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민족춤 제전'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한국문화의 집에서 '평화·통일·상생을 춤추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전국의 춤꾼과 예인이 모여 객석과 하나가 되어 펼친 한바탕 축제였다. 춤꾼의 심장과 관객의 심장으로, 춤꾼의 눈물과 고통이 관객의 고통과 눈물로 고스란히 전이되는 현장이었기에 감동과 여운을 더했다.
    
돈돌라리 돈돌라리는 상향가로 함경남도 문화제 제 1호이다.

▲ 돈돌라리 돈돌라리는 상향가로 함경남도 문화제 제 1호이다. ⓒ 한국민족춤협회

   
나해철 시인은 축시 '민족춤을 위하여'에서 춤을 출 때는 남도 북도 철조망도 없고 대지와 하늘과 심장이 함께 춤을 춘다고 노래했다.
 
 민족춤을 위하여- 나해철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은
심장이 춤을 추고 있다는 것이다.
 
붉은 피가
손을 뻗고 발을 내지르고
박자에 온몸을 싣고 있는 것이다
 
(중략)
 
춤을 출 때
이 땅 이 하늘도 함께 춤을 춘다
그러므로 춤을 출 때
철조망도 불평등도 없다.
 
춤을 출 때
심장도 피도 함께 춤을 춘다
그러므로 춤을 출 때
남도북도
있는 자도 없는 자도 없다
 
보라
춤추는 우리의 하늘과 대지를
보라
춤추는 우리의 심장과 붉은 피를
 

이번 제전은 첫째날 평화에 3팀, 둘째 날 통일에 9팀, 세째 날 전남, 강원, 서울, 대구, 통영, 부산, 진도 지부 등 9팀이 혼신의 힘을 다한 공연을 펼쳤고 변우균, 이덕인이 사회를 맡았다.

예술감독을 맡은 장순향 한국민족춤협회 이사장은 어려운 준비 과정이 생각난 듯 "전국에서 달려와 혼신의 힘을 다한 공연으로 자리를 빛내준 협회 지회 회원들과 지부, 3일간 자리를 꽉 채우고 관람을 해 준 관객들에게 감사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진도 씻김굿 씻김굿으로 평화를 염원하고 있다.

▲ 진도 씻김굿 씻김굿으로 평화를 염원하고 있다. ⓒ 힌국민족춤협회

 
춤판의 짜임에서부터 이번 제전이 지향하는 주제를 잘 드러내 보여준다. 함경남도 문화재 1호로 지정되어 있는 '돈돌라리' 민요부터 일본군위안부 해원상생 한마당 '물들여진', 소녀들을 성노예로 빼앗긴 어머니의 상처와 세월호에 강탈당한 단원고 아이들의 잃어버린 꿈을 기린 작품 '누가 쪽빛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진도 씻김굿 등이 그것이다. 
  
아름다운 하나 남과 북  이 따으이 모든이에게 평화를

▲ 아름다운 하나 남과 북 이 따으이 모든이에게 평화를 ⓒ 한국민족춤협회

 
민족춤 제전은 젊은이들과 어르신 모두 한국춤의 맥을 이어가기를 바라며 멍석을 펴주고 응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여섯 살 어린이부터 여든이 넘은 춤꾼까지 연령대가 다양한 이유다.
 
장순향 이사장은 "춤을 어떻게 읽었느냐"고 물으며 "춤은 보는 것이 아니라 손끝과 얼굴 표정 발동작 하나까지 꼼꼼하게 각자의 감성과 눈길로 읽어내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혼의 몸짓을 통해 소통을 꿈꾸는 춤꾼들에게서 눈길을 떼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물들여진 일본군위안부 해원상생 한마당

▲ 물들여진 일본군위안부 해원상생 한마당 ⓒ 한국민족춥협회

 
셋째 날 춤의 제전을 찾은 이정황 감독은 "'물들여진'에서 붉은 색 물감을 묻힌 붓으로 춤꾼의 몸을 찍을 때 눈물이 나고 몸짓 하나하나에서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더라"고 느낌을 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예술혼으로 지켜 낸 한국민족춤 제전'을 축하한다고 축사를 전했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유리 고유의 문화와 정신이 녹아 있는 한국민족춤제전'을 축하한다는 축사를 보내 축하했다.
 
한국민족춤협회 고문인 채희완 민족미학연구소장은 '민중춤, 민족춤, 신명의 춤을 추고자 애쓰는 민족춤협회 회원들이 사방을 쳐서 세상 삶을 일깨우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박불똥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이사장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전심전력을 다하여 온 몸으로 '나눔'을 발산하는 춤꾼들"이라며 "바람 없이 꽃이 홀로 춤을 출 수 없듯 '평화. 통일. 상생'을 화두로 삼은 '2018한국민족춤제전' 나비의 몸짓으로 이 땅에 평화의 바람을 일으켜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민족춤협회 장순향 이사장은 "전국 각지 예술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인들의 다양한 춤판을 볼 수 있는 지속적인 장을 마련하고 남북의 춤꾼들이 함께 '나눔'과 소통을 이룰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사) 한국민족춤협회는 1994년부터 거리에서 집회장에서 우리의 고유의 몸짓과 정신으로 사회와 소통해오던 민족춤꾼들이 모인 곳으로, 2016년 한국민족춤협회로 출범하면서 새로운 날개짓을 시작했다. 
 
꽃의 환생 꽃의 환생을 통해 삶의 환희를 표현

▲ 꽃의 환생 꽃의 환생을 통해 삶의 환희를 표현 ⓒ 한국민족춤협회

 
장 이사장은 "이제 겨레의 몸짓, 생명의 몸짓, 세계 속에 우리의 몸짓으로 더 넓고 높게 역사, 문화, 예술성의 본분을 다하고자 사단법인으로 힘찬 출발을 한다. 남북의 춤꾼이 함께 모여 춤을 출 날을 고대하고 있다"며 민족춤에 대한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민족의 얼과 혼과 삶이 담긴 민중, 민족춤이 더 많은 관객과 만나려면 문화광광체육부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민족춤협회 장순향 한국민족춤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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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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