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리그다. 이유는 단순하다. 재미있다. 속도가 빠르고 직접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보는 맛이 있다. 덕분에 프리미어리그는 중계권료가 어마어마하다. 중계권료가 순위에 따라 차등 분배되지만 하위권에게 돌아가는 중계권료가 다른 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높은 수입은 곧 좋은 보강으로 이어진다. 높은 주급으로 팀의 핵심 선수를 붙잡을 수 있고, 선수 영입에 더 큰 투자를 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하위권 팀들도 재정 상황이 제법 탄탄하다. 덕분에 프리미어리그는 팀 간 실력 차가 가장 작은 리그로 인식되어 왔다. 프리미어리그가 재미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꼴찌가 1등을 잡을 수 있는 리그'라는 점이었다.

기록으로 봐도 프리미어리그 선두권은 다른 빅리그에 비해 많은 패배를 기록했다. 2009-10시즌 이후 프리미어리그 최소 패배 우승은 2패다. 지난 시즌 승점 100점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의 기록이다. 하지만 09-10시즌 이후 리그 우승팀의 평균 패배는 무려 4.3회다. 같은 기간 라리가는 2.7회, 분데스리가는 3.1회다. 심지어 분데스리가는 경기 수가 4경기 더 적다.

승점까지 보면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승점은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기록한 100점이다. 그 아래는 95점, 93점 순이다. 그러나 라리가 승점 100점은 09-10시즌부터만 봐도 두 차례나 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평균 승점은 88점인 반면 라리가는 무려 95점이다. 최근 10년간 모든 우승팀이 90점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프리미어리그는 우승팀이 승점 90점을 넘긴 것이 최근 10년간 두 번뿐이다.
 
 지난 8월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몰리뉴 경기장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과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 맨시티의 세르히오 아게로(오른쪽)가 울버햄튼의 코너 코디(왼쪽)를 상대로 공을 다투고 있다.

지난 8월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몰리뉴 경기장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과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 맨시티의 세르히오 아게로(오른쪽)가 울버햄튼의 코너 코디(왼쪽)를 상대로 공을 다투고 있다. ⓒ AP/연합뉴스


하지만 최근 흐름이 바뀌고 있다. 유럽 4대 리그가 11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분데스리가는 10경기) 프리미어리그 1위부터 3위까지는 나란히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유럽 4대리그 최다다. 분데스리가와 세리에A는 각각 선두 도르트문트와 유벤투스가 무패다. 라리가엔 리그 무패팀이 없다.

승점으로 따져도 다른 리그에 비해 압도적이다. 선두 맨시티는 승점 29점으로 4대 리그 통틀어 유벤투스(31점)에 이어 2위다. 그 아래의 첼시와 리버풀은 승점 27점으로 공동 3위다. 즉, 프리미어리그 2위 첼시와 3위 리버풀이 분데스리가와 라리가 선두보다 승점이 높다는 것이다. 분데스리가와 라리가의 선두 승점은 24점으로 프리미어리그 4위 토트넘과 같은 수치다. 각 리그의 상황이 비교되는 수치다.
 
최근 프리미어리그는 빅6를 넘어 특정 팀이 독주하는 추세다. 앞으로 프리미어리그가 과거 라리가처럼 극강의 소수팀이 압도적인 승점을 기록하는 리그가 될지 혹은 다시 이전처럼 물고 물리는 프리미어리그로 돌아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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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5기 서서빈
해외축구 EPL 맨시티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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