 팀들이 킴브렐을 노리고 있다. 과연 킴브렐이 채프먼의 계약 규모를 뛰어넘는 초대형 계약을 맺을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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