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과 에자즈바쉬 선수들

김연경과 에자즈바쉬 선수들 ⓒ 에자즈바쉬

 
세계 최강 선수 구성의 힘. 김연경이 모처럼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에자즈바쉬는 지난 10일(아래 한국시간)에 벌어진 2018~2019시즌 터키 리그 정규리그 베이리크뒤쥐전에서 김연경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체력 관리 차원이었다.

김연경은 1일 터키 리그 챔피언스컵 대회 바크프방크전에 출전했다. 이어 3일 개막한 터키 리그 정규리그 닐뤼페르전, 7일 할크방크전까지 3경기 연속 출전했다. 그리고 10일 베이리크뒤쥐전에 결장했다.

에자즈바쉬는 챔피언스컵 대회에서 바크프방크를 세트 스코어 3-1로 꺾고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터키 리그 정규리그에서도 3경기 연속 3-0 완승을 거두었다. 모두 세트별 스코어가 큰 차이 나는 '압승'이었다. 우려했던 감제 세터와 공격수들의 호흡도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자즈바쉬는 11일 현재 정규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압승 행진이 더욱 의미를 갖는 부분은 김연경(대한민국·192cm)-라슨(미국·188cm)-보스코비치(세르비아·193cm)로 이어지는 세계 최고의 '공격 삼각편대'를 다 가동하지 않고도 거둔 승리였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첫 경기인 닐뤼페르전에서는 김연경만 투입했다. 김연경은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하며 어려운 고비 없이 팀 승리를 주도했다. 덕분에 보스코비치와 라슨은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할크방크전에서는 김연경과 보스코비치를 투입했고, 라슨이 휴식을 취했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에서도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14점)을 올렸다. 2경기 연속 최다 득점이었다. 할크방크전에서는 공격성공률도 가장 높은 78%에 달했다. 베이리크뒤쥐전에서는 보스코비치와 라슨이 출전했고, 김연경이 휴식을 취했다.

세계 최강 공격 삼각편대 '교대로 휴식'

베이리크뒤쥐전에서 에자즈바쉬는 라이트 보스코비치, 레프트 라슨, 멜리하, 센터 기브마이어, 베이자, 세터 감제, 리베로 심게가 선발로 나섰다.

베이리크뒤쥐는 라이트 안드리아 드류(26세·191cm), 레프트 시몬 리(23세·186cm), 제이다(25세·190cm), 센터 에르귈(32세·190cm), 사브리예(25세·188cm), 세터 켈리 헌터(25세·180cm), 리베로 멜리사(21세·169cm)가 선발 주전으로 뛰었다.

멤버 구성으로 볼 때, 베이리크뒤쥐도 만만치 않은 상대이다. 첫 경기에서 할크방크에게 3-1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안드리아 드류는 미국 성인 대표팀의 백업 라이트다. 2018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에서도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좋은 활약을 했다. 시몬 리도 2018 세계선수권 미국 대표팀의 후보 엔트리에 발탁됐었다. 다만 최종 출전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켈리 헌터도 2017 미국대학리그(NCAA) 1부 리그 우승 팀인 네브라스카 대학의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MVP까지 수상했다. 에르귈은 2015~2016시즌부터 2년 동안 김연경과 함께 페네르바체에서 뛴 동료였다.

그러나 베이리크뒤쥐도 에자즈바쉬의 막강한 공격력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에자즈바쉬가 3-0(25-16 25-20 25-12)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멜리하가 16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이어 라슨 14득점, 보스코비치 9득점, 기브마이어 6득점 순이었다.

에자즈바쉬 모타 감독은 점수가 크게 앞서갈 때는 보스코비치를 괴즈데 이을마즈로 교체하는 등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했다. 베이리크뒤쥐는 시몬 리가 10득점, 안드리아 드류가 9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쉼표'... 다음 상대는 '친정' 페네르바체

김연경이 경기 출전에 대한 부담을 덜고 편안한 휴식을 취한 건, 프로 데뷔 이후 극히 드문 일이다. 이런 패턴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 에자즈바쉬가 각국 대표팀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레프트 포지션인 김연경과 라슨의 빈 자리는 멜리하(터키·188cm)가 잘 메워줬다. 라이트 보스코비치의 빈 자리는 괴즈데 이을마즈(터키·195cm)가 들어가 훌륭하게 역할을 수행했다.

감제(터키·179cm), 에즈기(터키·170cm)의 투톱 세터 체제도 공격수들에게 든든함을 안겨 주었다. 특히 에즈기는 현존 세터 중 김연경 입맛에 가장 잘 맞는 토스를 하고, 김연경을 가장 잘 활용할 줄 아는 세터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물론 이런 패턴이 순항할지 여부는 속단하기 이르다. 20일부터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 라운드가 시작되면 주전 휴식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터키 리그와 병행해서 중간중간 경기가 열리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몰려 있는 터키 리그는 방심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에자즈바쉬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하는 바크프방크도 혼쭐이 났다.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지난 시즌 2부 리그에서 승격한 카라욜라르에 풀세트 접전을 벌이며, 승점(1점)까지 내주는 등 체면을 구겼다. 10일 페네르바체전에서도 마지막 5세트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가 겨우 역전승을 거두었다.

에자즈바쉬에는 14일 새벽 1시(한국시간)에 벌어지는 페네르바체와 경기가 1차 고비가 될 전망이다. 페네르바체는 김연경의 친정 팀이기도 하다. 2011~2012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6년 동안 주 공격수로 활약하며, 최고의 업적들을 쌓았다. 여러모로 기대되는 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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