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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중학교 연극단원들이 태안동학농민혁명 추모탑에서 태안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내포에 부는 바람' 뮤지컬을 공연하고 있다.
▲ 특별했던 태안동학농민혁명 추모제 태안중학교 연극단원들이 태안동학농민혁명 추모탑에서 태안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내포에 부는 바람" 뮤지컬을 공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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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군들의 치열했던 격전지였으며 수많은 희생자를 냈던 북접의 기포지로 잘 알려진 충남 태안군의 동학농민혁명 추모탑에서 아주 특별한 추모제가 열렸다.

특히, 이번 스물여덟번째 추모제에서는 청수봉전, 위령문 낭독, 추모사 등 천편일률적이었던 기존의 추모제에서 탈피해 지역의 학생들이 연극을 통해 동학혁명을 재조명하며 태안 정신의 근간을 이룬 동학농민혁명을 함께 기렸다는데 의미를 더했다.

또한, 이번 추모제를 보름 앞둔 지난 10월 14일에는 일본의 양심이라 불리는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가 백화산 자락에 위치한 동학농민혁명 추모탑을 찾았다. 그가 태안동학농민혁명 태안군유족회 문영식 회장에게 사죄의 눈물을 흘리며 유족들을 위로했기에 더욱 뜻깊은 행사로 치러졌다.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회장 최기중)은 지난 29일 동학농민혁명군의 혼이 서린 백화산 자락에 위치한 동학농민혁명 추모탑에서 제28회 동학농민혁명 추모제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문영식 유족회장을 비롯한 유족회원과 기념사업회원,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식전행사와 의식행사로 치러졌다.
 
태안중학교 연극단원들이 태안동학농민혁명 추모탑에서 태안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내포에 부는 바람' 뮤지컬을 공연하고 있다.
▲ 내포에 부는 바람 태안중학교 연극단원들이 태안동학농민혁명 추모탑에서 태안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내포에 부는 바람" 뮤지컬을 공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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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모제에서는 특히 태안중학교 연극단원들이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내포에 부는 바람' 뮤지컬 시연을 보여 참석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공연은 오는 12월 6일과 7일 태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내포동학농민혁명 추모제 식전행사로 펼쳐지는 코리아 뮤지컬(K-Musical) '내포에 부는 바람'을 동학농민혁명 내포유족회의 요청으로 사전에 시연한 것이다.

이날 선보인 뮤지컬 '내포에 부는 바람'은 외세의 침략에 맞서 죽음으로 나라를 지키는 태안동학농민혁명 290 순국자와 소년, 소녀 의병들의 이야기로, 역사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동학혁명 당시 희생된 의병들을 숭모하고 태안군민들에게 그들의 충의정신을 알리기 위해 제작됐다.

뮤지컬을 만든 태안중학교 연극단 관계자는 "태안지역은 북접, 내포동학농민군의 기포지이고 항전하다 처참하게 학살당한 전적지와 선열들의 손때 묻은 유물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 살신성인의 거룩한 혁명정신을 이어 받고 천추만대에 선양하기 위해서 교육극으로 제작됐고, 단발적인 공연이 아니라 점차 보완해서 매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태안중학교 연극단원들이 태안동학농민혁명 추모탑에서 태안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내포에 부는 바람' 뮤지컬을 공연하고 있다.
▲ 내포에 부는 바람 태안중학교 연극단원들이 태안동학농민혁명 추모탑에서 태안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내포에 부는 바람" 뮤지컬을 공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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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족인사에 나선 문영식 동학농민혁명태안군유족회장은 "오늘 공연한 뮤지컬 '내포에 부는 바람'은 동학혁명 당시 희생된 혁명군들을 숭모하고 시민들에게 그들의 충의정신을 알리고 전승시키려는 작품의도에 청신한 감명을 받았다"면서 "우리 군민들에게도 많은 관람의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관람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열린 본 의식행사에서는 문영식 유족회장의 인사말이 감명 깊었다. 특히, 가세로 태안군수와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를 언급하는 장면에서는 숙연해지기도 했다.

문 회장은 "신임 군수가 취임 전에 먼저 동학농민혁명군 추모탑 앞에 머리 숙여 참배하는 모습에 감격해 눈물 흘렸다"며 "한‧일 함께하는 동학기행 팀이 태안을 방문해 일본의 92세 노인교수와 일행들이 눈물지으며 지난날의 만행을 진심으로 참회하고 사과하는 그들에게 당황스럽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그들의 진심에 손잡고 함께 눈을 붉히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주변에도 이러한 변화가 일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관군의 후손과 농민군의 후손, 유회군 또는 민보군의 후손과 농민군의 후손들이 서로 손잡고 마음 속으로부터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태안에는 이름 없이 사라져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가 많다. 겨우 290명의 선열을 찾았을 뿐이다"라며 "유족의 한 사람으로서 40여 년간 동학농민혁명정신 계승과 추모 사업에 관여해왔지만 앞으로도 이름 없이 혁명의 이슬로 사라져간 선열들을 찾아 나설 것이다"라고 포부도 밝혔다.

