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분, 인천 유나이티드 남준재가 무고사의 헤더 어시스트를 받아 오른발 발리슛으로 멋진 골을 터뜨리는 순간.

28분, 인천 유나이티드 남준재가 무고사의 헤더 어시스트를 받아 오른발 발리슛으로 멋진 골을 터뜨리는 순간. ⓒ 심재철

 
더이상 물러설 곳 없다는 간절함이 만든 승리의 함성이 숭의 아레나를 뒤흔들었다. 이대로 주저앉다가는 직접 강등(12위)의 꼬리표를 달고 자빠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달리고 또 달렸다. 일단 그들의 목표 지점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11위 자리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욘 안데르센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3일 오후 4시 숭의 아레나(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8 K리그 원 35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홈 경기에서 2-1로 귀중한 승리를 거두었다. 인천은 간판 골잡이 무고사의 1득점 1도움 활약에 힘입은 승리로 간신히 11위 자리로 올라섰다.

이 경기 직전까지 1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전남 드래곤즈는 4일 오후 4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 FC와의 어웨이 경기에서 0-1로 패하는 바람에 다시 꼴찌로 내려앉았다. 주중에 열린 FA(축구협회)컵 준결승전 대구 FC에 패한 것까지 붙이면 최근 4경기 연속 패배의 수렁에 빠진 것이다. 이제 3경기씩 남겨놓은 일정을 감안하면 강등권이 소용돌이 속에 빠져든 셈이다.

두 경기 연속 '경고 없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잔류 가능성

다음 시즌 2부리그(K리그2)로의 직접 강등을 면하기 위해 인천 유나이티드는 35라운드 홈 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했다. 이에 선발 멤버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임은수 대신 한석종을 들여보내 중원 주도권을 쉽게 내주지 말도록 했고,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문선민 대신 김보섭을 들여보낸 것이다.

시간 계산할 것 없이 골을 넣기 위해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선 인천 유나이티드가 28분에 멋진 골을 먼저 터뜨렸다. 간판 골잡이 무고사가 수비 지역에서 높게 넘겨준 공을 헤더로 기막히게 떨어뜨려준 것을 인천의 레골라스 남준재가 가슴으로 받아서 오른발 발리 슛으로 왼쪽 구석으로 꽂아넣은 것이다. 

남준재는 숭의 아레나를 찾아온 4145명 인천 홈팬들에게 멋진 화살을 쏘아올리는 선물을 잊지 않았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 기세는 후반전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51분, 인천 유나이티드 골잡이 무고사가 오른발 인사이드 발리 슛으로 귀중한 결승골을 터뜨리는 순간

51분, 인천 유나이티드 골잡이 무고사가 오른발 인사이드 발리 슛으로 귀중한 결승골을 터뜨리는 순간 ⓒ 심재철

 
인천 유나이티드는 51분에 더 아름다운 골을 만들어냈다. 왼발잡이 특급 미드필더 아길라르가 기습적으로 띄워준 공을 고슬기가 헤더로 내줬고 골 라인으로부터 약 10.5미터 떨어진 곳에 기다리던 골잡이 무고사가 정확하게 오른발 인사이드 발리 슛을 오른쪽 구석으로 차 넣었다.

2-0으로 승기를 잡은 인천 유나이티드는 이후 상주 상무의 공격에 골문 앞이 크게 흔들리기는 했지만 골키퍼 정산의 슈퍼 세이브와 몸을 내던지는 수비 집중력으로 1골을 내주며 잘 버텨냈다.

추가골 이후 4분 만에 상주 상무 공격형 미드필더 심동운에게 결정적인 오른발 슛을 허용했지만 인천 유나이티드 정산이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려 기막히게 쳐냈다. 정산은 63분에도 오프 사이드 함정을 허물고 달려드는 심동운을 향해 충돌 위험에도 불구하고 듬직하게 골문을 지켜냈다.

상주 상무의 유능한 미드필더 윤빛가람이 84분에 인천 유나이티드 미드필더와 수비수들 네 명을 차례로 따돌리는 기막힌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1골을 따라붙었다. 하지만 끝내 승점을 따내지 못하고 종료 휘슬 소리를 들어야 했다.

상주 상무에도 비상이 걸리는 순간이었다. 이 경기 결과로 인하여 11위 인천 유나이티드에 승점 3점 차이로 쫓기게 된 것이다. 득점 수를 비교할 때 인천 유나이티드가 8골이나 더 앞서있기 때문에 1경기 승리/패배가 엇갈릴 경우 순위 뒤집기도 얼마든지 가능한 사정권에 든 셈이다.

