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KBO리그도 드디어 포스트 시즌을 맞이했다. 10월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와일드 카드 결정전 미디어 데이를 시작으로 포스트 시즌 일정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16일부터는 2전 2선승제의 와일드 카드 결정전이 열리고, 18일부터는 준플레이오프 일정(미디어 데이)이다.

10구단 체제로 확대된 2015년부터 도입된 와일드 카드 결정전은 정규 시즌 4위 팀에게 상당히 큰 어드밴티지가 부여된다. 먼저 1승을 갖고 시작하며, 이로 인해 3전 2선승제가 아닌 2전 2선승제가 됐다. 게다가 2경기를 모두 4위 팀의 경기장에서 치르는 독식형 홈 어드밴티지까지 갖고 있다.

12회까지만 치르는 정규 시즌과 달리 포스트 시즌 연장전은 15회까지 치른다. 동률일 경우 정규 시즌 순위가 앞선 팀이 올라간다는 규정에 의해 4위 팀은 1차전 15회초까지 비기기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반면 5위 팀은 적지에서 2경기를 모두 이기는 경우에 한해서만 준플레이오프 진출권을 가져올 수 있다.

WC 결정전 1차전 승리 경험 팀들의 대결

와일드 카드 결정전은 올해로 4번째 치른다. 그런데 공교롭게 이번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두 팀은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1경기 이상 승리했던 적이 있는 팀들이 진출하게 되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규 시즌 4위로 와일드 카드 결정전 홈 어드밴티지를 갖게 된 넥센 히어로즈는 2015년 첫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SK 와이번스에게 승리한 적이 있다. 당시 경기는 연장 11회까지 이어졌고, 11회말 SK 유격수였던 김성현의 끝내기 실책이 나오면서 넥센이 승리했다(김성현은 이후 2루수 전향).

정규 시즌 5위를 차지했던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는 2016년 5위 자격으로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LG 트윈스와의 1차전에서 승리하면서 현재까지 유일한 와일드 카드 결정전 2차전 사례를 만들었다. 비록 2차전에서는 패했지만 KIA는 5위 입장에서 1경기를 이겨 봤다는 경험이 있다.

4위 넥센의 경우 1차전을 패하더라도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하면 올라갈 수 있는 만큼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 그러나 5위 KIA의 입장에서는 2경기를 모두 이기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넥센의 입장에서도 2차전이 있기는 하지만 준플레이오프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1차전에서 빨리 끝내는 것이 이득이다.

전력 소모 최소화 노리는 넥센, 브리검 출격

일단 넥센은 올 시즌 31경기 11승 7패 1홀드 평균 자책점 3.84를 기록했던 외국인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와일드 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리그 평균 자책점 6위였던 만큼 안정성에서는 팀 내 최고의 투수다.
 
브리검 완봉 역투 16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완봉승을 기록한 넥센 브리검이 역투하고 있다. 2018.9.16

지난 9월 16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완봉승을 기록한 넥센 브리검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브리검의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 경기는 12일 수원 원정 경기였다. 3일만 쉬고 16일 경기에 나서야 하지만, 12일 경기가 선발 등판이 아니었고 컨디션 점검을 위한 구원 등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4구만 던진 점을 감안하면 나쁜 루틴은 아니다. 당시 브리검은 2.1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올 시즌 유일한 홀드를 기록했다.

15일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장정석 감독은 코치들이 좋은 환경을 만들어줬고, 베테랑들이 젊은 선수단을 잘 이끌어주었던 점을 칭찬했다. 어렵게 온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겠음을 다짐한 만큼 속전속결로 경기를 끝낼 가능성이 크다.

KIA와 달리 1승을 안고 가는 넥센은 이정후, 서건창 등 정상급 리드오프들이 출루한 찬스를 박병호 등 클러치 히터들이 놓치지 않을 경우 브리검뿐만 아니라 다른 필승조를 모두 가동하여 시리즈를 빨리 끝내는 것이 필승 전략이다. 하지만 이렇게 전력을 모두 동원했다가 경기 후반에 치명적인 역전패를 당하게 될 경우 당장 2차전부터가 꼬이게 된다.

올 시즌 넥센의 선발진에서 활약했던 최원태(13승 7패 평균 자책점 3.95)는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인하여 포스트 시즌에 참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넥센은 2차전을 치르게 될 경우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나가길 바라는 에릭 해커를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소모하게 된다.

올 시즌 불펜이 강한 한화 이글스를 준플레이오프에서 상대해야 하는데,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2경기 총력전을 펼친 뒤 올라갈 경우 불펜 대결로 이긴다는 것은 너무 큰 무리수다. 1차전에서 전력을 다해 끝낼 경우 준플레이오프까지 이틀을 쉴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불펜 전력을 처음부터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다른 방법 없는 KIA, 2경기 모두 총력전 펼쳐야

디펜딩 챔피언 KIA는 한국 시리즈에 직행했던 시즌에는 100%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렇지 않았던 시즌에는 모두 상위 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징크스도 갖고 있다. 해태 시절처럼 꾸준히 가을야구 단골 손님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다른 라운드에서 시작할 때 상위 라운드 진출을 이뤄내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정규 시즌 5위로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치르는 것도 있고, 시즌 143번째 경기에서 겨우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KIA는 시즌 막판까지 전력을 쏟아부은 상황에서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원투 펀치를 모두 가동해야 일단 다음 라운드 진출을 노릴 수 있는 만큼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가 모두 전력을 다해 던져줘야 한다.

일단 1차전에는 2017년 정규 시즌, 한국 시리즈 MVP 석권에 이어 최동원 상까지 독식한 적이 있던 에이스 양현종이 나선다. 다만 양현종은 지난 시즌에 많이 던진 후유증으로 인해 올 시즌 후반기 옆구리 통증으로 고전했고, 13승 11패 평균 자책점 4.15로 부진했다.
 
역투하는 양현종 2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기아 선발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양현종 지난 5월 2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기아 선발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시즌 막판 나름 충분히 휴식을 취한 양현종은 몸 자체는 아프지 않다고 하지만, 투구 컨디션이 정확히 어떤지는 알 수 없다. 양현종은 10월 3일 대구 원정 경기가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는데, 당시 3이닝 7피안타 4탈삼진 5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일단 KIA는 양현종과 불펜이 최대한 버텨야 하고, 폭발적인 타선의 힘을 믿어야 한다. 그렇게 1차전을 잡고 난 뒤 2차전은 헥터를 앞세워 다시 한 번 같은 작전으로 승리를 노려야 한다. 헥터 역시 양현종과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 만큼의 좋은 위력을 보이진 못했다(11승 10패 4.60).

두 20승 투수가 동반 부진했기 때문에 지난 해 가을만큼의 위력을 기대하긴 어렵고, 다른 선수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헥터의 마지막 등판은 11일 광주에서 있었던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였고, 7.2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많은 이닝을 던져줬지만 패전투수가 되었다(106구).

넥센에게는 한 경기를 지더라도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지만, 포스트 시즌의 다음 라운드를 생각한다면 두 팀 모두 지면 내일이 없는 경기나 마찬가지다.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치르는 팀들에게는 다른 위치에서 시작하는 팀들과 비교할 때 분명 불리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일단 가을야구의 기회가 열렸다는 점에서 우승에 대한 염원은 다른 팀들에 비해 더욱 간절하다. 16일부터 시작되는 또 한 번의 가을야구가 팬들에게 어떤 감동을 안겨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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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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