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현지 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7-2019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E조 2차전 아스널 FC와 카라바흐의 경기에서 아스널 멤버들이 세 번째 득점에 성공한 뒤 자축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7-2019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E조 2차전 아스널 FC와 카라바흐의 경기에서 아스널 멤버들이 세 번째 득점에 성공한 뒤 자축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아스널이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의 멀티골에 힘입어 풀럼을 꺾고 9연승을 내달렸다. 아스널은 7일 밤 8시(한국 시간)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2018-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풀럼을 5-1로 대파했다.

이로써 아스널은 시즌 초반 2패 후 공식 대회 9연승, 리그에서는 6연승을 이어나갔다.

에메리, 올 시즌 첫 4-4-2 포메이션 가동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지난 일주일 동안 3개의 포메이션을 가동하고 있다. 플랜 A는 4-2-3-1이다. 하지만 3일 전 유로파리그 카라박전에서 3-4-3을 꺼내든데 이어 이번 풀럼전에서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4-4-2 포메이션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메수트 외질이 허리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고, 아론 램지와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이 벤치를 지켰다. 평소 2선을 담당한 3명을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키는 에메리 감독의 파격적인 변화였다.

최전방은 라카제트-대니 웰벡이 포진했고, 허리는 알렉스 이워비-그라니트 자카-루카스 토레이라-헨릭 미키티리안이 맡았다. 포백은 나초 몬레알-롭 홀딩-슈코드란 무스타피-엑토르 베예린으로 구성됐으며, 골문은 베른드 레노가 지켰다.

아스널은 볼 점유율에서 앞섰지만 후방 빌드업에 대한 불안감을 재차 노출시켰다. 베예린, 홀딩, 몬레알 등이 패스 미스를 범하며 풀럼에게 슈팅 기회를 내줬다. 또, 전반에만 11개의 슈팅을 허용하는 등 수비에서 강인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속도감 있는 공격 축구, 올 시즌 최다 득점 기록

에메리 4-4-2의 특징은 좌우 미드필더 이워비와 미키타리안이 횡적인 움직임으로 좌우 간격을 좁히고, 측면 뒷 공간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하는게 기반이었다. 또, 라카제트-웰벡 투톱도 자유자재로 측면으로 빠져나오며 간결하고 빠른 연계플레이를 통해 속도감 있는 축구를 전개했다. 좌우 풀백 몬레알과 베예린도 공격 가담 빈도를 높이며 위력을 배가시켰다. 

전반 29분 나타난 이워비-몬레알-라카제트로 이어지는 패스 워크에 의한 선제 득점으로 리드를 잡았다. 전반 44분 안드레 쉬얼레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아스널은 후반 4분 라카제트의 중거리 슈팅으로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아스널은 이후 높이 형성된 풀럼의 수비 라인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특히 에메리 감독은 주중 유로파리그에서 선발 출전한 웰벡, 이워비를 불러들이고, 오바메양과 램지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라카제트-오바메양 투톱, 왼쪽에 미키타리안, 오른족에 램지가 포진하는 형태였다.

새로운 조합에도 불구하고 아스널의 전술적 완성도는 매우 높았다. 특히 후반 23분 과거 아르센 벵거 시절의 아스널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패스 플레이로 추가골을 완성했다. 라카제트, 램지, 베예린, 미키타리안, 오바메양의 발을 거친 뒤 마지막 램지의 환상적인 힐 슛으로 풀럼 골문을 흔들었다.

아스널의 파상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34분 미키타리안-베예린-오바메양 트리오가 네 번째 골을 합작했다. 에메리 감독은 곧바로 라카제트 대신 중앙 미드필더 마테오 귀엥두지를 투입하며 능동적이고 빠른 대처를 보여줬다. 다소 안정적이라 할 수 있는 4-3-3으로의 전환이었다. 허리를 장악한 아스널은 후반 추가시간 오바메양의 골을 더해 9연승에 성공했다. 

이날 아스널은 슈팅수 9대21로 크게 밀렸다. 하지만 점수는 5-1 대승이었다. 9개의 슈팅 중 5골을 터뜨린 집중력이 돋보였으며, 전부 아름다운 골이었다. 아스널은 에메리 감독 체제 이후 올 시즌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2% 아쉬웠던 2선 조합, 새로운 해결책 찾았다

그동안 에메리 감독은 오바메양-램지-외질 2선 조합을 내세웠다. 그러나 다소 엇박자가 드러났다. 오바메양의 본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다. 빠른 침투와 골 결정력이 장점이다. 반면 2선에서 연계 플레이나 경기 관여도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외질은 올 시즌 2골을 기록 중이지만 특유의 플레이 메이킹과 파이널 패스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외질의 가장 큰 장점은 어시스트인데 올 시즌 0도움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3.2개의 키패스를 기록했지만 올 시즌 1.5개에 그치고 있다.

불안한 2선 조합으로 인해 에버턴, 왓포드전에서 보여준 공격력은 매우 답답했다. 이에 에메리 감독은 유로파리그 카라박전, 리그 풀럼전에서 다른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해결책을 모색했다. 2경기 모두 오바메양, 램지, 외질이 선발 출전하지 않은 경기였고, 아스널은 총 8골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이워비의 발견은 큰 수확이다. 센스 있는 패스와 테크닉을 선보이며 새로운 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바메양과 램지는 풀럼전 후반에 교체 투입돼 각각 2골, 1골 1도움을 올렸는데, 평소와 포지션이 달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오바메양은 모처럼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과거 분데스리가 시절에서 보여준 득점력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램지도 2선의 오른쪽 측면에서 눈부신 존재감을 뽐냈다.

물론 상대팀의 전력이 다소 약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에메리 감독은 상황에 따라 능동적인 전술 변화, 빠른 피드백을 통해 문제점을 수정하며,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스널은 시즌 초반 맨체스터 시티, 첼시에게 연달아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어느덧 9연승이다. 리그에서는 선두권까지 치고 올라갔다. 에메리 아스널의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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