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018년을 마무리 할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각종 예매 사이트들은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공연이나, 발레, 오페라, 뮤지컬, 클래식 공연 등의 홍보 배너를 띄워 사람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뮤지컬 공연도 좋은 좌석은 10만 원을 호가하고, 30-40만 원이 넘어가는 유명지휘자의 송년 오케스트라 공연은 꿈만 같다. 좋은 공연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이들의 등을 시원하게 긁어 줄 대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이라는 한정된 곳에서만 주로 볼 수 있는, 지방에서는 거의 만나 볼 수 없는 유명 공연들을 보며 좌절하고 좌절하던 차에 지난 6월 처음으로 <빈필하모닉 여름음악회> 클래식 공연 라이브 중계를 만났다.

개인적으로 1년에 수차례 정기적으로 서울에서 실황 공연을 즐기는 마니아라 생각했기에, '영화관에서 스크린을 통해 보는 공연이 어떤 매력이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도 잠시, 거의 만나 볼 수 없을 거장의 지휘와 오케스트라의 열정이 카메라의 클로즈업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되어 무척 놀랐다.

그렇게 <2018 빈필하모닉 여름음악회>를 시작으로 <2018 베를린 필 발트뷔네 콘서트>, 뉴욕메트로폴리탄의 <사랑의 묘약(도니체티)>, <2018 잘츠부르크-빈 필&안드리스 넬슨스 콘서트>, <2018 잘츠부르크-마술피리>, <2018 잘츠부르크 -살로메>, 뉴욕메트로폴리탄의 <라보엠(푸치니)>, 유럽 유니텔오페라의 <투란도트(푸치니)>까지 4개월간 무려 8개의 전세계의 유명 명품 공연들을 감상 할 수 있었다.

배우들 저스처나 표정 가까이서 볼 수 있어

공연료도 겨우 정가 각 3만 원에 불과했다. 카메라는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최대한 현장감과 생생한 표정, 동선을 담으려고 했으나, 현장에서 무대 전체를 보는 것과는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길 바란다. 하지만 가장 비싼 좌석에 앉아서도 제대로 볼 수 없을 배우들의 제스처나 표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뿐 더러, 전 세계에서 펼쳐지고 있는 평생 한번 볼 수 있을까 말까 한 공연들을 맛볼 수 있는 굉장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10월에 펼쳐질 공연으로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베르디의 오페라 <맥베스> 그리고 모차르트의 오페라 <코지 판 투테>가 있다.
  
 <안나 카레니나> 포스터

<안나 카레니나> 포스터 ⓒ (주)비프로 VIPRO Inc.

  
<안나 카레니나>는 사랑과 결혼, 가족문제라는 보편적 소재를 다룬 작품으로, 러시아의 대 문호 톨스토이의 3대 걸작으로 꼽히며, 우리에게는 키이라 나이틀리와 주드 로가 열연한 영화 <안나 카레니나>(2013)로 친숙한데, 최근 국립발레단이 <안나 카레니나>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연하기도 했다.

톨스토이 최고의 고전문학을 뮤지컬로 담은 본 공연은 러시아 본 고장에서 매진 행렬을 일으켰을 만큼 주목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라이브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러시아 오리지널 캐스트가 전하는 만큼 기대되는 작품이다. 에카테리나 구세바가 안나 카레니나역에, 세르게이 리가 알렉세이 브론스키 역으로 분하였다.
  
 <코지 판 투테> 포스터

<코지 판 투테> 포스터 ⓒ 뉴욕메트로폴리탄

 
모차르트의 희곡 <코지 판 투테>는 이탈리아 말로 '여자는 다 그래' 라는 뜻으로 현재 가장 유쾌하고 인기 높은 오페라 작품들 중에 하나다. 젊은 남녀 두 쌍은 자신의 연인을 굳게 믿고 있지만, 늙은 철학가가 두 남자에게 여자는 믿을 수 없다고 하는 빈정거림에 화가 난 두 남자는 여자를 믿을 수 있나 없나를 두고 변장하며 위험한 내기를 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원작이 없으며, 황제에 의해 제목이 내용보다 먼저 지어지며 만들어지기 시작한 작품으로 비윤리적이라고 저평가 되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재평가 되며 현재 걸작으로 불린다. 희극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인간의 본성까지 보여주며 관객들을 긴장시킬 뿐만 아니라, 모든 여섯 인물의 기량이 중요한 '앙상블 오페라'이기도 하다. 뉴욕 메트로폴리탄의 작품으로 지휘는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연출은 펠림 맥더모트가 맡았다.     
  
2018년 베를린 국립오페라의 신작 <맥베스>
 
 <맥베스> 포스터

<맥베스> 포스터 ⓒ 베를린국립오페라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맥베스'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종합 예술가인 주세페 베르디의 초기 완성 오페라 작품이다. 베르디의 본 오페라를 시작으로 <리골레토>, <시몬 보카네그라> 등의 명작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공연되지 못했으며, 두 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맥베스(바리톤)과 맥베스 부인(소프라노)의 실력이 극의 성공을 좌우하고, 거대한 서사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소 10번의 장면전환 등 기술적인 노력까지 필요한 작품이다.

이번에 상영될 공연은 2018년 베를린 국립오페라의 신작이며, 최고의 스타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공연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를, 77세의 살아있는 전설 플라시도 도밍고가 맥베스를, 안나 네트렙코가 맥베스 부인역을 맡았으며, 얼마 전 대구 오페라축제에 <돈 카를로>에서 열연하기도 한 연광철이 뱅쿠오(반코) 역을 맡았다.
 
어떤 공연이 취향에 맞을지, 어떤 장르가 좋은지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싶지만 사실상 어려웠거나, 지방에 있어 질 좋은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으신 분들, 혹은 세계 정상들의 명품 공연을 관람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적은 부담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메가박스에서 매달 다른 레파토리로 꾸준히 상영되고 있으니, 부쩍 추워진 요즘 멋진 공연 한편을 연인, 혹은 가족과 함께 관람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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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문화생활을 즐기고픈 부산 여자 1인의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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