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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속 강자들은 각각의 확실한 파이팅스타일을 갖추고있다.
 작품속 강자들은 각각의 확실한 파이팅스타일을 갖추고있다.
ⓒ 문제용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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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곳곳에 법이 존재하고 또 그로 인해 돌아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단순히 힘이 세다고, 혹은 누구와 붙어보고 싶다고 주먹다짐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을 벌리는 것은 개인의 자유겠으나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져야한다.

링, 케이지 등에서 벌어지는 각종 격투 스포츠의 무대를 빌리지 않는 이상 허용되지 않은 곳에서의 싸움은 모두 위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이른바 원초적 강함에 대한 동경이 있다. 특히 남성들 사이에서 '누가 얼마만큼 강하더라', '누가 누구와 붙어서 이겼다더라"는 시대불문 중요한(?) 화젯거리다.

학창시절은 그런 관심이 가장 왕성할 때다. 직접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시기가 아닌지라 공부를 빼어나게 잘하거나 혹은 힘이 좋은 친구들은 또래들 사이에서 앞서가는 존재로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우리 반에서 싸움을 잘하는 친구는 누구누구, 학년에는 누구, 전교에서는 누구 등등.... 심지어 옆 학교나 근처 지역 전체에 소문이 나는 존재도 있다. 일반 학생들은 그러한 동급생 혹은 선배를 두려워하면서도 은연 중에 동경하기도 한다. 또래간 힘 차이가 피부 깊이 느껴질 수도 있던 시절인지라 그러한 상황이 좀 더 크게 보이게 되고 각종 무용담도 쏟아지기 일쑤다.

 
세계관이 확실한 작품답게 각 캐릭터들은 여러가지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다.
 세계관이 확실한 작품답게 각 캐릭터들은 여러가지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다.
ⓒ 문제용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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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공감할 수 있는 디테일한 주변 속 전설

영화로까지 제작된 웹툰 <전설의 주먹>을 봐도 그렇다. 아버지, 아들 세대 할 것 없이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에게는 힘이 권력이었던 학창 시절에 대한 나름대로의 추억 혹은 기억이 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소문났던 싸움꾼 친구나 선후배들은 그때 당시 기준으로 표도르, 파퀴아오 등에 못지않게 다가왔을 것이다. 주변 속 전설이기 때문이다.

인기 학원 활극물 웹툰 <고교정점>, <고교전설>은 그러한 학창 시절의 주먹 판타지(?)를 다뤘다. 누가 더 강한가를 따지면서 동급생, 선후배들간의 관계까지 디테일하게 그려진다.

학교 주먹끼리의 경쟁은 또 다른 버전의 '무림'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주 사소한 싸움이 학원가에서는 전설처럼 떠돌 수 있고, 학교 혹은 지역을 평정하거나 손가락 안에 든다는 것만으로도 어깨가 으쓱하고 모두의 동경 어린 시선을 받기도 한다. 적어도 학창시절만큼은 명성을 얻으며 영웅 대접까지 받는 게 가능하다. 마치 무협소설 속 무림 고수들처럼.

작품에서는 그러한 위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강해지기 위해 수련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대다수 한국 만화의 공통점 중 하나는 작품 전체를 특정 소재에 올인 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부분이다. 농구, 야구, 격투기 등을 표방하면서도 결국은 로맨스 등 어디서 본 듯한 드라마 중심으로 흘러가는 케이스가 대다수다.

하지만 <고교전설>, <고교정점>은 다르다. 순수하게(?) 학원가 주먹다툼에만 올인한다. 다른 요소는 거의 끼어들지 않는다. 그들이라고 다른 사정이나 고민이 없겠냐마는 최대한 주 소재에 초점을 맞춰 스토리가 흘러간다. 비교적 독자들이 몰입하기 편한 흐름이다.

