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신촌, 그 골목길> 중 한 장면.

뮤지컬 <신촌, 그 골목길> 중 한 장면. ⓒ 서정준

 
지난 25일과 26일 뮤지컬 <신촌, 그 골목길>이 신촌 기차역 부근 이화쉼터에서 공연을 올렸다.

<신촌, 그 골목길>은 교통의 중심지에서 문화, 현대사의 중심지로 발돋움했던 신촌 지역의 100년을 돌아보는 뮤지컬이다. 사회적 기업으로 미혼모, 장애인 등과 함께하는 작품을 제작해왔던 명랑캠페인에서 이번에는 '신촌'이라는 지역 문화의 아이콘을 파고 들었다.

작품에는 중년이 된 '한석'이 우연히 자신과 같은 이름을 지닌 학생의 노트를 줍게 되고 신촌을 돌아보며 추억에 잠긴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석은 노트를 통해 수줍던 캠퍼스 커플의 기억, '마이마이' 등의 그 시절을 연상케하는 복고풍의 소품과 뮤직바 등 과거의 신촌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옛 기억들을 되살린다. 즐거운 기억만이 아니라 이한열 열사의 죽음과 '호헌 철폐 독재 타도'를 외치던 뜨거운 시기 역시 함께 담아낸다.
 
 <신촌, 그 골목길> 공연 중 한 장면.

<신촌, 그 골목길> 공연 중 한 장면. ⓒ 서정준

 
 2018 신촌골목문화축제 포스터

2018 신촌골목문화축제 포스터 ⓒ 명랑캠페인

 
1시간 분량의 야외공연이기에 복잡한 스토리를 내세우기보다는 '신촌'이란 이야깃거리를 하나씩 꺼내기 적합한 소재를 선택해 관객들의 공감을 유도했다. '다시 만난 세계', '그대에게' 등 신촌 지역의 대표적 대학교인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를 상징하는 노래를 더했다. 또 남서울대 무용과와 연계해 B-BOY 팀을 초청하는 등 '신촌', '추억' 등에서 연상되는 어쿠스틱한 이미지 외에도 볼 거리를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26일 공연을 마치고 만난 오호진 명랑캠페인 대표는 "지역 주민, 상인들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장차 신촌의 '오페라의 유령'을 만들어주겠다(웃음)"고 말하며 "다행히 이화쉼터 부근의 상인들께서 협조적으로 대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클래식 등 여러 장르와 관객을 상대로 일을 해왔지만, 지금은 이렇게 조금 더 생활문화, 지역밀착형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관객들을 불러모으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에게 먼저 다가서는 역할에 앞장서고 싶다고 밝혔다.
 
 <신촌, 그 골목길>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이 배우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신촌, 그 골목길>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이 배우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서정준

 
현재 세종문화회관, 샤롯데씨어터 등 대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뮤지컬 인기 공연은 매회 매진에 가까운 흥행을 보이고 있지만, 언론과 대중의 관심에서 조금 벗어난 작품들은 관객들이 잘 찾지 않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극장이 아닌 야외로, 지역으로, 시민의 품으로 발길을 돌린 이번 공연이 어떤 성과를 낼지 기대된다.

지난 공연과 달리 오는 31일 열릴 마지막 공연은 신촌 현대백화점 뒤편에 마련된 신촌 창천문화공원에서 오후 7시에 진행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정준 시민기자의 브런치(https://brunch.co.kr/@twoasone/)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신촌, 그 골목길 신촌 뮤지컬 신촌골목문화축제 명랑캠페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공연문화, 연극/뮤지컬 전문 기자. 취재/사진/영상 전 부문을 다룹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