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이 인도인 캐릭터 아푸를 없애기로 했다고 보도한 BBC 기사.

미국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이 인도인 캐릭터 아푸를 없애기로 했다고 보도한 BBC 기사. ⓒ BBC 갈무리


미국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가족(The Simpsons)>이 인도인 캐릭터 아푸를 없애기로 했다. 

CNN, BBC 등 매체 보도에 따르면, <심슨가족> 제작진은 인도계 미국인으로 등장하는 '아푸' 캐릭터를 없애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하차가 논란이 된 이유는 아푸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려왔기 때문이다.

<심슨가족>, 인도인 캐릭터 삭제 결정... "잘못된 결정" 반발도 나와

<심슨가족>에서 아푸는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미국에 왔다가 심슨 가족의 도움으로 시민권자 시험을 통과하는 인물로, 극 중 마트 점장으로 일하는 캐릭터다. 여러 에피소드에서 아푸는 전형적인 인도계 특성을 가진 것으로 나온다. 아푸는 똑똑하고, 힌두교 신자이며, 자녀를 많이 낳고, 크리켓을 좋아하는 인물이다. 

또한 극 중 아푸는 여느 이민자처럼 성실하게 일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질 낮은 상품을 파는 것도 개의치 않는 인물로 묘사됐다. 이런 아푸는 '심슨가족' 속 캐릭터를 넘어 미국 사회에서 인도 출신 이민자를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가 됐다.

그러나 유명세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아푸에 관해 '특정 인종이나 민족에 관한 고정관념을 부추겨 인종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인도계 배우들은 '오디션을 볼 때 아푸의 억양이나 행동을 해보라'는 요구를 받고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아푸 캐릭터를 없애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인도 출신 영화감독이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캐슬바니아>의 프로듀서를 맡은 아디 샹카르는 <메트로>와의 인터뷰에서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아푸를 없애는 것은 실수"라고 주장했다.

샹카르는 "아푸를 없애는 것은 진전이나 후퇴도 아니라 크게 잘못된 결정일 수 있다"라며 "문화적 비평도 하는 <심슨가족>이 비평을 피하려고 캐릭터를 없애는 것은 비겁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심슨가족>의 원고를 읽고 난 후 아푸를 없앤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느꼈다"라며 "특히 예술의 목적이 모두를 하나로 묶어준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라고 강조했다. 

한 누리꾼은 "정작 아푸는 <심슨가족>에서 인종 차별을 당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며 "정치적인 논란으로 아푸 캐릭터를 없애는 것이 슬프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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