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호주전 3대0 승리, 2차전 아프가니스탄전 7대0 대승을 거둔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적수는 없었다. 지난 대회 조별리그에서 대한민국을 꺾고 우승을 거둔 이라크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한민국 U-16 대표팀은 28일 (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18 AFC U-16 챔피언십 D조 3차전에서 전반 45분과 후반 3분 연달아 골을 터뜨린 문준호의 활약 속에 이라크를 2대0으로 꺾고 조 1위로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미 조별리그 2승이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전반 초반부터 이라크를 몰아붙였다. 한 박자 빠른 패스와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상대의 반칙을 유도해냈다. 세트피스 찬스에서도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전반 8분 김륜성이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미드필더 윤석주가 위협적인 헤딩 슈팅으로 첫 슈팅을 기록했고, 전반 11분에는 최민서가 프리 헤딩으로 하디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다만 상대의 골문을 열기란 쉽지 않았다. 전반 중반부터 대한민국 대표팀은 점유율을 잡고 경기를 풀어갔지만, 그라운드 사정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장 곳곳에 잔디가 패어 있었고, 왼쪽 측면에는 물웅덩이마저 존재했다. 짧은 패스와 유기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공략하려던 대한민국의 전략이 무위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라크의 공세도 이 시점부터 거세졌다. 전반 초반 흔들렸던 수비를 먼저 안정시킨 다음, 라인을 끌어올리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기술적인 돌파력과 슈팅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자심과 자시야드 등이 몇 차례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대한민국의 골문을 두드렸다. 

그래도 대한민국의 수비는 견고했다. 김정수 감독은 1·2차전과 동일한 수비 스쿼드를 이날 경기에 들고 나왔다. 합을 맞추며 조직력을 끌어올린 그들은 협력 수비로 이라크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양측 윙어인 하산과 칼리트가 뒷공간을 파고들 때 이태석과 이준석, 윤석주와 손호준이 좋은 커버 플레이를 보여줬다. 또한 3선 미드필더들의 압박 플레이도 확실했다. 공격 시에는 백상훈이 공격적으로 나선 반면 윤석주는 대부분 시간을 후방에서 보내며 착실한 역할 분담을 이어갔으나, 수비 시에는 함께 압박을 해주며 이라크의 공격진을 높은 위치에서부터 막아냈다. 

이제 대한민국 대표팀에 필요한 것은 득점이었다. 그리고 문준호의 발끝이 적절한 시점에 폭발했다. 전반 종료 직전 선제골을 성공시키며 팽팽한 0의 균형을 깼다. 김륜성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크로스를 올렸고, 문준호가 이를 침착하게 받아 넣었다. 후반전에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준 그는 후반 3분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이라크 수비수들이 제대로 클리어링하지 못하자 가볍게 구석으로 차 넣으며 멀티골을 성공시켰다. 순식간에 2골을 허용한 이라크는 추격 의지가 사라졌다. 만회골을 위해 열심히 공격적으로 올라왔지만, 오히려 대한민국의 역습에 고전했고 스코어의 변동 없이 경기를 마쳤다.

이날 승리로 대한민국은 D조 1위를 확정,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음 상대는 인도다. 물론 인도도 만만치 않은 상대임에는 분명하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아시아의 맹주 이란과 신흥 강호 베트남을 따돌리고 8강에 올랐다는 것이 그 증거다. 하지만 전력상에서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어 큰 이변이 없는 한 손쉬운 승리가 예상된다. 이번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안정적인 수비력과 화끈한 공격력이 입혀진다면 8강을 넘어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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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U-16 챔피언십 이라크 대한민국 경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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