일본의 양심 나카츠카 아키라, 태안동학유족 문영식 만나 '사죄의 눈물'

 
92세 고령의 나카츠카 아키라 일본 나라여자대학 명예교수가 문영식 회장에게 사죄의 고개를 숙였다.
▲ 문영식 유족회장에게 사죄하는 일본의 양심 92세 고령의 나카츠카 아키라 일본 나라여자대학 명예교수가 문영식 회장에게 사죄의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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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문영식 유족회장이 언급한 일본의 92세 노인교수는 바로 일본의 양심이라 불리우는 나카츠카 아키라 일본 나라여자대학 명예교수다.

"미안합니다. 우리의 조상들이 한 잘못을 사죄합니다."

일본의 양심이라 일컬어지는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가 태안동학농민혁명 유족 대표인 문영식 회장을 만나 사죄의 뜻을 표했다.
 
일본측 동학기행팀과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장 박맹수 교수 등 한국측 동학기행팀, 그리고 중국인민대학 원퉤쥔 교수 등 3명의 중국측 동학기행팀은 지난 10월 12일부터 시작된 6일간의 일정 중이던 지난 10월 14일 당진 승전곡 전투지에 이어 동학농민군들의 희생이 가장 컸던 태안 백화산 자락 동학농민혁명추모탑을 찾았다. 문영식 유족회장으로부터 태안동학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기행팀.
 일본측 동학기행팀과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장 박맹수 교수 등 한국측 동학기행팀, 그리고 중국인민대학 원퉤쥔 교수 등 3명의 중국측 동학기행팀은 지난 10월 12일부터 시작된 6일간의 일정 중이던 지난 10월 14일 당진 승전곡 전투지에 이어 동학농민군들의 희생이 가장 컸던 태안 백화산 자락 동학농민혁명추모탑을 찾았다. 문영식 유족회장으로부터 태안동학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기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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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 교수를 포함한 23명의 일본측 동학기행팀과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장 박맹수 교수 등 한국측 동학기행팀, 그리고 중국인민대학 원퉤쥔 교수 등 3명의 중국측 동학기행팀은 지난 10월 12일부터 시작된 6일간의 일정 중이던 지난 10월 14일 당진 승전곡 전투지에 이어 동학농민군들의 희생이 가장 컸던 태안 백화산 자락 동학농민혁명추모탑을 찾아 일본인으로서는 드물게 유족들을 위로했다.

올해 90세의 나카츠카 아키라 일본 나라여자대학 명예교수는 지난 1960년대부터 청일전쟁 연구를 계기로 현재까지 근대 한일관계사 연구에 몰두해 왔다. 지한파 학자이면서 일본의 조선 식민지배에 대해 철저히 그 책임을 추궁해 온 일본의 양심을 대표하는 역사학자의 한 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그의 저서 중 공저인 '동학농민전쟁과 일본'은 주목할 만 하다.

아키라 교수는 한‧일 시민이 함께하는 동학농민군의 역사를 찾아가는 10년간의 여행을 끝마치면서 쓴 기고글에서 "한국동학농민군의 역사를 찾아가는 여행은 일본에서의 역사수정주의 운동이 나타나는 사회적 상황 속에서 시작되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그는 "이번 여행은 근대에서의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는 역사인식을 심화시키는 여행이었고, 이 영향은 점점 퍼져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아키라 교수는 아베정권을 향해서도 쓴 소리를 던졌다. 그는 "현재 아베신조가 이끄는 일본 정부는 과거 일본의 침략전쟁을 적극적으로 긍정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전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존재"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이 일본 정부의 움직임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되지만 그들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적 사실을 고의로 왜곡하고 과거를 허심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자에게 미래로 향하는 문은 열리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로부터 사죄의 인사를 받고 눈물을 훔치고 있는 문영식 유족회장.
▲ 눈물 훔치는 문영식 회장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로부터 사죄의 인사를 받고 눈물을 훔치고 있는 문영식 유족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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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죄의 의미로 아키라 교수와 포옹까지 했다는 문영식 유족회장은 "일본의 양심가들이 가해자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다. 또 그드리 태안의 동학농민혁명 기포비와 추모탑, 교장바위에서 사죄의 참배를 올려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태그:#태안동학농민혁명, #북접 기포지, #문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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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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