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자, 무리뉴 감독

위기의 남자, 모리뉴 감독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페이스북


올 시즌을 앞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에서 앙토니 마시알의 입지는 불안한 상황이었다. 전임인 루이스 판 할 감독 시절에는 공격진의 한자리를 차지하며 주전으로서의 입지를 굳힌 마시알이었지만 조세 모리뉴 감독이 부임한 이후로는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둔 프리시즌에서는 여자친구의 출산으로 팀에 지연 복귀하며 벌금 징계를 받은 데다 이 문제로 인해 모리뉴 감독으로부터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는 등 맨유에서의 입지가 서서히 좁아졌다. 또한 끊이지 않는 이적설에 재계약 문제, 모리뉴-포그바와의 불화설에서 포그바와 함께 모리뉴 감독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인물로 거론되면서 모리뉴 감독과 또 다른 불화설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알렉시스 산체스가 극도의 부진 속에 주전에서 밀려나며 마시알은 다시 기회를 잡았다. 그 첫 번째 경기는 지난 7일 새벽(한국시각)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경기. 이날 선발로 출전한 마시알은 1-2로 뒤진 후반 30분 천금 같은 동점 골을 터뜨리며 올 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 마시알의 동점 골로 0-2로 뒤지던 경기를 2-2 동점으로 만든 맨유는 경기 종료 직전 산체스의 결승 골까지 터지며 3-2 역전승을 거둬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A매치 이후 재개된 리그 첫 번째 경기인 첼시전. 역시 마시알은 선발 출전했고 이번에도 그는 존재감을 알렸다. 0-1로 뒤진 후반 9분 혼전 상황에서 마시알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분위기가 맨유 쪽으로 기운 가운데 마시알은 후반 28분 마커스 래시포드의 패스를 받아 아스필리쿠에타를 앞에 두고 오른발 슛으로 역전 골을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볼 트래핑이 다소 긴 모습도 보였지만 특유의 침착성을 바탕으로 득점에 성공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모처럼 멀티 골을 터뜨린 마시알의 활약이 있었지만 맨유는 끝내 첼시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불안한 입지 속에서도 어렵사리 찾아온 기회에서 마시알은 2경기 3골로 자신의 존재감을 여전히 과시했다. 그를 선택한 모리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앞으로 있을 산체스와의 주전 경쟁과 빡빡한 일정 속에서 큰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게 해줬다.

모리뉴, 또다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승리 실패

맨유의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모리뉴 감독은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3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첼시 2기 시절 마무리가 좋지 못했던 모리뉴 감독의 입장에선 적장으로 스탬포드 브릿지를 찾아 첼시를 상대로 통쾌한 승리를 거두고 싶었겠지만 현실은 그의 바램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다시 찾은 스탬포드 브릿지. 전반 20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안토니오 뤼디거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을 때만 해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4연패를 기록할 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리워졌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전반전을 0-1로 마친 맨유는 후반전 들어 포그바와 마타의 움직임이 살아나면서 경기 주도권을 가져갔고, 후반 9분과 28분 마시알의 골이 터지면서 0-1로 뒤지던 경기를 2-1로 역전하면서 지난 뉴캐슬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역전승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했다. 이번에도 세트피스 혼전 상황에서 로스 바클리가 동점 골을 성공시키며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승리할 수 있는 경기였지만 2골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 집중력이 무너지며 실점을 허용한 것이 아쉬웠던 경기였다.

경기 막판 동점 골을 허용해 다 이긴 경기를 놓친 것도 뼈아픈데 경기 막바지에는 첼시 코치의 과격한 세레모니으로 인해 모리뉴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간의 몸싸움으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 발생하는 등 이번에도 모리뉴 감독과 스탬포드 브릿지에서의 안 좋은 기억은 계속 이어졌다.

다행히 경기 종료 이후 모리뉴 감독과 마우리시오 사리 첼시 감독이 대화로 잘 풀면서 사건은 종결되었고, 모리뉴 감독은 자신을 향해 야유를 하던 첼시 팬들에게 스탬포드 브릿지 그라운드를 가리킴과 동시에 손가락으로 숫자 '3'을 표현하며 자신의 첼시 시절 업적을 알린 채 스탬포드 브릿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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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무리뉴 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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