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와의 2018 U리그 왕중왕전 준결승을 끝으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 울산대 선수들

중앙대와의 2018 U리그 왕중왕전 준결승을 끝으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 울산대 선수들 ⓒ US KEEPER

 
120분 넘게 이어진 치열한 혈투가 끝났을 때, 울산대 선수들은 쉽게 필드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셔츠로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가리는 선수들도 보였다. 7년 만에 찾아온 기회는 끝내 울산대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11일 김천대학교 인조구장에서 펼쳐진 울산대학교(아래 울산대)와 중앙대학교(아래 중앙대)의 2018 U리그 왕중왕전 준결승 경기는 연장 전반 5분 중앙대 정영웅에게 결승골을 허용한 울산대의 1-2 석패로 마무리 되었다.
 
 중앙대전 울산대학교 선발라인업

중앙대전 울산대학교 선발라인업 ⓒ US KEEPER

 
2011년 이후 7년 만에 U리그 왕중왕전 결승 진출을 노린 울산대는 중앙대를 상대로 최정예 멤버를 내보냈다. 최전방에는 심재민이 중앙대의 골문을 노렸다. 2선은 임예닮, 박하빈, 박성진이 자리했다. 3선은 노태윤과 김동윤이 맡았다. 수비진은 최지묵, 유원종ⓒ, 김재현, 설영우가 구축했다. 골키퍼 장갑은 박석민이 꼈다.
 
전반전 먼저 기선을 잡은 쪽은 중앙대였다. 전반 7분 우측면에서 전개된 공격이 페널티 박스 정면으로 흘러갔다. 이어 정면에서 중앙대 이시헌이 낮게 찬 슈팅이 그대로 골 망을 흔들었다. 실점 직후 울산대는 우측면 박성진의 저돌적인 드리블을 앞세워 중앙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하지만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는 등 아쉬운 공격이 이어졌다. 우측면에서 풀리지 않자, 울산대의 공격은 좌측면으로 옮겨갔다.
 
전반 14분 박하빈의 침투패스가 막히는 듯했지만, 심재민의 쇄도와 맞물려 1대1 찬스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심재민이 먼 골대를 향해 시도한 슈팅은 중앙대 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어 최지묵의 오버래핑 이후 박하빈이 시도한 슈팅이 좌측 골대 상단을 맞고 나가면서 아쉬움을 더했다. 울산대 김현석 감독은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이른 시간 승부수를 두었다. 전반 25분 박성진을 대신해서 장신 공격수 김태영을 투입했다.
 
선제골 이후 중앙대는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좌우 측면 돌파에 치중했다. 울산대는 수비진에서 시작되는 롱패스로 역습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종료를 앞둔 전반 41분, 우측면에서 시도한 공격이 페널티 박스 내 혼선으로 이어졌다. 울산대 설영우가 경합 상황에서 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은 선언되지 않았다. 이어 울산대는 세트피스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중앙대의 골 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120분 혈투를 소화한 울산대 선수들

120분 혈투를 소화한 울산대 선수들 ⓒ US KEEPER

 
전반전에 나오지 못한 울산대의 동점골은 후반 시작 5분 만에 나왔다. 좌측면에서 올라온 공이 그대로 우측면에 올라와 있던 설영우에게 연결되었다. 설영우가 지체하지 않고 시도한 강력한 중거리슛이 중앙대 골 망을 흔들었다. 울산대는 동점골의 여세를 몰아 추가 득점에 만전을 기했지만, 중앙대 수비에 막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동점골을 허용한 중앙대는 점유율에 치중하던 전반전에 비해 공격적인 모습으로 울산대를 상대했다. 울산대 역시 중앙대와 매한가지로 좌우 측면 돌파를 통한 역전골을 노렸다. 울산대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심재민을 대신해서 곽성용을 투입했다. 경기 내내 장신 공격수를 앞세운 울산대는 크로스 플레이에 치중하며 중앙대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후반 종료를 10분 앞둔 시점까지 양 팀 모두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 울산대는 후반 40분 임예닮을 대신해서 장재원을 투입했다. 임예닮의 자리는 김동윤이 올라가며 메웠다. 후반 말미에는 교체투입 된 곽성용의 머리가 날카로운 모습을 연달아 보여주었지만, 슈팅은 연거푸 골대를 외면하고 말았다. 양 팀의 경기는 정규시간 동안 승부를 내지 못한 채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오늘 흘린 눈물이 내년을 위한 약이 될 것이라 말한 울산대 김현석 감독

오늘 흘린 눈물이 내년을 위한 약이 될 것이라 말한 울산대 김현석 감독 ⓒ US KEEPER

 
연장 전반 시작과 함께 중앙대는 중거리슛으로 울산대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슈팅이 크게 뜨면서 무산되었다. 울산대는 정규시간과 매한가지로 수비진에서 시작되는 롱패스를 통해 중앙대 수비 뒤 공간을 노렸다. 연장전까지 이어진 균형을 먼저 깬 쪽은 중앙대였다. 연장 전반 4분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시도한 중앙대 정영우의 중거리슛이 박석민 키퍼의 손이 닿지 못하는 각도로 흘러가 골 망을 흔들었다.
 
역전골을 허용한 울산대 역시 반격에 나섰다. 연장 전반 5분 우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곽성용이 헤더로 이어가며 균형을 다시 맞추는 듯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울산대는 연장 전반 9분 김동윤을 대신해서 이호진을 투입했다. 울산대는 연장 전반 내내 크로스를 통한 공격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결실을 거두진 못했다.
 
연장 후반 시작 직후 울산대는 노태윤을 대신해서 공격수 김훈옥을 투입했다. 울산대는 곽성용, 김태영, 박하빈, 설영우, 김훈옥을 앞세워 동점골을 위한 투혼을 불살랐다. 연장 후반 5분 후방에서 올라온 공이 김훈옥의 쇄도와 맞물렸지만 중앙대 이주현 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어 좌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곽성용이 곧장 슈팅으로 시도했지만 골대를 크게 빗나가고 말았다.
 
연장 후반 내내 동점골을 노리는 울산대의 맹공이 이어졌지만 끝내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혈투를 마무리하는 경기 종료 휘슬이 김천대 운동장에 울려퍼질 때, 울산대 선수들은 통한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경기장 곳곳에 쓰러졌다.
 
힘든 순간에 웃는 자가 일류라고 말했지만, 결승을 목전에 두고 패배를 받아들여야 하는 울산대 김현석 감독의 웃음엔 씁쓸한 감정이 섞여있었다. 김현석 감독은 "하다하다 골대가 우리를 외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국체전에 이어 U리그 왕중왕전에서도 준결승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는데, 내년에 우승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리라 믿는다. 하지만 패배는 쓰라리다. 오늘 흘린 눈물이 약이 되어 내년에 더 나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라고 경기소감을 밝혔다.
 
2018 U리그 11권역 챔피언 자격으로 왕중왕전에 참가한 울산대는 위덕대, 동국대, 청주대 등 전통의 대학 강호들을 꺾고 준결승에 올라섰다. 비록 중앙대에게 패배하며 아쉬운 결과를 받아 들였지만, 김현석 감독의 말마따나 오늘 이들이 흘린 눈물이 약이 되어 내년에 선전하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길 기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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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사와 사진은 울산대학교 축구부 U리그 서포터즈 "US KEEPER"에도 업로드 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 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울산대 U리그 왕중왕전 중앙대 USKEE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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