더욱이 서로간 세력구도, 족보 정리가 잘 되어있는지라 학교를 현재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물론 과거 학창 시절을 보냈던 독자들에게도, '어디서 봤는데'라는 느낌을 준다. 그 시절을 겪은 혹은 겪고 있는 남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친근함이 물씬 묻어난다. <고교전설>, <고교정점>의 문제용 작가를 지난 9월 초 이메일과 전화 통화로 인터뷰했다. 아래는 문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고교정점의 주인공 김정현
 고교정점의 주인공 김정현
ⓒ 문제용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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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전설>, <고교정점> 문제용 작가 일문일답

- 작가님 성함은 문제용입니다. 하지만 작품 연재는 '스튜디오 문'이라는 이름으로 하고 계십니다. 필명이신지, 아니면 공동작업을 함께하는 팀을 뜻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고교시리즈 같은 경우, 스토리, 기획, 연출, 총괄을 제가 맡고 작화는 쫑 작가, 배경 및 칼라는 리얼 작가가 맡고 있습니다. 스튜디어 문은 그러한 팀원들을 아우르는 말입니다."

- 만화가로 데뷔는 어떻게 하셨는지요? 더불어 <고교정점>, <고교전설> 외 다른 작품으로는 어떤 것이 있으십니까?
"
만화가로써의 데뷔는 2013년 네이트 티스토어에서 신작을 연재하면서 했습니다. 그 후로 쉴새없이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다른 작품으로는 유토피아, 하얀방, 명인, 생존게임 등이 있습니다."

- 독자인 저의 눈으로 봤을 때 웹툰이 활성화되면서 만화가분들께서 설 자리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현장에 계신 작가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웹툰 시장이 커지면서 작가들에게는 정말 좋은 시기인건 맞지만 불법 사이트의 성행으로 큰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불법 사이트 문제가 얼른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품속 세계관 최강자 레드 드래곤
 작품속 세계관 최강자 레드 드래곤
ⓒ 문제용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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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전설/ 고교정점>

- 한꺼번에 두 작품을 연재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스토리간 연결 고리도 잘 엮여져있는 것 같아서 한 작품을 보게 되면 다른 작품까지 저절로 손이 가더군요. 애당초 같은 세계관에서 두 작품을 구상하셨던 것 인가요?
"원래 <고교전설>이라는 작품은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연습장에 그렸던 작품입니다. 당시 원제는 그냥 <레드 드래곤>이었고 현재 연재되는 내용과는 살짝 내용 차이가 있긴 합니다.

투믹스에서 작품 연재를 할 기회가 생겼는데 그때 <고교전설>이라는 작품을 바로 내는 것보다는(군대시절 미숙할 때 썼던 작품이라 대대적 수정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 같은 세계관의 작품을 짜서 내보자하여 <고교정점>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교정점>을 연재하며 <고교전설>을 다듬고 동시 연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 작품을 보면 학원판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됩니다. 어떤 면에서는 무림의 또 다른 말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비슷한 의미로 보면 될까요? 더불어 학원판이라는 말은 실제로 쓰이는 단어인가요? 아니면 작가님께서 작품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만들어내신 말인가요? 
"학원판이라는 말은 제가 <니나잘해>라는 학원물 만화를 너무 좋아했었는데, 그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고교정점>은 상당 부분 그 영향을 많이 받은 듯싶습니다."

 
작품속 주인공들은 각각의 캐릭터가 확실하다.
 작품속 주인공들은 각각의 캐릭터가 확실하다.
ⓒ 문제용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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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정점>의 활동 지역은 인천, <고교전설>은 서울입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지역은 어떻게 설정하신 것인지요? 
"제가 살고 있는 곳이 서울인데 <고교전설>을 먼저 서울로 설정하여서 <고교정점>은 인천으로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 작가님의 사시는 곳 더불어 학창시절 직간접 경험담이나 들었던 얘기들이 스토리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그것이 맞다면 극중 학교와 인물들도 상당수 실제 겪었던 이들을 모델로 하셨을 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현재는 서울입니다. 군 제대하고 바로 올라왔으니 8년쯤 살고있네요 ㅎㅎ! 고향이 제주도라 학창 시절은 제주도에서 보냈습니다, 스토리같은 경우는 직간접 경험담이라기보다는 100% 창작에 가깝습니다!! (봉운공고 같은 경우는 인천 운봉공고가 롤 모델이긴 하네요 ㅠㅠ!)

등장인물 같은 경우는 제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냐 김준구 같은 경우는 친한 형이자 <미운오리새끼>에서 주연을 맡았던 영화배우인 김준구씨가 롤 모델이었습니다. 레드드래곤 강성준 같은 경우는 기본 베이스는 저를 모델로 잡았습니다. 하하(웃음). 키 작구 만화가이고, 오타쿠이구요.(ps. 저는 싸움 겁나 못합니다 ㅠ..)

