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4위 아스날에 기회가 왔다. 이번 시즌 심상치 않은 행보의 아스날이 이번 주말 리버풀을 만난다. 내심 깜짝 우승을 꿈꾸는 아스날의 도전 앞에 거대한 장벽이 등장했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FC는 4일(일) 오전 2시 30분(한국 시각)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리버풀FC와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아스날과 리버풀의 맞대결은 EPL 11라운드에 열리는 10경기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경기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두 팀의 대충돌이다. 먼저 홈 팀 아스날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13경기 무패(12승 1무) 행진을 달리고 있다. 강팀과 경기가 없었다는 사실을 감안해도 놀라운 기세다. 신임 감독 에미리의 지휘 아래 23년 간 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아르센 벵거의 퇴장을 큰 충격없이 이겨내고 있다.

패배 의식에 젖어가던 아스날의 부정적 기운을 에메리가 단숨에 부셨다. 한동안 상대의 맞춤 전술에 흔들렸던 흐름과 달리 이번 시즌 주도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아스날이다. 높이 형성된 수비 라인을 시작으로 빠르고 간결하게 상대의 수비진을 공략하고 있다.

에메리의 속도감 넘치고 군더더기 없는 공격 전술 안에서 아스날의 공격수들이 폭발하고 있다. 피에르 오바메양은 놀라운 속도로 집중력으로, 알렉산드르 라카제트는 특유의 유연함과 슈팅 능력으로 공격의 방점을 찍고 있다. 지금까지 11골을 합작한 '라카메양' 조합이다.

독일의 천재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도 부활했다. '하얀 캉테' 루카스 토레이라의 가세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토레이라가 경기장 전체를 누비며 공을 따내 외질에게 안정적으로 공을 공급한다. 수비 부담이 한껏 줄어든 외질은 자신의 천재성을 가감없이 뿜어내고 있다. 외질의 왼발을 떠난 공은 날카롭게 상대 진형을 파고든다. 

꽉 막혀 있었던 측면도 활기를 되찾았다. 아스날 팬들의 애증의 선수 엑토르 베예린이 폭발적인 속도로 오른쪽 측면을 활보 중이다. 아스날 특유의 짧은 패스를 가미한 패턴 플레이로 높은 위치까지 전진한 베예린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공이 전달되고 있다. 베예린의 과감한 크로스는 상대 수비진을 혼란에 빠뜨리기 충분하다.

이기면 우승 경쟁... 허나 상대는 유럽 최고 수준의 리버풀

리그 10경기에서 승점 22점을 획득한 아스날의 현재 순위는 4위다. 리그 1위 맨체스터 시티와 격차가 4점에 불과하다. 이번 주말 만나는 리그 2위 리버풀과 차이도 4점이다(골득실에 의해 리버풀이 2위). 리버풀을 꺾으면 단숨에 선두권 경쟁이 가능한 위치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아스날이다.

반대로 패하면 4위 자리도 위태롭다. 라이벌 토트넘 홋스퍼가 5위(승점 21점) 턱 밑에서 아스날을 추격 중이다. 5위 AFC 본머스(승점 20점)와 6위 왓포드FC(승점 19점)와 승점 간격도 작다. 상황에 따라 주말 이후 급격한 순위 하락을 경험할 수 있는 아스날이다.

결국 리버풀전 결과는 아스날 입장에서는 우승 경쟁에 뛰어들지 아니면 올 시즌도 중상위권에서 고전할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한 판이 될 전망이다. 새로운 승리 DNA를 만들어 가는 아스날에게는 승리가 절실한 순간이다.

그러나 상대는 리버풀이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올라가며 화려하게 부활을 신고한 리버풀은 이번 시즌 더욱 탄탄한 전력으로 순항하고 있다. 최근 시즌 초반 부진했던 모하메드 살라가 공격력을 회복했다. 살라의 합세로 다시 가동되고 있는 '마누라(마네-피르미누-살라)' 트리오를 중심으로 화력을 뽐내는 리버풀이다.

중원의 밀도도 훌륭하다.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함에도 나비 케이타 등 신입생들이 중원의 공백을 적절히 메우고 있다. 매 경기 기복없이 단단한 허리 라인을 자랑하는 리버풀이다. 

사실 이미지와 달리 이번 시즌 리버풀의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는 것은 공격력이 아니라 수비력이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수비력은 최근 열 시즌을 통틀어 최고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리그 10경기에서 단 4실점을 내줬을 뿐이다. 3실점의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최소실점 리그 2위이자 유럽 5대 리그를 놓고 보아도 최소실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유지 중이다. 

지난 시즌 공격에만 치중했던 모습과 다르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유럽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균형감을 갖춘 팀으로 성장했다. 그 어떤 팀도 리버풀을 경시할 수 없다.

반면 아스날은 후방이 불안하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13실점을 허용한 아스날이다. 상위권 팀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실점을 내줬다. 뛰어난 공격력과 대조되는 허술한 수비력의 아스날이다.

시코드란 무스타피가 중심축인 수비 라인은 매 경기 잔실수가 많다. 경쟁 상대들의 완벽에 가까운 중앙 수비수 라인을 생각하면 고민이 크다. 오른쪽 풀백 베예린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반대 급부로 측면 수비에 약점도 명확하다. 문제는 상대 리버풀이 유럽 최고 수준의 측면 공격수들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다른 경기처럼 아스날이 공격에 에너지를 집중하면 크게 실족할 확률이 충분한 이유다.

어찌됐든 이번 승부에서 리버풀보다 아스날이 도전자에 가깝다. 시즌 개막 전 평가를 뒤엎고 있지만, 여전히 객관적인 전력에서 아스날은 리버풀에게 밀린다.

그럼에도 조금씩 약점을 개선하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아스날은 리버풀을 꺾을 수 있는 저력을 지닌 팀이다. 이번 시즌 첫 번째 분수령을 맞이한 아스날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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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리버풀 EPL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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