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간) 벨기에 안더레흐트의 콘스탄트 반덴 스톡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제 무리뉴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제 무리뉴 감독. ⓒ EPA/ 연합뉴스

 안방호랑이의 모습은 옛말이다. 위기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또 다시 홈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맨유는 3일 오전 4시 5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발렌시아와 0-0으로 비겼다.

1승 1무(승점 4점)로 유벤투스(승점 6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지만 맨유는 최근 공식 대회 4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울버햄턴, 더비 카운티, 웨스트햄, 발렌시아전에서 2무 2패의 부진에 빠진 것.

17개 슈팅, 또 열지 못한 상대 골문

맨유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알렉시스 산체스-로멜루 루카쿠-마커스 래쉬포드가 포진했고, 중원은 폴 포그바-네마냐 마티치-마루앙 펠라이니가 받쳤다. 포백은 루크 쇼-크리스 스몰링-에릭 바이-안토니오 발렌시아가 형성했으며, 골문은 다비드 데 헤아가 지켰다.

초반에는 발렌시아가 매섭게 몰아쳤다. 전반 11분 곤살로 게데스가 문전에서 슈팅을 시도하며 맨유를 위협했다.

맨유 역시 맞불을 놓으며 대응에 나섰다. 전반 14분 래시포드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26분 래시포드의 헤더슛이 수비수에 맞았고, 31분 산체스의 프리킥 슈팅도 무산됐다.

후반 들어 맨유는 좀 더 나아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후반 7분과 16분 포그바의 연이은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후반 25분 포그바의 패스를 받은 루카쿠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41분 래시포드의 프리킥이 골대를 팅겨나왔다. 맨유는 이날 17개의 슈팅을 기록했지만 결과는 무득점 무승부였다.

'주급 도둑' 산체스의 심각한 장기 부진

분명한 것은 맨유가 주도한 90분이었다. 맨유는 지난 주말 웨스트햄에서의 소극적인 전술을 버리고, 상대 진영에서 압박을 가했다. 발렌시아의 빌드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문제는 공격이었다. 믿었던 최전방 골잡이 루카쿠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볼터치가 33회에 불과했다. 사실 좌우 측면 윙 포워드 산체스, 래시포드가 부진하지 않았다면 자연스럽게 루카쿠도 살아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맨유는 산체스가 해줘야 한다. 산체스는 기본급 38만 파운드(약 5억 5000만원)과 보너스를 포함, 총 7억의 주급을 받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액이다. 심지어 맨유의 상징적인 등번호 7번을 달고 있다.

그런데 올 시즌 공식 대회 6경기에서 0골 1도움이다. 에이스라면 팀이 부진하거나 어려울 때 해결사로 나서야 하는 게 응당 옳다. 그러나 이번 발렌시아전에서도 산체스는 무기력했다.

산체스는 총 64회의 볼 터치를 시도했고, 슈팅 2회, 키패스 3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패스 성공률이 69.4%에 불과하다. 양 팀 선발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산체스는 매 경기 수많은 턴오버를 범하고 있다. 최종 공격이 언제나 산체스의 실수에 의해 상대에게 소유권을 넘겨준다는 뜻이다.

아스널에서만 하더라도 열정적인 플레이와 에이스 기질을 선보였던 산체스였기에 아쉬움은 클 수 밖에 없다. 끝내 참지 못한 무리뉴 감독도 후반 30분 산체스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무리뉴, 감독 커리어 사상 첫 홈 4경기 연속 무승

맨유 홈 구장 올드 트래포드는 모든 팀들에게 공포스러운 성지와도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모든 팀들이 두려움 없이 강하게 덤벼든다.

특히 무리뉴 감독은 늘 홈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과거 FC 포르투, 첼시,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다시 첼시를 거치는 동안 홈에서는 3경기 연속 무승이 최다였다.

하지만 맨유에서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갖게 됐다. 네 차례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무리뉴는 올 시즌 개막전 레스터 시티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후 토트넘전 0-3패, 울버햄턴전 1-1무, 더비전 2-2무(승부차기 패)를 거쳐 발렌시아전까지 승리하지 못했다.

맨유는 카라바오컵 첫 경기 만에 탈락했고, 정규리그에서는 3승 1무 3패(승점 10)으로 10위에 머물러있다. 챔피언스리그는 1승 1무지만 2위 다툼을 벌일 발렌시아와 비기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무리뉴 감독은 최근 경질설에 시달리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제이미 캐러거는 데일리 메일을 통해 "무리뉴 감독이 10월 A매치 기간에 경질될 가능성도도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후임으로는 지네딘 지단, 안토니오 콩테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맨유에서의 무리뉴가 끝을 향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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