- <고교정점>을 먼저 연재하신가운데 <고교전설>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보통 현재에서 미래로 스토리가 이어지는 방식이 대부분인데, 고교시리즈는 현재에서 과거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리 기획하신 것인지 아니면 연재 중간에 번뜩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원래 <고교전설>이 먼저 기획된 작품이었는데, 연재는 <고교정점>을 먼저 하게 되어 전설의 2년 뒤 이야기를 그려보자!! 하여 그렇게 되었습니다."

- 세계관이 안정적이고 디테일하게 정립되는 모습인데 <고교정점>, <고교전설>과 연결되는 또 다른 작품도 기대해 봐도 될까요? 팬들 사이에서는 세계관 최강자로 묘사되는 레드드래곤(강성준)의 이야기도 따로 보고 싶어 하는 분위기입니다.
"또 다른 작품으로는 부천 학원판의 이야기지만 스포츠 물인 <지상최강 농구부>(일진회가 농구부로 둔갑해 있는 학교, 하지만 훗날 진짜 농구를 하게 되는 이야기, 고교시리즈를 보시면 중간 중간 부천 이종석이 언급됩니다.) 그리고 <고교정점> 다음 이야기인 <제왕>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대전의 리더 오형준이 주인공입니다.

오형준은 서울, 인천 습격 이후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현진철의 말에 의하면 서울 가는 버스를 타는 게 마지막으로 발견되었다고 함) 이후 그는 송은혁, 최강민, 박정민과의 싸움으로 자신이 부족하단 걸 느끼게 되어 최강자가 되기 위하여 조폭 사무실을 깨러 다니게 됩니다. <고교정점>이랑 시간이 살짝 겹칩니다.

그리고 훗날 검사가 되는 한성익, 변호사가 되는 마이클, 기업을 이끄는 박정민, 경찰 간부가 되는 윤진범, 형사가 되는 최강민, 정점 주인공 3인방이 이끄는 태산회 등의 캐릭터들도 오형준과 갈등을 일으키게 됩니다. 아! 그리고 레드드래곤의 학창 시절 이야기도 그리면 아주 재밌을거 같네요."
 
봉운공고의 실질적 최강자 진명수
 봉운공고의 실질적 최강자 진명수
ⓒ 문제용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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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준은 무에타이, 송은혁은 복싱, 한성익은 태권도 그리고 박정민은 촌경이라는 필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잡을 때 각자의 액션 스타일도 함께 구성하신 것인가요? 더불어 액션신은 어떤 방식과 기준으로 그리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강민준이 무에타이를 하는 이유는 제 친동생이 어릴 때 잠시 무에타이를 했기 때문입니다.

송은혁 같은 경우는 롤 모델이 되는 캐릭터가 송은석이라는 아는 동생인데 복싱, 검도를 오랫동안 했던 영향을 받았습니다. 한성익의 태권도는 '송은혁이 주먹이니 한성익은 발로 가보자'하는 의미에서 만들어 봤구요. 박정민의 촌경은 '뭔가 필살기를 하나 넣으면 멋질 것 같다'라는 마음에서 넣어보았습니다."

- 인기 일본만화 <블리치>를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고교정점>에서 봉운공고 서클리더 중 한명이 만화광 캐릭터인 것도 그렇고 양 작품 속에서 쿠로사키 이치고, 이시다 우류, 이치마루 긴, 아이젠 소스케, 마다라메 잇카쿠 등 블리치 인기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인물들이 눈에 띕니다. 장르는 다르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는지요. 더불어 다른 작품들도 숨어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는 드래곤 볼, 슬램덩크, 니나잘해, 히카루의 바둑 등 입니다. 물론 블리치도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한수혁이 블리치 오타쿠 캐릭터로 나오는 이유는 요즘 어린친구들이 저희 때보다는 드래곤 볼에 생소할까봐 블리치 캐릭으로 넣었습니다 ㅎㅎ!!"

- <고교정점>, <고교전설>은 어느 정도까지 연재하실 예정이신가요?
"아주 아주 아주 오래 하고 싶습니다!!(더불에 제왕도!) 고교시리즈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태그:#고교전설, #고교정점, #인천, #촌경, #활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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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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