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제302호인 순천 낙안읍성. 600여 년 전 조선 시대의 모습을 재현한 마을 여기저기를 걷다 시선을 사로잡는 별난 광경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나무 위에 걸린 기타였다.
자세히 보니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처마를 달고 횃대까지 만들어 기타를 새집으로 탈바꿈해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이런 글귀가 걸려 있었다.
'(이) 울림통에 새가 살까?'
그랬다. 목판 체험관을 운영하는 주인장이 기타를 개조해 만들어 놓았다는 이 예쁜 새집. 진짜로 새가 살고 있단다. 온종일 놀다가도 저녁이 되면 찾아온다고 전한다.
곧 추운 겨울을 맞아야 하는 새들에게 기타의 큰 울림통이 이토록 훌륭한 보금자리가 된 것이다. 작은 생물에게 쏟는 주인장의 따뜻한 관심이 사람에게도 전해지는 훈훈한 민속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마 이 기타 집에 사는 새가 지저귀는 소리는 기타의 울림통보다 더 예쁜 '둥기둥~' 소리가 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