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진행된 2018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 류현진이 공을 던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진행된 2018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 류현진이 공을 던지고 있다. ⓒ EPA/연합뉴스

 
여러 가지가 아쉬운 경기였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한국인 선수 최초로 월드 시리즈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했다. 최초의 출전은 김병현(당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었고, 박찬호(당시 필라델피아 필리스)도 출전했지만 두 선수 모두 마무리투수 혹은 필승조 등판이었고 선발 등판은 류현진이 최초였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메사추세츠 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월드 시리즈 2차전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4회까지 류현진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타선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전날 클레이튼 커쇼보다는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다.

다저스가 2-1로 앞선 가운데 5회말 레드삭스의 공격이 시작됐다. 류현진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5회말 2사 상황에서 9번타자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에게 안타를 맞고 만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데이브 로버츠는 마운드에 올라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베테랑 투수 라이언 매드슨을 마운드에 올렸다.

69구 밖에 던지지 않은 류현진, 2경기 연속 승계주자 실점한 매드슨

그러나 매드슨은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한 뒤 제이디 마르티네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류현진의 책임주자 3명이 모두 득점하면서 류현진의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4.2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 다저스가 레드삭스의 점수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류현진은 그대로 패전을 당했다.

이 경기의 2번째 투수로 등판했던 매드슨은 전날 1차전 경기에서도 커쇼의 뒤를 이은 2번째 투수로 등판했다가 승계주자를 모두 불러들인 이력이 있었다. 커쇼의 승계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는 바람에 전날 커쇼도 3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던 경기를 5실점으로 늘리며 패전을 당했다.

이 날 경기도 류현진이 아웃 카운트 하나만 잡아내면 1실점으로 5회를 막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매드슨이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과정에서 류현진의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이면서 다저스는 그 피해를 키웠다.

레드삭스의 선발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는 ALCS 5차전에서 첫 선발승을 거둘 때까지만 해도 포스트 시즌만 되면 선발 등판에서 승리 없이 9패에 그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드삭스의 감독은 4회에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던 프라이스를 그대로 믿었다.

물론 프라이스가 만루 위기를 맞았던 상황은 무사였기 때문에 아웃 카운트를 잡는 과정에서 2점을 내줬다. 그러나 이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고 이닝을 끝낸 프라이스는 그 이상의 추가 실점 없이 6이닝을 던지고 생애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 2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뒀다(6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 88구).

아쉬운 투수 교체 타이밍, 너무 조급한 로버츠

매드슨이 2경기 연속 승계주자들을 막지 못했다는 점을 통하여 5회말 2사 상황에서 류현진의 교체를 결정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작전은 이틀 연속 실패한 것이 됐다. 류현진의 투구수도 69구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점수를 내주더라도 차라리 류현진이 5회를 마무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후 두 팀은 불펜 대결로 들어가서 추가 점수 없이 경기를 끝냈다. 다저스 타선은 프라이스가 내려간 뒤 조 켈리(평균 98.6마일)와 8회 네이선 이볼디(평균 99.7마일) 그리고 9회에 마무리투수 크레이그 킴브렐(평균 96.9마일)의 레드삭스 필승조를 상대로 철저하게 막혔다. 점수는 커녕 4회 야시엘 푸이그의 적시타 이후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16타자 연속 범타로 무기력했다.

5회말 2사 후 크리스티안 반스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몸쪽 빠른 공이 볼 판정을 받으면서 류현진은 흔들렸다. 이후 던진 바깥쪽 컷 패스트볼(이하 커터)을 던지는 과정에서 손의 미세한 컨트롤이 흔들리면서 안타가 됐다. 여기서 릭 허니컷 투수코치가 한 번 마운드를 방문하여 레드삭스의 공격 흐름을 끊어 줄 필요가 있었다.

허니컷 투수코치는 류현진이 무키 베츠에게 안타를 더 내준 뒤에야 마운드를 방문했다. 이 때의 방문은 다음 타자를 막지 못하면 교체될 수도 있다는 신호였다. 류현진은 평정심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앤드류 베니텐디에게 커브와 커터를 연달아 던졌으나 잇따라 바운드 볼로 들어가고 말았다.

그리고 8구 승부 끝에 빠른 공이 바깥쪽 바운드 볼로 흐르는 바람에 볼넷이 되고 말았다. 투수코치의 마운드 방문이 한 박자 빠르게 이뤄졌다면 로버츠 감독이 5회에 류현진을 일찍 교체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5회에 흔들리기 전까지만 해도 류현진은 프라이스와의 맞대결에서 앞서고 있었다. 스트라이크 판정이 아쉬웠을 때 투수코치가 일찍 마운드에 올라 류현진에게 기를 불어넣어줘야 했을 타이밍을 놓치고 흔들리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5회에 있었던 투수 교체 타이밍은 너무 아쉬웠다.

스스로 아쉬워한 류현진, 6차전에 다시 기회가 온다면?

류현진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자신이 더 잘 던졌더라면 막을 수 있었다면서 스스로 아쉬워했다. 그 상황에서 볼넷을 내줬다는 것에 대해서 안 좋은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투수 교체에 있어서는 상대 팀의 중심 타선으로 이어지는 타이밍이었기 때문에 벤치에서 교체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했다. 류현진은 선수로서 벤치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 있음을 인정했다.

류현진이 다시 등판하려면 5일 휴식 후 펜웨이 파크에서 다시 열리는 6차전을 기다려야 한다. 6차전에서 류현진이 다시 기회를 얻으려면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3경기 중 최소 2경기를 다저스가 이겨야 한다.

류현진은 홈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동료들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자신도 철저하게 준비하여 많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경기를 6차전에서 보여주겠음을 다짐했다.

다만 류현진이 다시 기회를 얻으려면 3차전 워커 뷸러, 4차전 리치 힐 그리고 5차전 커쇼의 등판 경기에서 동료들을 믿고 6차전을 준비해야 한다. 각오를 다진 류현진이 6차전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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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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