그런데 인천 유나이티드는 스플릿 라운드에 접어들고 유일하게 2경기 연속 '경고 없는' 일정을 이어가고 있기에 중요한 고비에도 핵심 선수들을 모두 활용하고 있다. 이번 35라운드에서는 인천 유나이티드 말고도 울산 현대와 FC 서울이 경고받지 않는 경기를 펼쳤지만 지난 34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 빼고 11팀 모두가 경고 1장 이상씩 받았기 때문에 이러한 점만으로도 잔류 가능성을 조금씩 높이고 있는 셈이다.
 
 51분, 인천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고슬기가 동료 골잡이 무고사(파랑검정 줄무늬 9번)에게 헤더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순간

51분, 인천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고슬기가 동료 골잡이 무고사(파랑검정 줄무늬 9번)에게 헤더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순간 ⓒ 심재철

 
강등권 소용돌이 4팀

인천 유나이티드의 승리 소식을 듣고 딱 하루 뒤(4일 오후 4시, 송암스포츠타운)에 춘천으로 찾아간 전남 드래곤즈 역시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간절함으로 강원 FC와 부딪쳤다.

하지만 전남은 경기 시작 후 16분 만에 강원 FC의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상황에서 김지현의 헤더 골(도움-정석화)을 막아내지 못하고 끝내 분루를 삼켜야 했다. 후반전 추가 시간 1분 만에 공격형 미드필더 유고비치의 발리 슛이 강원 골문 왼쪽 구석으로 날아들었지만 골키퍼 이범영이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쳐내는 바람에 춘천의 가을 하늘을 원망해야 했다.

이렇게 35라운드가 끝난 현재 하위 스플릿도 두 그룹으로 나뉘고 말았다. 강원 FC와 대구 FC가 나란히 승점 43점으로 남은 세 경기 결과를 신경 쓸 것 없이 잔류를 확정했다. 그 아래 네 팀(FC 서울 37점, 상주 상무 36점, 인천 유나이티드 33점, 전남 드래곤즈 32점)이 남은 세 경기씩 모두 벼랑끝에 선 심정으로 경기를 뛰어야 하는 신세가 됐다. 

먼저 인천 유나이티드는 오는 10일(토) 오후 2시 춘천으로 찾아가서 잔류를 확정시킨 강원 FC를 상대해야 한다. 전남 드래곤즈도 11일(일) 오후 2시 서울로 올라와서 FC 서울과 어웨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험난한 일정이다. 이 두 팀은 실제 강등권 소용돌이 속에 있기에 뒤를 돌아볼 겨를이 없다. 상주 상무도 11일 오후 2시 대구 FC와 어웨이 게임을 치러야 하는 형편이다.

2018 K리그 원 35라운드 결과(3일 오후 4시, 숭의 아레나)

★ 인천 2-1 상주 [득점 : 남준재(28분,도움-무고사), 무고사(51분,도움-고슬기) / 윤빛가람(63분)]

◎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
FW : 무고사
AMF : 남준재(75분↔문선민), 아길라르(86분↔임은수), 고슬기, 김보섭(80분↔쿠비)
DMF : 한석종
DF : 김진야, 부노자, 김대중, 정동윤
GK : 정산

◎ 상주 상무 선수들
FW : 김민우, 박용지, 송시우(46분↔김경중)
MF : 윤빛가람, 이규성, 심동운(65분↔신창무)
DF : 이민기, 김영빈, 권완규, 김경재(46분↔백동규)
GK : 윤보상

◇ 주요 경기 기록 비교
점유율 : 인천 유나이티드 51%, 상주 상무 49%
유효 슛 : 인천 유나이티드 7개, 상주 상무 8개
슛 : 인천 유나이티드 14개, 상주 상무 10개
코너킥 : 인천 유나이티드 2개, 상주 상무 5개
프리킥 : 인천 유나이티드 14개, 상주 상무 12개
오프 사이드 : 인천 유나이티드 0개, 상주 상무 2개
경고 : 인천 유나이티드 0, 상주 상무 3장(38분 이민기, 59분 권완규, 88분 윤빛가람)

◇ 2018 K리그 1 하위 스플릿 순위표(11월 4일 현재)

7위 강원 FC 43점 11승 10무 14패 53득점 56실점 -3  *** K리그 1 잔류 확정
8위 대구 FC 43점 12승 7무 16패 44득점 55실점 -11  *** K리그 1 잔류 확정
9위 FC 서울 37점 8승 13무 14패 37득점 44실점 -7
10위 상주 상무 36점 9승 9무 17패 40득점 51실점 -11

11위 인천 유나이티드 FC 33점 7승 12무 16패 48득점 66실점 -18
12위 전남 드래곤즈 32점 8승 8무 19패 39득점 61실점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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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FC 무고사 전남 드래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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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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