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 투수 오타니 쇼헤이

LA 에인절스 투수 오타니 쇼헤이 ⓒ AF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가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후보 최종 3인에 선정되었다. 일본의 '야구 천재'로 불리는 오타니는 지난 6일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발표한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신인상 후보에 뉴욕 양키스의 3루수 미구엘 안두하, 2루수 글레이버 토레스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데뷔 전부터 오타니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100마일을 상회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를 찾기도 쉽지 않은데, 오타니는 100마일 이상의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는 구위에 타력까지 갖춘 선수였다. 여기에 빠른 발까지 보유한 오타니는 실력만으로도 매력적이었다.
 
모든 팀들의 구애를 받았던 오타니의 최종 행선지는 바로 LA 에인절스였다. 선발 투수 자리와 지명 타자 자리를 보장해준 에인절스는 치열한 경쟁 끝에 오타니를 품을 수 있었다.
 
오타니는 시즌 초반 순조롭게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했다. 투타 모든 부분에서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쳤다. 먼저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 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데뷔전에서 첫 안타를 기록했고, 다음 경기에서는 곧바로 홈런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투수로서도 강렬했다. 첫 경기에서는 6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다시 만난 오클랜드를 상대로 7이닝 1피안타 12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완벽 그 자체였다. 상대 타자들은 오타니의 빠른 패스트볼은 컷트해냈지만, 완성도 있는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쉽게 공략할 수 없었다.
 
이후 보스턴의 강타선을 맞아 한 번 무너졌지만, 오타니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물집 부상 등으로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투수로 9경기에 출장하여 4승 1패 ERA 3.10의 성적을 기록했다. 데뷔 시즌 치고는 상당히 좋은 기록.
 
타자로도 승승장구했다. 5월 말까지 3할 타율을 꾸준히 유지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기도 했고, 뛰어난 선구안을 보여주며 4할에 가까운 출루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팔꿈치 부상을 당한 오타니는 한 달 정도 휴식을 취했고 이후 상승세는 꺾였다. 복귀 후 타자에만 전념한 오타니는 타율이 0.257까지 떨어졌다. 메이저리그의 벽은 역시 높았다.

하지만 오타니의 슬럼프는 오래가지 않았다. 8월 3일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부활 가능성을 보여준 오타니는 이후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9월 들어 어느새 타율은 0.290까지 상승했다. 오타니의 최종 타격 성적은 0.285의 타율에 홈런 22개 61타점. 상당히 선전한 기록이었다. 비록 투타 겸업은 중단했지만, 오타니는 타격 성적만으로도 신인왕 후보에 오를만한 실력을 보여주었다. 
 
오타니의 신인왕 경쟁자는 뉴욕 양키스의 글레이버 토레스와 미겔 안두하다. 이번 시즌 콜업이 예상되었던 유망주 토레스는 0.271의 타율에 24홈런 77타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4월 22일 데뷔 후 토레스는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0.294의 타율에 15홈런 42타점을 기록하며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그의 장타율은 무려 0.555였고, OPS는 0.9가 넘었다. 9번 타자로 출장했던 토레스는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9번 타자로 칭송받았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흔들렸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토레스의 타율은 0.249에 불과했다. 30홈런 페이스를 보였던 홈런도 7개밖에 추가하지 못하며 신인왕 경쟁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토레스의 동료 안두하는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 콜업된 안두하는 빠르게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하며 0.297의 타율에 27홈런 92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히 약점이 있는 선수였지만, 뛰어난 공격력으로 수비의 약점을 보완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오타니의 가장 큰 경쟁자는 토레스에서 안두하로 바뀌었다. 오타니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었을 때는 안두하의 신인왕 수상이 거의 확정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오타니가 시즌 막판 좋은 페이스를 보이면서 신인왕 경쟁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오타니가 신인왕 수상이 유력한 이유는 2가지다. 먼저 투타 모든 부분에서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는 점이다. 특히 326타석밖에 나서지 않았지만, 22홈런을 기록한 부분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파워를 인정받을 만한 파워를 지녔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최종 후보에 뽑힌 토레스와 안두하의 소속팀이 같다는 것이다. 두 선수 모두 뉴욕 양키스 소속의 선수이기 때문에 표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팀 내에서 후보로 나선 오타니에게 표가 쏠릴 가능성이 높다. 과연 2001년 이치로에 이어 17년 만에 일본인 오타니 쇼헤이가 메이저리그 신인왕을 수상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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